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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돼지국밥집 리뷰가 회사 근처에서 가끔 올라오길래 체감온도가 영하권이던 오늘 덕수궁 돌담길 투어를 하고 언 몸을 녹이러 <광화문국밥>을 찾아갔다. #돼지국밥 돼지국밥이라길래 부산음식을 기본으로 삼았으되 깔끔함을 추구한게 아닐까 했는데, 한술 떠먹고 비주얼을 보니 서울식 맑은 곰탕에 가깝다. 버크셔K품종 돼지고기를 사용한다는데, 이 육종은 감칠맛이 뛰어나 숙성 후 끓이면 입에 착 감기는 것이 소고기 비슷한 맛이 난다. 얼마나 깔끔한가하면 혹시 닭고기 육수에 돼지고기만 고명으로 넣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 나만 그렇게 느낀건 아닌지 테이블마다 국밥 맛있게 먹는 방법과 함께 닭고기 육수가 아니라는 설명이 있다. 다대기를 넣지 말래는데, 주방장이 일부러 맑게 내온 국물에 다대기를 넣어 탁하게 만드는 미식가는 없다고 본다. 심지어 염도가 다소 높으니 아무것도 넣지 말고 국을 즐기길 추천해본다. #밥 유서깊은 국밥집을 가면 밥에 국물을 토렴하고, 수저를 꽂아 나오는데 이 집은 <따로국밥> 형태로 나온다. 국밥집에서 밥을 따로 주는 경우는 1. 밥에 자신이 있을 정도로 신경썼던지 2. 주방 입장에서 그냥 그게 편했던지 인데, 다행히도 이 집은 전자이다. 도기 그릇에 소복히 담겨진 밥을 보면 말아먹기 아쉬울 정도로 윤기가 흐른다. 국밥을 포함하여 결국 한식의 완성은 밥인데, 이 집은 그 기본을 잘 지켰다. #분위기 보통 국밥집 그릇은 뚝배기를 사용하는데, 이 집은 도자기 그릇을 사용한다. 그런데 밥그릇에서 밥을 덜고, 국물을 비워 바닥을 드러내면 바닥에 <쌍희 희>라는 한자가 써있다. 이 한자는 혼인 등 경사가 있을때 기쁨이 두배가 되라는 염원을 담아 <기쁠 희> 두개를 겹친 것인데, 전통 자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글자이다. 밥과 국이 만나 기쁨이 두배라는 건지, 주방장이 마음에 드는 음식을 내고 손님들이 맛있게 먹으니 기쁨이 두배라는건지 오랫만에 보는 이 글자가 자못 반갑기만하다. #박찬일조리사 <광화문국밥> 연관검색어 중 대표적인 것이 박찬일 쉐프이다. 사실 미식가들에게 <쉐프>라는 단어는 뭔가 대단한 전문성을 기대할만한 단어인데.. 이 집의 특이성은 <쉐프가 만든 국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태리 등 유럽에서 유학한 서양 음식 전문 쉐프가 만든 한식>이라는 것에 있다. 개인적으로 박찬일 조리사를 알지 못 하나, 국밥만큼이나 깔끔하면서도 정갈한 인테리어가 그의 성정을 짐작케한다.

광화문 국밥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53 1층 정동주차장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