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밀면을 이해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바로 ‘삯국수’와 ‘농마국수’입니다. 삯국수에는 국수를 사 먹던 사람들의 생활문화가, 농마국수에는 함경도 사람들이 즐겨 먹던 고향의 맛이 담겨 있습니다. 1919년 함경남도 흥남에서 문을 연 동춘면옥은 감자 전분으로 만든 농마국수의 전통을 이어온 냉면집이었습니다. 1950년 흥남철수작전으로 부산에 내려온 가족은 우암동에서 다시 국수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감자 전분 대신 밀가루와 고구마 전분을 섞어 면을 만들었습니다. 고향에서 가져온 국수가 부산의 재료와 만나 달라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쟁과 피란이 밀면 탄생의 계기가 되었다면, 전후 밀가루 보급과 분식 장려 정책은 밀면이 널리 퍼지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밀면의 세대별 변화에는 부산의 음식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1세대 내호냉면이 고향의 냉면을 이어가는 데서 출발했다면, 2세대 가야밀면은 부산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밀면으로 발전했습니다. 이후 3세대 국제밀면을 비롯한 여러 식당이 저마다의 맛을 더하며 밀면의 다양성을 넓혔습니다. 실향민의 고향 음식이 부산 시민의 일상식이 되고, 마침내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부산 밀면의 역사는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새로운 도시에서 살아온 역사이기도 합니다. #부산밀면 #밀면역사 #내호냉면 #향토음식 #부산맛집
음식인문학
메이커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