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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낙원동 #유진식당 "그냥 모든게 다 맘에 들었던 멋진 식당" 파고다공원 북쪽 언저리에 돼지머리국밥골목 옆에 자리한 식당인데 면옥이 아닌 '식당'이라는 상호를 쓰고 <평냉>이 가장 유명하다. 이 신기한 식당은 우리가 인지하진 못했지만 잡지 ZQ나 서울미래유산에서 말하길 1944년 개업해 거의 8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현재는 2대 아드님이 운영을 하고 계시다. 이집은 맛도 맛이지만 엄청난 가격으로 인해 더 화재가 되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파고다공원 지역의 식당들은 굉장히 저렴한데, 그 중에서도 유진식당은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고급식당이다. 그래도 평양냉면이 8,000원, 국밥이 5,000원이였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했다. 지금은 좀 더 올라서 냉면은 10,000원, 국밥은 6,000원으로 오르긴 했어도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좋은 가격이다. 이집 물냉면과 녹두지짐이 궁금해 착석하자마자 부탁을 드리고 가게를 둘어보니 생각보다 가게가 참 깔끔하다. 늘 열심히 닦고 치우고 하시나보다. 기물들이 반짝이고 정돈도 잘 되어 있고 사장님과 서빙 보시는 여사님도 굉장히 친절하다. 시작부터 기분이 좋다. 입장하면서 봤던 철판에 돼지비계가 정렬이 되어 지속적으로 돼지기름을 공급해 주고 있는 모습을 보니 먹지 않아도 그 맛이 좋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돋는다. 실제로 겉바속톡으로 잘 부쳐진 지짐은 적당한 두께도 좋고 잡맛 없이 딱 녹두맛이 입안으로 몰려들어온다. 담백함의 극치고 녹두 특유의 고소함이 돼지기름과 만나 배가가 된다. 조금 싱겁다면 살짝 간장을 찍어 먹으면 감칠맛도 상승한다. 기가막힌 녹두지짐이다. 냉면을 받아보니 10,000원 냉면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단정하게 꾸며져 있다. 국물은 육향도 좋지만 감칠맛이 적절한 것이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드실 수 있는 정도인데 더 좋은 것은 짜지 않다는 것. 요즘 평냉씬에서 염도가 점점 상승하는 것이 느껴지는데 여긴 고기 고유의 감칠맛으로 승부를 하지 소금으로 승부를 보지 않는 것이 맘에 든다. 더 맘에 드는 것은 곡향이다. 면에서 굉장히 풍부한 메밀향이 나는데, 육수에 잘 풀어주면 곡향이 국물로 잔잔히 흘러들어가 결국엔 그냥 먹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국물이 된다. 밥을 그냥 먹을 때와 누릉지로 끓여 먹을 때의 느낌이 다른 것 처럼 곡향이 풀린 유진식당의 냉면맛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기가막히게 하모니를 이룬 맛있이다. 최근에 이런 조화를 맛본적이 있던가? 여기서 끝이 아닌데 이집 고명들 하나하나가 정성스럽다. 특히 무고명은 단순히 설탕초에 절인 무가 아니라 동치미무여서 단맛 없이 짠맛만 나기 때문에 육수와 이질감 없이 깊은 맛을 주고 육수에서 느껴졌던 살짝 쿰쿰한 것이 동치미국물이 아닌가.... 하는 여운까지 준다. 신선하고 아삭한 오이절임도 좋고 고기의 경우 국물은 다 빠져 퍽퍽한 식감이지만 씹으면 씹을 수록 고기 감칠맛이 은은하게 느껴져 너무 맛좋다. 여기에 단맛 없는 시골식 석박지까지 더해지면 이집 음식의 맛의 결이 완성이 되고 그 맛을 그져 즐기면 된다. 계산하며 몇 마디 나눈 사장님은 친절함이 몸에 베어있는 분이시라는 것까지 느껴진다. 이집은 처음 들어서면서부터 나갈 때까지 맘에 안드는 것이 없다. 맛이 그냥 좋은게 아니라 작은 구성요소 하나하나가 다 맘에 든다. 이 요소들이 서로 다르게 튀는 것이 아니라 다 우아하게 조화를 이룬다. 먹는 내내 이런 호강을 이렇게 저렴하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황송했다. 모든게 맘에 들었던 식당 유진식당도 100년의 식당이 되기에 손색이 없겠다. #러셔스의베스트평양냉면 #러셔스의베스트이북음식 #러셔스노포

유진식당

서울 종로구 종로17길 4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