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로 #관철동 #우육면관 "몸이 녹는 국물이 좋은 우육면" 1. 눅진하면서 시원함을 겸비한 국물, 듬직한 고기, 풍성한 채소, 든든한 국수. 잘 만든 고기국수들의 특징인데, 특히나 우육면이라는 음식은 이 중 뭐 하나 빠져도 참 아쉬움이 남는 메뉴이다. 2. 최근 마라탕과 함께 열풍인 우육면이지만 마라탕에 비해 맛을 내기가 어려운지 아직까지는 우육면을 전문으로 잘 하는 집은 드물다. 꽤 오래 전부터 신촌에 <구복>이라는 곳에 우육면이 괜찮았는데, 어이없을 정도의 위생상태에 전혀 발길을 안하고 있다. 3. 우육면이라는 것이 참 신기해서, 본인이 본토인 대만이나 홍콩에서 먹어보질 않아 본토 맛과 비교가 어렵지만, 미국과 한국에서 다양하게 먹어본 우육면 중에 같은 맛은 하나도 없었다. 모두 가게마다 고유의 맛이 있고 그 맛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그 가게를 찾는 그런 요리인가보다. 4. 그럼에도 잘 되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들이 있는데, 이곳 <우육면관>은 1번에서 말한 잘 만든 고기국수의 덕목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이집 만의 개성도 잘 살린 아주 만족스러운 곳이였다. 5. 정갈하게 플레이팅된 우육면을 받아 국물을 먹어보면, 화상들이 만드는 우육면에 비해 눅진한 국물은 아니다. 대신 시원하고 경쾌하면서 육향과 감칠맛이 참 좋다. 이런 국물이라면 내 취향대로 국물을 제조할 수 있는 완벽한 베이스가 하얀 도화지 같은 국물이다. 여기에 식초를 조금 가미해 산미가 더해줘도 좋을 것이고, 라장이나 쏸차이를 조금 넣어 매운 맛을 강조해도 완벽하게 조화가 되는 국물이다. 6. 몸이 녹는 듯한 이런 느낌의 국물은 옥동식 개업 초기의 돼지곰탕 국물의 맛, 샌프란시스코 로툰다 레스토랑의 콘소메의 맛 이후로 세 번째 느끼는 짜릿한 국물이다. 7. 고기는 조금 아쉽다. 아롱사태는 부드러움과 쫄깃함을 동시에 가져 좋지만, 업진살은 굳이...? 느낌이고 양지는 퍽퍽하다. 대신 수교를 시키면 함께 주시는 소스에 라장을 조금 넣어 찍어 먹으면 단점이 보완이 되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다음엔 보통으로 먹을 예정) 8. <라장>이 예술이다. 잡맛 하나 없이 순수하게 고추의 맵고 고소한 맛을 잘 우려냈다. 수교에 올려 먹어도 좋고, 수교 소스에 섞어 먹어도 좋고, 우육면에 넣으면 국물 업글이 되서 좋다. 9. <쏸차이>는 더 예술이다. 한국에서 이렇게 맛있는 갓절임을 먹은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식감과 매운맛은 반찬으로도, 양념으로도 참 좋다. 물론 이걸 더 먹으려고 밥까지 말아먹었다. 10. 수교가 아주 기가 막혔다. 두툼한 만두피가 조금 아쉽지만, 나름 의미가 있는 두툼함이라 생각하면 거슬리지 않는다. 특히 아삭 씹히는 배추가 들어간 만두소는 육즙까지 내뿜으며 중국만두의 위용을 자랑한다. 최근에 수교를 이렇게 맛있게 먹은 적이 있던가??? 11. 초기에 이집은 마케팅의 힘이 워낙 강해 약간의 네거티브한 느낌이 있었는데, 실력을 겸비한 마케팅이라면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겉만 요란한 <근자감> 식당들 보다는, 내공으로 무장한 이런 식당의 <자신감>은 언제나 환영이다. <참 맛있는 우육면을 서울에서 먹었다> ** 추천: 우육면, 수교 PS: 이집은 <고수 많이>의 의미를 아는 곳이다! PS2: 국물 설명에 집중하다보니 면빨 이야기를 놓쳤는데, 면빨은 두툼한 라멘 면빨과 비슷해 어찌 보면 잘 만든 <중화라멘>을 먹는 느낌도 난다. #러셔스의미슐랭
우육면관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7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