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장 고기 맛의 본질 서대문을 넘어 서울역으로 향하는 길에 위치한 서소문동. 명동과 남대문시장을 끝으로 사대문을 넘어왔다는 것을 알려주듯 조용해지는 분위기가 재미있는 곳이다. 근처 와인샵에 픽업을 들른 김에 시내 구경도 할 겸 설렁탕 노포 중 하나인 이곳에 방문했다. 꼬리꼬리한 고기 냄새가 허름한 집에서 풍겨나오니 여기인듯 싶다. 한 내공 하는것 같아 보이시는 아주머니분들이 한껏 반겨주신다. #설렁탕(특) (15000) 주문하자마자 김치가 나오는가 싶더니 바로 따라 나오는 따뜻한 뚝배기 한 그릇. 이것이 조선의 패스트푸드인것인가. 일반과는 다르게 밥이 따로 나오는데, 파를 원하는 만큼 집어넣고 살짝 익힌 뒤 밥을 말면 온도가 딱 맞는다. 한 술 뜨자마자 올라오는 치즈를 연상시킬 정도로 강렬한 국물맛. 불 조절과 사전 처리를 잘 하셨는지 짙은 감칠맛이 잡내 없이 진하게 다가오는 점이 인상적이다. 사실 고기에서 우러나는 단백질의 감칠맛을 잘 살린 요리들이 중국의 화퇴, 스페인의 하몽같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뉘앙스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맛이었다. 고기도 육향 있고 쫄깃한 부위들을 썼는지 씹는 맛이 좋았다. 다만 기대했던 특보다는 고기양이 많지는 않은 점이 살짝 아쉬웠던. #김치 배추김치는 좋게 말하면 시원하지만, 어떻게 보면 서울식의 가벼운 김치라 조금 더 콤콤했으면 어떨까 싶었다. 허나 본판은 깍두기.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한 깍국을 내뿜으며 적절하게 삭은 무가 참 맛있었다. 수많은 설렁탕이 각기 개성을 뿜어내는 서울 시내에서도 이정도면 독보적이라 할만하지 않으련지. 사실 이야기만 들었을때는 지나치게 육향이 강하거나 콤콤할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줄 수 있는 쾌락의 극단을 뽑아내는 국물이었다. 재방문의사: 5/5 P.S 일반 설렁탕은 토렴이 되어 나온다
중림장 설렁탕
서울 중구 청파로 459-1
Colin B @colinbeak
근처 100미터 내에서도 냄새 맡을 수 있는 멋진 가게.
Tabe_chosun @star2068
@colinbeak 맞아요… 아미노산이 주는 감칠맛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