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대전 #홍운장 #2100리뷰 "40년 화상 중식 달인의 소박한 옛날식 간짜장" 1. 대전 서구에 도마동이라는 지역이 있다. 지금은 대전 중심부에서 벗어난 변두리 지역으로 인지가 되고 있는데 예전에는 그 영화가 대단했던 곳 같다. 이번에 방문한 홍운장의 안사장님께서 추억어린 눈빛으로 해주신 말이... "30년 전에는 거의 명동 같았지..." 2. 도마동 지역은 상업지구와 교육지구라 나뉘는데, 예전엔 이 지역에 학교라고는 <유천초등학교> 밖에는 없었단다. 학교가 있으면 사람이 모이는 법이라 당연히 도마동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였고 인근 지역 아이들이 모두 도마동으로 등교를 했다. 거기에 배제대학교가 들어서면서 수도권의 학생들이 도마동 지역으로 대거 유입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젊은이들을 위한 상업지구가 활성화 되면서 화려함이 상승했을 것이다. 지금은 학령인구도 감소하면서 인구도 줄고 배제대학교도 예전만 못하니 도마동은 이제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빌라들이 신축이 되는 주거지역화가 되고 있다. 3. 실제로 식당으로 가는 길은 시장을 지나 주택가 초입에 위치한다. 가게의 모습도 가정집의 일부를 개조해 사용하시는데, 30년 전 처음 가게를 여셨을 때 집과 함께 구입해 지금까지 영업을 하신다고 하신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건물주 사장님이시다 ㅎㅎ 4. 가게는 소박함이 넘쳐난다. 대전이라는 도시라고 생각하기에는 많이 시골스러운 모습인데, 화상임을 보여주는 붉은 장식들도 소박한 것을 보니 이곳 사장님 내외분의 겸손하고 소박한 성격이 느껴진다. 원래 청주에서 부모님과 중식당을 운영하시다가 대전으로 오셔서 새로 홍운장으로 개업해 33년 정도가 되었고 총 업력은 약 40년 정도라고 하시니 경력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서울에서도 일을 하신 경력이 있으신데 <외백>이라는 곳에서 일을 하셨단다. 지금 마포에 있는 화상노포인 그 외백을 말하시는 지는 확실치는 않지만 외백의 역사를 보면 아마도 그 집을 말씀하시는 듯 하다. 5. 간짜장을 부탁드리고 기다리니 역시나 화덕에 제트엔진 소리와 함께 웍질 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대전역앞 유명 화상 중식당인 ‘태화장’과 마찬가지로 식사에 단무지, 생양파 이외에 깍뚜기를 주시는 것도 대전의 특징인가 싶다. 6. 비주얼은 미쳤다. 순백의 하얀 면에 물기 촉촉한 검은 장이 따로 서빙이 된다. 비주얼만 봐도 맛있다. 살살 풍기는 밀가루 익은 향이 식욕을 돋구고 단내 전혀 없이 구수한 장 역시 뇌를 자극한다 7. 바로 썰은 넉넉한 오이채와 함께 잘 비벼 먹으면 첫 잎부터 기가막히다. 얼마 전 먹었던 평택 <홍행원>의 그것 처럼 단맛은 거의 없이 구수함이 가득 입안에 차오른다. 쎈불에 볶은 간짜장은 아니라 불향은 약하시만 적절하게 볶아 양파와 양배추가 아삭한 식감과 연한 단맛을 제대로 준다. 이 미묘한 단짠의 쾌감은 혀의 호강으로 인지가 되고 내게는 기쁨으로 다가온다. 8. 맛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이집의 면빨이다. 밀가루, 물, 소금만으로 직접 반죽해 제면을 하시는 옛 방식을 고수하시는데, 부드러우면서 쫄깃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놀라운 면이다. 잘 삶아 적절하게 전분기를 씻어내 미끄덩 거리지 않으면서 겉면은 부드럽지만 속심이 살짝 살아있는 완벽한 소프트 알덴테의 느낌이 기가막히다. <이집 간짜장도 미친 듯이 맛있다> 9. 안사장님은 40년 사는 이야기와 동네 이야기를 해주시고 바깥 사부님은 음식 이야기를 해주신다. 사부님께서 간짜장을 주시면서 하신 이야기가 "이런 간짜장 다른데서는 못먹을 거에요~~ 완전 옛날식이라~~" 중식은 기술의 결정체라고 하시면서 요즘 중식당들 편하게 면 사다 쓰고 옛날식으로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서 달인으로서의 걱정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본인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중식에 대한 애정이 고스한히 느껴지는 분이시다. 10. 아쉽게도 후계가 없으시다. 자제분들 다 출가하셔서 잘 살고 있고 직장 잘 다니니 식당도 슬슬 하시면서 적당할 때 접으실 생각이시라고 하시는 말씀 속에서 뭔가 아쉬움도 느껴지면서 열심히 살았던 과거에 대한 긍지도 따듯하게 느껴진다. 너무나 맛있고 즐거웠던 식사와 대화를 마치고 고작 5,500원을 현금으로 드리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래오래 계셔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다음에는 꼭 요리와 함께 이집의 자랑인 군만두도 함께 먹어봐야겠다. <사부님, 사모님 건강하세요> PS: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여쭤보니 대전 지역이 물가가 저렴한데다 도마동 지역의 밥값이 그 정도 수준이라 이 정도 수준으로 운영을 하신다고 한다. 손님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가격이지만 사장님께는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의 가격이다. PS2: 화상이시라 중국말로 대화하시는 것은 당연한데 한국말에 안사장님은 충청도 사투리가 섞여있다. 충청도 사투리 쓰시는 화상이시라니 ㅎㅎ 왠지 더 정감이 가는 식당이다. PS3: 대치동의 오랜 화상 중식당인 “대치동 홍운장”과는 아무 관계 없으시다고…. ㅎ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홍운장
대전 서구 사마6길 3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