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들의 길떡 야유회 500원짜리 컵떡볶이, 매콤달콤한 떡꼬치와 순대볶음, 피카츄 돈까스. 가만 생각해보면 어릴 적 분식은 곧 ‘길먹(길에서 먹는다)’의 기억이다. 하굣길은 단골 길먹 레퍼토리였고, 나름 초등학생의 진지한 고민거리라도 있는 날이면 놀이터 그네만한 곳도 없었다. 몸도 체면도 커버린 어른이 된 이후론 이런 길먹을 거의 잊고 지냈다. 용돈 아닌 월급으로 더 좋은 식당을 가고, 치솟는 물가에 컵떡볶이가 눈에 띄게 사라진 것도 한몫 했으리라. 이렇게 까마득하던 길먹의 추억을, 마음 가까운 분들과 진한 떡볶이 덕에 다시 깨울 수 있었다. 서둘러가지 않으면 금방 동나버린다는 석관시장떡볶이는 포장 전문이다. 실내 좌석이 없으니 근처 놀이터에서 타의적 길떡판이 벌어졌다. 벤치를 식탁삼아 커다란 어른들이 떡볶이 주변으로 옹기종기 쭈그려 앉아 빨간 떡볶이를 집어든다. 부산스타일처럼 꾸덕하고 간이 센 소스에 밀떡, 야끼만두, 당면, 어묵이 한가득이다. 단맛도 세지만 꽤나 매워서 나름 매운걸 잘 먹는 나도 코를 훌쩍인다. 양념을 가득 머금은 쫀쫀한 밀떡도 맛있지만, 판판하고 두께감 있는 튀김옷의 야끼만두와 야들야들한 당면이 매력적이다. 야끼만두 다섯 개에 밀떡도 화수분처럼 계속 나오니 대용량 1인분(1만2천)은 사실상 2~3인분에 가깝다. 한 봉지 묵직하게 담아주신 어묵 국물도 짭짤한 편인데 떡볶이가 워낙 강하다 보니 입가심처럼 느껴진다. “야유회 하시는 거예요?” 공원을 지나던 아저씨가 함박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아저씨의 유쾌한 질문에 우리도 덩달아 웃음을 터트리며 그렇다고 답한다. 높은 염도에 종일 물켰지만, 푸르고 선선한 늦봄 놀이터 길떡의 행복한 여운도 긴 하루였다.
시장 떡볶기
서울 성북구 돌곶이로22가길 27 1층
맛되디 @beerus91
즐거웠으얘 ^
우이리 @wyatt
@beerus91 즐거웠었는데... 안절거워졌어요 ㅡㅡ
머큐리 @mercury
질투납니다…..
tastekim_v @tastekim_v
이런 떡볶이 좋아😊😊
권오찬 @moya95
독립문영천시장 분식집도 떡볶기라는 표현을 사욘하던데.. 옛날 표준어가 정립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이렇게도 많이 사용했다고 하니 이제 와선 오히려 노포의 업력을 증명하는 표현이겠어요.
주아팍 @cats1212
@beerus91 되디님이랑 해서 더 즐거웠던 길떡~
주아팍 @cats1212
@wyatt @beerus91 하지만 또다시 함께할 두분..ㅋㅋㅋㅋ
주아팍 @cats1212
@mercury ㅋㅋㅋㅋㅋㅋ 질투라뇨 머큐리님🥹 다음에 꼭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