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죽전 #경희궁족발냉면 "끝내주는 족발, 더 끝내주는 국수" 1. 본인은 족발을 그리 좋아라 하는 취향은 아니다. 대신 내 취향에 맞는 족발에 대한 확고한 preference는 있다. 요즘은 따족이 대세지만 본인은 부드러워 뭉그러지는 식감의 따족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상온에서 적당한 식감을 내는 차족이 더 취향에 맞는다. 그래서 30년 넘게 한결 같은 차족만을 지향하는 논현동 <그때 그집>을 가장 좋아한다. 2. 요즘은 어딜 가나 따족이라 내돈 내고 족발을 먹지 않는데, 이번에 방문한 경희궁은 내돈 내고 먹을만한 가치가 충분한 족발집이다. 3.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정문에 위치한 족발집인데, 매장은 그리 크지 않다. 매장 안에는 할머니 사장님과 아드님으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분이 손님을 맞이하고 요리를 하신다. 동네 족발집의 느낌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분위기의 식당이다. 게다가 막 삶아 선풍기로 식히고 있는 큼지막한 족발을 보니 군침까지 돈다. 4. 이집은 따족과 차족의 준간은 <미지근족?> 수준의 족발이다. 예쁘게 썰려 서빙된 족발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따족의 비주얼을 가지고 있는데 온도는 차족에 가깝다. 입안에 넣으면 잡내 1도 없는 고기가 탄력감 있게 씹히며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 있다. 식감으로서는 따족과 차족의 부족함을 완벽하게 메운 기적같은 식감이다. 5. 게다가 삶은 육수의 비결이 뭔지 물어 배우고 싶을 정도로 짜지도 달지도 않은 양념맛은 돼지족의 담백함을 끌어올리면서 적절한 간을 주는 맛이다. <정말 끝내준다> 서울의 유명 족발집도 아니고, 용인, 죽전의 학교앞 족발집에서 이런 경이로운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왔다. 6. 여기서 끝이면 섭섭하다. 이집은 국수 맛집이기도 한데, 멸치국수, 비빔국수 모두 아주 기가 막히다. 일단 양이 엄청나서 일반 서울의 국수집의 1.5배 이상의 양이다. 멸치국수의 육수는 멸치를 기반으로 뭔가가 더 들어간 시원한 맛에, 간장으로 감칠맛을 더했다. 조미료맛은 시중 잔치국수집에 비해 훨씬 약해 후식으로도 부담스럽지 않은 맛이다. 비빔국수도 너무 새콤달콤하지 않고 적절한 발란스를 유지했는데, 특히 너무 달달해 맛이 없는 비빔국수가 아니라 담백한 시골 비빔국수에 새콤함이 더해진 정도의 맛이라 집에서 만들어 먹는 느낌도 풍성하다. 7.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실 이집은 족발집인데, 평양냉면을 판다. 이번 방문에서는 먹어보질 못했는데, 리뷰들을 보면 냉면에 대한 칭찬이 많다. 다음엔 냉면 먹으러 이집을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궁금하다. 8. 족발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족발로 감동을 준 집이다. 이런 곳을 발견하면 정말 <유레카>를 크게 외치고 싶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국수와 냉면도 정성껏, 수준있고 맛있게 만드시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간만에 너무나 흐믓한 저녁식사였다. PS: 가격도 미쳤다
경희궁 족발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로 172 단국프라자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