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돌아온 뒤 남는 기억은” 제주도식 백반을 차릴 듯하지만, 꿩을 주메뉴로 하는 식당인 골목식당. 제주도에서 가장 제주도답게 먹을 수 있는 현지인 식당을 찾다가 방문하게 되었다. 동문재래시장 골목에 허름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지인들과 식당을 들어갔을 때, 제주도민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대다수였다. 메뉴는 꿩구이 하나, 꿩메밀칼국수 2개, 한라산 21 1병을 주문했다. 원래는 칼국수 3개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양이 많을 것 같다는 사장님의 말씀에 따라 2개만 주문하였다. 꿩구이 🦆 (30,000원)-닭 날개살에 손으로 으깬 마늘이 올려진 듯한 비주얼을 한 꿩구이다. 굽기 조절이 까다로운지 사장님 따님으로 보이는 직원분께서 직접 구워주셨다. 닭가슴살보다는 조금 부드러웠으며, 닭가슴살과 닭다리 사이의 오묘한 새고기 맛이 낫다. 꿩 자체의 잡내가 심해 마늘로 덮어도 냄새가 났다. 아기 입맛을 가진 지인 둘은 잡내가 많이 나서 그런지 많이 먹진 못했고, 나만 반 이상 먹었다. 가격이 비싼 감이 있지만, 양도 많고, 이색적인 맛을 느껴 만족한 식사였다. 꿩메밀칼국수(10,000원)-메밀면 칼국수에 김, 파, 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비주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칼국수라기보단 떡국과 비슷했다. 손으로 빚어진 두툼한 메밀면에 진한 떡국과 비슷한 맛을 내는 국물, 진한 국물에 묻혀 잡내가 잡힌 꿩의 조화는 한라산21 안주로 완벽했다. 삼겹살집에서 후식으로 먹는 냉면과 비슷한 양으로 2/3인분인 것을 감안하면, 10,000원에 먹을 수 있는 든든한 한 끼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국밥, 두루치기, 회를 모두 못 먹는 지인들 덕분에 제주도에서 먹고 싶은 것들을 대부분 못 먹었다. 여행 마지막 날, 여러 아쉬움이 교차한 마지막 식사에서, 고생한 나에게 위로를 해주는 든든한 한 끼였다. 맛도 좋았지만, 사장님의 센스 역시 최고였다. 칼국수 2개를 주문한 우리를 위해 3개의 그릇에 직접 나누어서 주셨고, 한라산21을 마시고 취한 필자를 위해 천혜향과 믹스커피까지 서비스로 주셨다. 그 밖에도 사소한 부분들에서 손주들을 대하시는 사장님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제주도엔 인스타, 블로그에서 유명해진 화려한 맛집들도 많지만, 할머니의 따뜻한 정이 있는 골목식당도 있음을 기억해 줬으면 한다. 맛 😋 4/6 가성비 💰 1/2 서비스 🍽️ 2/2 총점 🦆 7/10 #제주 #맛집 #골목식당 #꿩구이 #꿩메밀칼국수 #혼밥하는대학생
골목식당
제주 제주시 중앙로 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