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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추천해요

3년

#신수동 #힘내라옥탑방 "나의 2000 리뷰가 되어도 손색이 없을 선한 요리철학" #식당의가치 맛이 주는 행복으로 인해 오랫동안 이런 저런 음식들을 먹다보니 문뜩 식당의 가치가 어떻게 결정이 될까 생각을 해봤다. 맛? 가격? 서비스? 이런 것들은 어쩌면 식당을 운영하는 기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오히려 주인장의 <마음>이 식당의 가치를 판단하는데 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런데 그 마음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음식의 맛, 주인장의 태도, 손님에 대한 배려 등 간접적인 부분에서 손님이 스스로 판단을 해야한다. #동네작은가게 우리 동네 주변을 둘러보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그래서 눈에 잘 안띄는 가게들이 많다. 손님을 끌어들이는 매력도 크지 않기 때문에 선뜻 발걸음을 옮겨 들어가 먹기가 힘들다. 그런데 그 중에 보물이 숨어있다면... 그리고 진짜 발견을 했다면... 식사 후 마음이 따듯해 졌다면... 겉보기에 초라해 보이던 가게가 갑자기 반짝반짝이는 것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가치의 상승>이다. #힘내라옥탑방 신수동 한적한 거리에 작은 가게가 하나 있다. 가게 이름이 <힘내라옥탑방>이다. 테이블도 두 개, 다찌석에 2-3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작은 가게다. 작은 주방에서 아드님이 음식을 만드시고 어머니가 서빙을 하신다. 가게의 이름 뜻을 여쭤보니 선한 눈빛의 아드님이 웃으시면서 답을 해주신다. "OK + TOP + Bang" "괜찮아, 최고로, 잘될거야" 라는 뜻이란다. 듣자마자 가슴 뭉클해지는 작명이다. 모자의 소망을 담은 작명일 수도 있다. #돈까스 이집 주메뉴는 <돈까스>다. 거기에 카레와 쫄면을 함께 내신다. 7,000원짜리 돈까스를 하나 요청드렸는데, 주문 후 바로 튀기고 정성스럽게 기름을 빼서 근사하게 서빙을 해주신다. 연육기로 두두린 얇은 한국식 돈까스인데, 미라 잘라서 일본식으로 서빙을 해주신다. 거기에 돈까스소스, 와사비, 겨자를 곁들여 먹는다. 양배추샐러드와 잘 지은 하얀 쌀밥, 장국도 함께 나온다. 반찬은 김치와 단무지. 한식과 일식의 혼합이다. 어쩌면 정체성 없고 혼란스러운 돈까스일지 몰라도 돈까스 한 조각 입에 물면 우려는 기쁨으로 바뀐다. 등심을 잘 펴서 만든 얇지만 충분한 치감이 느껴지는 고기는 안심 저리가라 할 만큼 부드럽다. 잘 튀긴 표면은 튀김옷이 정확하게 고기와 밀착이 되어있고 신선한 빵가루가 날을 세워서 바삭함을 돋보이게 한다. 밑간이 강하지 않아 담백한 고기의 맛이 정확히 느껴지는데, 냄새는 전혀 없이 고기의 향만 올라온다. 신선한 고기를 잘 펴서 간단히 밑간을 하고 신선한 기름에 깨끗하게 튀겨낸 <완벽에 가까운 돈까스다> #맛의변화 조금 싱겁다면 겨자와 돈까스 소스를 푹 적셔 먹으면 돈까스는 더욱 맛있어진다. 소스가 너무 강렬하다면 소금이나 후추를 청해서 먹어보자. 잘 튀긴 신선한 튀김은 소금과 후추 만으로 그 맛은 증폭하기 마련이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기대 이상의 신선함과 돈까스 기술로 감탄을 자아낸다. 게다가 듬직하게 돈까스 두 덩이를 주시니 양도 풍성하다. #카레 카레를 1,000원에 추가했다. 시판카레인듯 한데, 건더기가 잔뜩 들었다. 편안하고 익숙한 맛이지만 당근과 감자가 잔뜩 들어있고, 함께 들어있는 돼지고기는 정말 부드럽다. 집에서 고기를 넣고 카레를 끓이면 보통 단단하고 질겨지기 마련인데, 여긴 뭔가 비법이 있다보다. 카레 안의 고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게다가 돈까스와 기가막힌 궁합을 이룬다. 담백한 돈까스를 억누르는 강함이 아니라 살살 달래서 돈까스를 돋보이게 만드는 조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한다. #밥 돈까스에서 밥은 당연히 중요하다. 손님이 많은 가게가 아니라 작은 압력솥에 정성들여 한 솥씩 만드신다. 주문이 들어오면 신선하고 고슬하게 하얀 쌀밥을 서빙을 하신다. 나무랄데 없는 밥이다. 돈까스 한입, 밥 한 술, 김치 한점, 장국 한모금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조합이다. #조용한배려 이 정도 맛이면 생각보다 잘 하는 동네 돈까스집 정도로 치부했을 듯 하다. 그런데 이집은 아는 사람만 아는 <군경관 할인>이 있다. 예전엔 가게 안에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수고하시는 우리의 안전 지킴이들에게 돈까스 할인을 하신다는 알림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주위의 눈치도 있고 해서 드러내놓고 할인은 해드리지 못한다고 하신다. 그래도 여전히 할인제도를 유지하고 계시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분들은 신분을 밝히시고 할인을 받으셔도 될 것 같다. 장사가 잘 되는 집도 아니고 매출이나 이익이 많은 집도 아닌데,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두 모자의 마음이 돈까스의 맛을 떠나 이집을 빛나게 한다. #반짝반짝 식사 전의 가게 모습과 식사 후 가게의 모습은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음식의 맛, 가격, 가게 이름에 대한 유래, 배려의 할인까지... 이집을 반짝이게 하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참 좋은 가게를 발견했다. 아쉽게도 <맛있는 가게 = 장사 잘 되는 가게> 의 등식이 언제나 성립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집은 내 미력한 힘으로라도 띄워드리고 싶다. 자격이 없는 집을 억지로 띄우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떠도 이상할 것이 없는 좋은 가게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니 가게의 <마음>을 느낀 나로서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집은 나의 2000번째 리뷰 가게로 간직해 두고 싶었다. 그런데 그 보다 하루 빨리 세상에 알려 더 많은 홀릭님들과 망플러들에게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을 했다. 반짝반짝이는 작은 가게... 힘내서 탑돈까스가 되는 날까지 화이팅!!! <힘내라 옥탑방>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힘내라 옥탑방

서울 마포구 토정로 21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