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신사약방 "부가가치를 창출할 줄 아는 사장님의 멋진 놀이터" 1. 요즘 돼지고기집들의 맛들이 장난이 아니다. 삽겹살에서 근고기로 근고기에서 냉삼으로 냉삼에서 숙성돼지로 그리고 고급 육종돼지로.... 결국은 그 정점은 <난축맛돈>이라는 최강자를 얻은 삼성동의 <광평>과 신사동의 <신사약방>이 인기가도 최상단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2. 광평과 신사양방은 모두 난축맛돈이라는 돼지를 사용하면서 숙성까지 더해져 그 맛의 결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반찬들과 식사류 등도 모두 각 식당의 독창성과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또한 비슷하다. 질좋은 한우를 판매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큰 차이가 있는데, 광평의 경우 삽겹, 뼈등심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호되는 부위를 주로 판매를 하시기 때문에 가격이 돼지고기에 비해 녹녹하지는 않다. 신사약방은 이런 고급육 대신 구이로 잘 먹지 않는 앞뒷다리나 등심 등을 모둠구이에 포진을 시켜 광평의 모둠보다 살짝 낮은 가격으로 제공한다 (600g 기준 3,000 차이) 3. 그런데 그 맛이 대단하다. 모둠은 전지, 등심, 삽겹, 목살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목살과 삽겹은 당연히 맛있지만 전지와 등심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고 껍질 지방과 고기가 하나의 맛있듯 우아하게 맛있다. 놀라운 경험. 그져 테이블당 600g 한정 수량인 것이 매우 안타까울 정도다. 4. 로스도 만만치 않다. 로스구이 형식으로 얇게 썰려 나오는데 모둠에서 받은 놀라움 까지는 아니지만 돼지고기의 육향과 지방의 맛이 잘 어우러지고 부드러움이 참 좋다. 5. 가장 맛있게 먹은 고기는 <누룩발효 삼겹살>이다. 숙성기간이 다른 고기들에 비해 짧지만 (30 vs 18) 누룩에서 숙성을 시키면서 아미노산과 핵산의 분해가 가속화 되나보다. 눅진한 향기는 물론 소고기를 60일 이상 드라이에이징 해야 나오는 블루치즈 맛이 난다. 숙성돼지를 많이 먹어봤지만 이집의 누룩발효 삼겹살 처럼 숙성맛이 강하게 나는 삼겹살은 처음이다. 고소한 지방맛과 융향에 블루치즈의 풍미가 더해지니 너무나 맛있게 정신없이 먹게 된다. 6. 이집 고기가 왜 이리 맛있나 생각해 보면 지방의 힘이 꽤 크다. 본인이 제주 흑돼지의 맛에 눈을 뜬 것이 바로 흑돼지 비계의 탄력과 고소함 때문인데, 난축맛돈의 비계는 그 특징과 함께 고기 근육 사이에 촘촘하게 박혀 있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게다가 제대로된 숙성까지 더해져 최고의 맛을 만들어 낸다. 7. 요즘은 고기만 맛있으면 안된다. 식사메뉴와 컨디먼츠들도 성공적이여야 한다. 이집은 돼지국물을 이용한 식사가 눈길을 끈다. 돼지곰탕유와 냉면인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기로에서 물냉면을 선택을 했다. (사실 냉면 육수를 간곡히 부탁드려 미리 먹어보았는데 그 맛이 상당했기에... 사장님 서비스 고맙습니다 ㅎㅎ) 비주얼은 대단하지 않아 보이는 물냉면의 육수는 환상적이다. 돼지만 사용한 육수인데 돼지풍미가 고스란히 소복히 들어간 맛이다. 이런 육수를 먹어본 곳이 딱 한군데 있는데 제주의 백종원 선생이 만든 <금악리 무짠지냉면>이다. 돼지를 주제로 만든 냉면이라 금악도 돼지육수를 사용하는데, 서울에서 그 맛의 데쟈부를 느끼니 기쁘기 그지 없다. 대신 면빨이 시판 국수를 쓰시는 듯 한데, 쫄면 식감이라 영... 국물과 매칭이 안된다. 면만 교체가 된다면 정말로 훌륭한 냉면이 될 자질이 충분한데.... 안타깝게도 볶음밥은 평범하다. 8. 함께 먹는 컨디먼츠들의 다양성도 돋보인다. 다만 고기와 진짜 잘 어울리는 것은 무엇인지 본인의 취향을 잘 파악해 고르는 수고는 어쩔 수 없다. 역시 본인은 빵가루멸치고금이 가장 이상적이였고 그외에 고수간장, 들깨쌈장, 갈치속젓, 셀러리 절임, 무생채, 파김치가 있으나 무난한 수준이다. 특히 대파김치 맛집으로 알려진 곳임에도 이곳 대파김치는 파김치 특유의 알싸함과 시원함은 없는 대파양념무침 수준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9. 이러한 모든 것을 합쳐보면 이곳 사장님의 가치 상승 기술은 대단하다. 비인기 부위를 구이에 접목하고, 잡고기로는 육수를 내고, 훌륭한 숙성기술을 통해 한층 더 맛을 배가시킨다. 아무나 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니다. PS: 개점 초기 이집 불판은 네모판이였고 그 불판이 이집의 간판에 쓰일 만큼 상징적이였으나 이제 동그란 판으로 바뀌었다. 이유는 네모판이 너무 높고 손님들에게 기름이 너무 많이 튀는 단점 때문이라고.... 손님 프렌들리한 사장님이시다!
신사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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