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읽는 가장 정겨운 방법 중 하나는 당시의 시대상과 음식을 함께 톺아보는 것입니다. 얼마 전 올린 서울 도시의 팽창과 택시 산업의 부흥이라는 키워드로 읽어본 〈기사식당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에 이어, 이번에는 1970~90년대 성업했던 서울의 오래된 기사식당과 그 메뉴를 통해 시대를 읽어봤습니다. 혼자 운전하는 기사에 최적화된 1인분 주문이 가능한 식당이 생겨났고, 운행 사이의 짧은 식사 시간 동안의 식사를 위해 빠른 상차림이 필요했습니다. 자동차를 가지고 오는 기사를 위해 주차 공간을 제공해야 했고, 야간 통금이 해제되고 도시의 밤이 길어지자 24시간 영업하는 기사식당이 등장했습니다. 음식 역시 시대와 사람들의 형편에 맞춰 변했습니다. 당시 서민들이 자주 먹기에는 비쌌던 소불고기는 기사식당에서 돼지고기를 사용한 불고기백반으로 만날 수 있었고, 1980년대 선망의 외식 메뉴였던 경양식 돈가스는 밥과 깍두기, 풋고추와 쌈장을 곁들이며 한국적인 한 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성북동 쌍다리돼지불백부터 수유동 진미기사식당, 자양동 송림식당, 중곡동 뽀빠이기사식당, 효창동 일신기사식당, 성북동 금왕돈까스, 방화동 신촌기사식당까지. 이 오래된 식당들의 밥상을 따라가다 보면 단지 ‘옛날에는 무엇을 먹었는가’만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가 어떻게 커졌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일했는지, 그리고 그 하루를 어떤 음식으로 채웠는지가 함께 보입니다. 그래서 오래된 음식을 들여다보는 일은 어쩌면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래된 기사식당의 밥상에는 1970~90년대 서울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기사식당 #서울노포 #음식인문학 #서울맛집 #택시기사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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