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시장반점 #간짜장 * 한줄평 : 작지만 그야말로 완벽한 세상, 시장반점 1. 충남 예산군 고덕면 재래시장의 골목 끄트머리에는 40여년째 운영 중인 노포 중식당이 있다. 간판도 낡아 색이 바랬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래된 철제 의자와 합판 식탁 몇 개가 전부인 아주 작은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을 지키는 노사부.. 2. 주문을 받고, 불 앞에서 춘장을 볶아내고, 튀김을 건지고 다시 홀에서 서빙하는 모든 동작이 수십여년 해왔듯 하나의 호흡처럼 움직인다. 3. 이 집의 간짜장은 검다. 진짜 춘장 본연의 맛을 강조한 진득하고 구수한 그 ‘검음’이다. 면은 물에 살짝 데쳐 기름기 없이 탱글한데, 온도감 좋은 간짜장 소스가 면에 착착 감기면서도 질척이지 않다. 분명 면 그릇에 소스를 부어 ‘비벼낸’ 간짜장인데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듯 소스와 면의 일체감이 굉장히 뛰어나다. 4. 도시의 대형 중식당에서 먹었던 그 맛과는 아예 차원이 다르다. 여기는 [춘장]이 주인공이고, 나머지는 모두 그를 받쳐주는 조연일 뿐이다. 5. 그 조연 중 가장 존재감이 확실한 이는 바로 작은 다이스 형태로 손질한 양배추와 돼지고기이다. 개인적으로 크게 썰어낸 양배추와 양파로 볶아낸 간짜장은 불호인데, 이는 과한 크기의 조연들이 간짜장의 전체적인 발란스를 붕괴시키기 때문이다. 6. 이 집은 작은 다이스 형태로 손질하여 볶아내어 육안으로는 그 존재를 인지하기 힘들지만, 완벽한 볶음 정도로 입안에서 그 존재감을 뿜어낸다. 7. 흰색 소스의 탕수육은 정겹다. 중식 노포가 재조명되며 억지로 만들어낸 흰색 소스가 아니라 40여년 전부터 원래 이렇게 만들어내었던 그 원형의 흰색 소스이다. 육즙이 살아있는 돼지고기를 두텁게 썰어, 고온의 기름에서 제대로 튀겨내 겉은 바삭하고 식감이 고기의 힘이 느껴질 정도로 좋다. 8. 문득 노사부 홀로 지키는 이 작은 식당이 그야말로 하나의 완전한 세계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사부는 이 세계의 유일한 임금이고, 주방은 궁궐이요, 그가 휘두르는 불은 그의 왕좌가 아닐까 하는..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통치, 그 통치 하에서 태어난 완벽한 간짜장.. 9. 그러나 이 제국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노사부께서 “이제 그만해야지, 그동안 오래 했다”라고 하시는 날 시장반점의 불은 꺼질 것이니.. 그래서 지방 중소도시, 노사부의 중식당은 애닮다.
시장반점
충남 예산군 고덕면 용고길 352 1층
Luscious.K @marious
멀리 다녀오셨네여
권오찬 @moya95
@marious 보령 오서산 중턱 미옥서원이라는 숲속서점에 책냄새 맡으려고 가는 길 들렀는데.. 당일 충남 자차 여행은 무리더라구요. ㅋ
권오찬 @moya95
@marious 무가 있나 뒤적거려봤는데.. 계절 재료인지 양배추가 그 식감을 대신하는 듯 하더라구요. 작은 다이스가 무우였나? 양파같긴 했는데.. 노사부님 통화 중이라 여쭤보지도 못 하고. ㅋ
빵에 진심인 편 @awsw1128
꼭 가볼게요 ㅠ
권오찬 @moya95
@awsw1128 맛있는 경험이 행복한 인생을 만듭니다! 빵진심님 추천한 보령의 타네베이커리도 가보려 했는데 아쉽게 영업 휴무일이라;;
Luscious.K @marious
@moya95 다이스가 생무일꺼에요 ㅎ
Luscious.K @marious
@moya95 역시 저랑은 취미가 다르셔요 ㅎㅎ 문인!!
권오찬 @moya95
@marious 대학자께서!! ㅎㅎㅎ 저도 책이 안 읽혀서 냄새만 잔뜩 맡고 왔습니다.
빵에 진심인 편 @awsw1128
@moya95 사장님이 바뀌셔서 폼이 여전한지 모르겠네요 ㅠ 비쥬얼은 여전해보입니다
Luscious.K @marious
@moya95 저도 요즘 인문학책 읽고있어요. 내용은 재밌는데 눈이 문제더라구요 ㅋ
Luscious.K @marious
@awsw1128 @moya95 전 간짜장 비주얼이 예전만 못한 듯 해서 세월이 흘렀구나 싶네요. 오찬님 버전이 살짝 전분기가 느껴니는데 어때요?
권오찬 @moya95
@marious @awsw1128 전분기는 없었어요. 탕수육 옛날 레서피 고수하시는 걸 보면 간짜장에 전분물을 넣진 않으셨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