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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3년

#시청 #현대칼국수 #칼국수 * 한줄평 : 시청 앞 40여년 노포 칼국수 1. 한반도의 전통 국수 재료는 끈기가 없는 메밀이기 때문에 반죽을 분통에 눌러 면을 뽑아내는 방식을 택한다. 칼국수는 도마와 칼이라는 도구가 생기고 나서 반죽을 얇게 밀어 <칼로 썰어내 만든 국수>라 하여 이름 붙여진 것이다. 2. 찬바람 부는 겨울의 인기 메뉴인 칼국수가 이 땅에 정착한 것은 한국 전쟁 이후 구호물품으로 밀이 들어오고 나서이다. 미국산 밀이 대량으로 국내 유입된 것은 칼국수가 서민음식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농부가 직접 경작하여 경제성 열위였던 <우리 밀밭>을 사라지게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3. 지금이야 칼국수의 자리를 짜장면과 라멘 등의 대체재가 많이 잠식했다지만 우리 어머니 세대만 하더라도 집에 재봉틀과 제면기는 필수 가정용품 중 하나였다. 4. 이 식당은 시청 근처 소공동 골목에서 무려 40여년을 자리지킨 칼국수 노포이다. 칼국수 레서피가 삶았다가 찬물에 행군뒤 넣는 것이 아니라 끓고 있는 육수와 함께 조리하는 것이다 보니 근간이 되는 재료에 따라 음식명이 바뀌는데, 이 집은 <멸치 칼국수>이다. (바지락, 팥, 멸치 등 육수의 주요 재료에 따라 음식명이 달라진다) 5. 개인적으로 라면은 꼬들, 칼국수는 부드러운 식감을 선호하는데 이 집은 칼로 쌀어낸 납작면이 아니라 동글 통통한 우동면 스타일이다. 칼국수의 맛평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면과 국물보다는 <김치>가 우선인데, 이 집은 합격이다. 바람은 차고 몸은 으슬한데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칼국수와 입안에 스타카토를 찍어주는 김치의 조화가 꽤 훌륭했다. • 추가잡설 재미있는 것은 동아시아 한중일 3국이 유교 문화권으로 음식문화는 큰 틀에서 대동소이하지만, 국수 제조 방식은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 우리나라의 국수는 <눌러서> 면을 뽑아내는 방식이고, 중국은 반죽을 꼬아 <쳐대며> 길게 늘려나가는 방식이다. 일본은 펴낸 반죽을 여러장 겹쳐 <자르는> 방식이다. 결국 동일한 재료인 밀을 사용하더라도 사용하는 <기구>에 따라 국수를 제조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것인데, 이래서 요리기술은 도구의 발달과 정비례한다고 하나보다.

현대 칼국수

서울 중구 세종대로 76 청남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