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더포터하우스 "노력과 정성의 즐거움, 연결성의 아쉬움" #생일만찬 취미가 맛있는 음식과 식당을 찾는 미식활동이 되면서 생일선물의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 사진촬영이 취미였을 때에는 생일선물은 무조건 카메라 또는 렌즈 등 사진촬영 기구들이였는데, 이젠 특정 물건은 가지고 싶은 욕구가 떨어지고 꼭 가고 싶었던 식당을 가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됐다. 이번 생일도 온 가족이 가기 힘든 식당들, 또는 특이한 곳을 생일이라는 무기로 가족들을 설득해 다녀왔는데, 고기리막국수가 그 한 곳이고 만찬으로 방문한 <더포터하우스>도 나의 선택지가 되었다. 남들은 잘 모르면서 뭔가 특이하고 맛있고 초등학생 아들까지 먹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도 쉽지는 않은데 스테이크를 위주로 서빙하시는 이곳이 꽤 적당하다고 판단이 됐다. #더포터하우스 이곳은 미국산 <프라임급>의 고품질 소고기를 숙성하여 판매하는 정육점으로 자체 숙성으로 판매도 하지만 손님의 기호에 따라 숙성 및 보관도 해주는 손님맞춤형 프리미엄 정육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정육점 서비스에 더하여 테스트키친 형식으로 원테이블 레스토랑도 함께 운영을 하시는데, 점심과 저녁 한 팀씩만 예약을 받고, 점심에는 최소 4인, 저녁에는 최소 6인 게런티를 해야만 하는 조건이 있다. 우리 가족이 4인이라 저녁 6인 게런티를 하고 4인 식사와 나머지 2인 식사 가격은 이집의 정육을 사는 조건으로 예약 후 방문을 했다. (1인 가격은 저녁 가격은 14만원) #프라임소고기 미국 도체등급은 우리나라랑 조금 다른데, 현재 미국 소고기의 최고 등급은 <Prime>레벨이다. 미국 도체등급 7등급 중에서 가장 상위의 등급이고 소의 나이 42개월령 이하에서만 프라임, 초이스, 셀렉트, 스탠다드 같은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는 소고기의 레벨이 나온다. 보통 프라임급 소고기라고 하면 우리나라 도체등급제로 따지면 1 ~ 1++ 등급 수준으로 꽤 범위가 넓기 때문에 <프라임 = 1++> 이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으니 망플러님들은 프라임급이라는 유혹에 현혹이 되지 않게 상식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곳 고기가 생고기 기준 보통 100g 당 10000원 수준이기 때문에 꽤 적절해 보이고 프라임급이라고 주장하며 그 이상의 가격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곳은 과감하게 팽해버리자. #스테이크 본인이 스테이크가 맛있다, 맛없다를 판단하는 기준은 <내가 집에서 만든 것 보다 맛있다, 없다>가 기준이 된다. 우스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한국에서 먹어본 스테이크집 중에 내가 만든 스테이크보다 맛있었던 집은 약 5년 전 메리어트호텔의 <BLT 스테이크 하우스> 뿐이다. 물론 세월이 지나 지금 가서 먹어보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 팝오버를 서빙하는 곳이 많지 않았고 컨디먼츠로 주는 다양한 소금이 너무 맘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곳은 미국산 프라임 등급의 소고기를 냉장 운송하여 판매를 하는데, 이날 우리를 위해 준비한 스테이크는 안심 중에서도 최고라고 불리우는 <샤또브리앙>, 6주 숙성의 <토마호크>, 9주 숙성의 <엘본스테이크>였다. 과연 내가 구운 스테이크보다 맛이 있을까 없을까 잔뜩 기대를 하면서 식사를 기다리는 즐거움이 참 행복한 시간이였다. #커트러리 커트러리 참 맘에 든다. 고급짐을 강조하기 위해 프랑스제 <잔네론 라기올>을 제공한다 #야채스틱 & 리코타치즈딥 첫 에피다이져로 리코타치즈와 자체발효 그릭요거트를 섞은 딥과 야채스틱이 서빙이 되었다. 리코타치즈딥 위에는 설탕으로 만든 달고나를 얹고 참깨와 튀긴 메밀로 향기와 식감을 더했다. 참 담백하면서 단짠이 살짝 조화된 굉장히 훌륭한 딥이다. 채소에도 어울리고 뒤에 서빙된 생햄, 스테이크와도 꽤 조화가 잘 되는 만능딥이다. #소고기생햄 돼지고기를 하몽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아질산염 등의 첨가제 없이 소금으로만 염지해 소고기생햄을 만들었다. 거기에 참기름을 뿌려 동양적인 맛을 가미했는데, 그 풍미가 아주 좋다. 식감도 우수하지만 적절한 짠맛과 참기름이 이렇게나 잘 어울릴지는 몰랐던 신박한 경험이였다. 집에서 살라미 같은 진한 맛의 생햄에 응용해도 좋을 듯 #광어탈타르 세 번째 코스인 광어탈타르는 사과와 할라피뇨 살사를 자연산 광어살과 섞어내셨다. 사과의 단맛과 할라피뇨의 매운맛의 조화가 좋았는데, 생허브를 잔뜩 올린 점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새발나물, 딜, 민트입이 잔뜩 올라가 광어의 비린맛은 원초적으로 차단을 하고 향긋한 풀내음을 입안에 남긴다. 아주 훌륭하다. #샤또브리앙 드디어 첫 스테이크가 서빙이 됐다. 겉은 단단해 보일 정도로 시어링이 강력하다. 속살은 미디엄레어 수준으로 부드럽다. 시즈닝은 소금과 후추로만 해서 잡맛 없이 고기의 맛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 훌륭한 스테이크다. 그런데 강렬한 시어링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너무 단단해 오히려 그 식감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실 듯. 이 스테이크는 내가 만든 것 보다 맛있다! ㅎㅎ #무절임 고기가 느끼할 수도 있으니 무절임을 내주셨다. 새콤달콤하면서 젓국이 들어가 감칠맛도 살짝나는 수준급의 무절임이다. 쉐프님 한식솜씨도 좋으신데 스테이크와 어우러짐은 아쉽다. #버섯콘소메 네 가지 버섯으로 6시간 유려낸 콘소메인데 건더기로 자연송이, 전복, 오돌돌한 이름모를 버섯이 들어있다. 버섯의 향과 깔끔함이 좋았던 입가심메뉴. #대저토마토샐러드 입가심 두 번째로 대저토마토 샐러드를 주셨는데, 토마토와 생모짜렐라, 프로슈토에 여러가지 허브로 만든 허브페스토를 함께 했다. 이날 요리 중에 가장 평이했던 요리인데, 모든 재료가 따로 놀고, 그것을 연결시켜줘야하는 페스토가 너무 특색이 없다. 여러 허브를 섞어 만들었지만 특유의 향은 없이 온화한 풀향이라 여러 재료를 하나로 모으기엔 역부족인 맛. #토마호트 두 번째 스테이크인 토마호크가 나왔다. 미디엄 수준으로 구워졌는데, 알등심, 새우살로 불리우는 립아이캡, 하단의 갈비살 부분을 모두 나눠서 커팅해 주셨다. 역시 강력한 시어링으로 표면이 꽤 단단한데 등심이라 내부도 그리 부드러운 느낌은 아니다. 특히 알등심은 미디엄 수준에서 조금 더 구워져서 꽤 퍽퍽한 느낌이 났다. 이 스테이크는 지난 번 집에서 내가 구운 호마호크에 비해 맛이 없다. #명이나물 느끼함 지우기용 두 번째로 명이나물을 주셨는데, 이건 완전 패착이다. 고기가 그 정도로 기름이 많지 않았고 명이나물의 단맛이 고기맛을 압도하니 단단하고 질겅거리는 명이나물을 먹는 느낌이다. #알감자스캘럽 알감자를 굽고 눌러서 잘 구운 스캘럽과 서빙을 했다. 소스는 마살라와인을 졸인 달달한 소스인데, 내가 단음식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지만 소스와 담백한 두 재료가 어울리지 않는다. 대신 각자는 굉장히 맛있다. 잘 구워진 고소한 알감자는 끝내주고 스캘럽도 겉바속촉으로 완벽하다. 그런데 같이 먹으면 두 개가 조화롭지 않다. #엘본스테이크 채끝부분인 엘본스테이크가 나왔다. 드라이에이징으로 9주 숙성으로 들었는데, 9수 숙성의 맛이 나질 않는다. 내가 잘못 들었나? 가운데 부분은 미디엄레어로 잘 구워졌지만 전체적으로 퍽퍽하다. 역시 내가 구운 스테이크보다 맛없다. #라구펜네 마무리 식사로 소고기라구 펜네를 주셨다. 라구의 깊은 맛 보다는 가벼운 맛의 경쾌한 라구인데 소금이나 설탕을 넣지 않아 담백함이 끝장이다. 진한 라구를 상상하신 분들이라면 맛이 아쉬울 수는 있는데, 우리 가족 입맛에는 좋았다. 그런데 스테이크를 잔뜩 먹고 마무리 식사로 라구파스타라??? 마무리가 아쉽다. 소고기 오마카세 최고봉인 본앤브레드는 쌀국수로 마무리를 하고 여기도 예전엔 된장국수나 김치찌개 등으로 마무리를 해서 해장감을 주는 것이 정석인데, 라구파스타는 혀에 부담감을 더하는 마무리다. 맛은 있었지만 많이는 못먹는 구성이다. #티라미수 디저트로 내어주신 티라미수는 크림치즈 섞지 않은 100% 리코타치즈라고 자랑을 하신다. 잘 만든 티라미수 맞고 아주 맛있고 산뜻하게 먹었다. #음식종합 이집 음식은 서양식에 한식의 터치가 꼭 하나씩 들어간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간이 담백하다. 강력한 뭔가로 인상을 주는 게 아닌 잔잔한 맛으로 감동을 주는 스타일인가보다. #친절 엄청나게 친절하시다. 들어서면서 나갈 때까지 온화한 미소를 지으시고 부족함이 없는지 끊임없이 체크해 주신다. 서빙에 대한 태도는 문제는 없지만 서빙 방식과 세련됨에는 아쉬움이 있으니 아래에서 말해보자 #아쉬운점 전체적으로 맛은 괜찮았지만 아쉬운 점들도 있으니 이곳의 발전을 위해 조금 써보면 1. 음식의 연결성 음식 하나 하나는 맛있다. 그런데 그 연결성이 아쉽다. 심지어 알감자 스캘럽은 한 디쉬 안에서도 조화의 충돌이 있으니 그 점은 쉐프님께서 고려해 보셔야 하겠다. 예를 들어 마무리 식사인 라구파스타도 아쉬움 중에 하나고 생뚱맞은 대저토마토 샐러드도 순서 조정이 필요할 듯 하다. 2. 음식의 조화 느끼함을 잡기 위한 요소들이 전혀 스테이크와 조화롭지 못하다. 이집 스테이크가 아무리 프라임급이라고 해도 우리나라 1++ 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마블링은 약하다. 지방은 오직 근육을 감싸고 있는 겉지방이 대부분이고 스테이크 육즙 보호를 위해 함께 구울 분이다. 난 보통 이런 지방층을 잘라내고 먹지 않는다. 풍미를 위해 조금만 남기는 수준이다. 이렇게 지방량이 많지 않은 소고기에 스테이크 구이 방식, 그리고 강력한 맛의 무절임과 명이나물은 내 기준으로는 미스매칭이다. 3. 서빙의 미숙함 설명이 없는 것이 참 아쉽다. 모두 내가 질문을 해서 답을 해주셨고 자발적인 설명은 거의 없었다. 고기가 나오면 어떤 고기고 어떻게 숙성을 했는지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면 더 맛있는 식사가 되었을 것이다. 컨디먼츠로 나온 세 가지 소금도, 세 가지 소스도 모르는 사람은 어리둥절할 수 있다. 블랙솔트야 이미 알고 있었고, 피라미드 모양의 결정을 가진 피라미드 소금과 포르치니 소금은 질문을 하니 알려주셨다. 씨겨자와 홀스레디쉬가 있는 것은 좋지만 모르는 사람은 이것들이 뭐에 쓰는 물건인지 모를 것이고, 사과할라피뇨살사도 겉으로 보기엔 무엇인지 감이 안잡힌다. 남은 파스타를 포장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그걸 기억 못하고 폐기해 버린 실수... 물론 실수를 만회하려 다시 만들어주신 노력은 감사하지만, 겨우 한 테이블 받는 식당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실수들이 조금 많았던 식사였다. #종합 참 좋은 공간이다. 쉐프님들이 모두 열정도 넘치고 의욕도 강하신 것 같다.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다. 하지만 이런 것이 하나로 조화되어 최고의 결과물로 만들어 지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이 보인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곳이기에 나의 리뷰가 이곳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쉐프님들.... 생일 식사 맛있고 즐겁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쓰다보니 제 리뷰 중에 가장 긴 리뷰가 되었네요. 요 추신까지 다 읽으신 분은 진정 제 망플벗님!! ㅎㅎ PS2: 2023년 6월 현재 식당은 운연 안하시고 정육점만 운영중!
더 포터하우스
서울 강남구 삼성로119길 4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