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슈팅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왔다고 해서 반신반의 방문한 집이다. 회와 회무침, 백골뱅이 등을 기반으로 한 술안주와 곰치, 동태, 갈치등을 끓여낸 탕을 주력으로 하는 노포이다. ##외관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인테리어는 시선을 확 끌지는 않지만 은은하고 정갈하다. 안쪽에는 방이 있는 듯 하니 대규모 손님을 받기에도 괜찮을 듯 하다 ##모듬회 광어, 농어, 숭어같은 생선들을 기반으로 한 모듬회다. 활어는 아니고 선어인데, 빵이 크고 숙성을 잘 한 건지 감칠맛과 쫀득한 식감이 웬만한 일식집을 방불케 한다. 특히 두꺼운 엔가와로 증명되는 광어 맛은 기대 이상이다. 다만 아무리 소자라고 해도 가격 대비 양이 좀 적다. ##물회 상호에 “미주구리”는 일본어로 물가자미라는 뜻이다. 아마 みず(미즈) 에서 직역한 말인 듯 한데, 영동 음식같이 가자미를 베이스로 한 물회이다. 야채가 많이 안 들어가 있고, 싸구려 해산물로 양을 불리지도 않은 담백한 물회. 간이 그렇게 세지 않고, 자연스러운 감칠맛 있는 양념장인데, 가자미의 단맛을 해치지 않아 좋았다. 다만 마찬가지로 가격 대비 양은 아쉽다. ##회덮밥 물회와 마찬가지로 담백하다. 양배추같은 양을 불리는 야채가 없어 회 맛이 잘 느껴지고, 직접 한 조밥과도 잘 어우러진다. ##밑반찬 이런 노포 한식에선 밑반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 법. 말린 문어, 시원한 조개미역국, 이어 나오는 숭늉, 콤콤하게 익은 김치(남도 식은 아니라 맛이 강하지 않다), 멸치볶음 등 각각의 맛이 좋다. 특히 무한리필되는 미역국이 술을 잘 달래 준다. 전체적으로 디테일이 좋은 한식당이다. 숙성이 잘 된 모듬회, 심심한 간에 재료의 맛이 잘 사는 음식들, 좋은 퀄리티에 넉넉한 밑반찬까지. 다만 같은 메뉴의 음식들보다 체감상 1.3배는 비싼 느낌인데,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는 확언할 수는 없다. 오늘은 회 위주의 술안주만 먹었는데, 사실 탕 솜씨가 기대되는 집이기도 하다. 다만 먹고 싶었던 곰치가 철이 아니었어서… P.S: 식사가 나오면 미역국을 빼고 숭늉으로 바꿔 주니 미리 덜어 놓을 것
강구 미주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2길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