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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면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 ‘부산에 가면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고운 머릿결을 흩날리며 나를 반겼던.‘ 에코브릿지와 최백호님이 함께 한 노래 <부산에 가면>을 듣는데 첫 구절에 이 식당이 떠올랐다. 동래구 온천동, 조용한 언덕길에 자리한 오래된 중화요리점. 노부부 두 분이서 점심에만 운영하는 곳이다. 작년 경에 사부님이 몸이 불편해지셔서 문을 잠시 닫았었는데, 최근에 다시 문을 열었다. 노란 간판에 한자로 적힌 옥호 ‘백객도’. 낡은 미닫이문에 새겨진 빨간 글씨도, 가게를 둘러 싼 빛바랜 벽돌들도 너무나 멋스럽다. 가격 인상으로 고쳐 쓴 짜장면의 가격이 5천원, 바로 바로 볶아내는 간짜장의 가격도 5천원이다. 짬뽕, 우동, 울면, 볶음밥 모두 5천원. 낡은 가게를 닮아 오래된, 어쩐지 가슴 아픈 가격이다. 뻑뻑하게 볶아낸 짜장소스에 허여멀건한 면발, 까슬까슬한 계란후라이, 몇 알의 완두콩까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간짜장의 모습이다. 당근이 콕콕 박힌 볶음밥과 바삭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구식 탕수육도 이 집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무척이나 특별하게 느껴졌다. 무심한 손님들의 오고감 속에 힘에 부쳐 보이는 노부부의 모습이 맘에 걸려, 그릇과 수저를 모으고 식탁을 벅벅 닦았다. 옆에 있던 손님들도 그랬다. 나도, 그들도 느꼈을 거다. 내일 문을 닫아도 그리 이상하지 않은 식당이라는 걸. 식당을 나서며 더 늦기 전에 와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훗날 이 음식을 다시 먹을 수 없게 되더라도, 적어도 이곳을 그리워할 수는 있을테니까. — www.instagram.com/colin_beak

백객도

부산 동래구 금정마을로 70

평화동이

뽈레와 네이버 평이 극과극으로 갈리네요 음식의 수준이 중요한 뽈레러들과 카드결제가 중요한 일반인들의 차이? 여기 방문하러 부산을 가야하나 고민됩니다 ㅎㅎ

Luscious.K

중식 쫌 치는 분들 중에 여기 싫어하시는 분 못봤네요 ㅎ

Luscious.K

@lkhun71 홀릭 출신은 호 입니다 ㅋㅋ

Luscious.K

@aboutdaldal 진예각-백객도 벌써 내가 아는 곳만 두 곳이네요 ㅎ

Colin B

@aboutdaldal @lkhun71 현금 결제를 요구하고, 헛걸음하기 쉽고, 정신 없을 때 가면 소외될 수도 있고, 미워할 이유는 많죠. 누군가에겐 최고의 경험이, 다른 누군가에겐 최악의 경험이 될 수 있을 거에요. 식당도 사람처럼 인연이란 게 있어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선연과 악연이 나뉘는 것 같아요. 저의 제안은, 사진과 글을 보는데 가슴이 뭔가 뜨거워지는 것이 있으면 한번 배팅해보는 거에요. 불확실에 미래를 걸기도 하는데, 그깟 한끼 뭐가 무섭다고 못 걸겠어요.

Colin B

@marious 노포는 확실히 컨디션이라는 변수가 큰 것 같아요. 저도 믿을만한 분들 글 보고 갔는데 실망한 노포들이 많았거든요. 식당은 참 생물 같아서.

맛집개척자

오...세월이 묻어있는 멋진 곳이네요...빠른시일내에 방문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아 아쉽네요..

Luscious.K

@colinbeak 멋지다. 식당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평화동이

@marious 홀릭출신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울컥하네요 신뢰도 급상승입니다 ㅎㅎ

Luscious.K

@lkhun71 여긴 홀릭 중식 최고수이신 오찬님과 간짜장귀신 제가 먹고 엄지척입니다. 콜린님도 그래서 가셨고… ㅎ 믿고 가셔서 꼭 드세요.

Colin B

@hjhrock 부산에 가면 노래를 들으시면서 글 읽으면 충동적으로 기차 타실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