#종각 #하얀고래 #강경식젓갈백반 * 한줄평 : 서울 한복판에서 즐기는 ‘낯선‘ 젓갈정식 1. 어느 지역의 음식문화를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서민 식당에서 <백반>을 먹어보는 것이다. 한국에서 백반은 관용적 의미로 ‘해당 지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반찬이 나오는 식사를 의미한다. 그리하여 영서지역이나 충청도 산간 지역의 백반 정식은 나물이 주된 반찬이고, 강원도 영동지역과 경상 전라 연안 지역의 백반 정식은 생선구이나 매운탕이 함께 제공된다. 2. 지역의 대표 식재료로 만든 반찬이 제공되는 백반의 의미를 뒤집어 생각하면 바다를 접하지 않은 내륙 지역인 서울에서 바다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염장해 만든 <젓갈 백반>은 존재할 수 없는 음식이다. 3. 조선의 수도였던 한양은 예로부터 물산이 집중되는 곳이라 굳이 <보존식>이 발달할 필요도 없는데다 발효와 부패는 한끗 차이이니 냉장기술과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 서울 지역에선 젓갈이 낯선 음식이었을테다. 4. 음식 다양성이라는 점에서 서울 종각에 아주 아주 근사한 <강경식 젓갈 백반>을 선보이는 하얀고래라는 식당이 최근 개업했다. 5. 젓갈 정식을 주문하면 12가지 귀한 젓갈과 들기름으로 맛을 낸 황태국, 우렁 된장과 각종 야채쌈이 제공된다. 아무래도 젓갈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서울 소비자들을 의식한건지 매니악한 젓갈은 토하젓과 갈치속젓, 청어알젓 등이고, 대부분 백명란젓과 낙지젓, 꼴뚜기젓 등 누구나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것들 위주라 호불호 없이 누구나 감탄할만한 차림새이다. 6. 젓갈이 기본적으로 염도가 높은 음식이다 보니 우렁쌈장과 들기름 황태국은 한층 톤다운을 하여 밸런스를 맞춘 듯한 섬세한 설계도 돋보인다. #추가잡설 이 집은 강경식 젓갈 정식을 추구하는데, 내 경험상 젓갈은 생선과 소금의 유통이 교차되는 지역에서 발달할 수 밖에 없으니 전국에 수많은 포구가 있지만, 젓갈산업이 발달한 곳은 논산의 강경, 부안의 곰소, 인천의 강화도 등지가 그나마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낯익은 곳일테다. 조선시대에는 서해를 누비던 어선들이 금강 물길을 통해 강경포구까지 들어오며 성황을 이루었고, 일제 시대에는 수탈 기지로 호경기를 누리다가 1980년대말 금강 하구둑이 생기며 강경은 포구 기능을 상실하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다 1997년 강경 젓갈 시장 번영회 상인들 주축으로 <강경 맛깔젓 축제>를 개최하니 다시 강경은 젓갈 산업의 중심지로 조명받게 된다. 전북 부안의 곰소항이 변산반도의 송화 가루가 내려앉은 달큰한 소금이 이 지역 젓갈의 특징이라면 충남 논산의 강경은 토굴 등을 이용한 저염 장기 숙성이 특징이다.
하얀고래
서울 종로구 종로 65 1층 109, 110, 111호
Luscious.K @marious
추가잡설이 매력적이네요 ㅎ
권오찬 @moya95
@marious 제 글은 항상 추가잡설이 엑기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