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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추천해요
1년

#회현동 #만만소흘 "네겐 너무나 귀한 짜장면 한 그릇" 망플 홀릭님들 중에 중식 고수분들이 계시는데 아마도 홀릭블랙이신 권오찬님이 최고 수준일게다. 볶음밥에 올라가는 계란만 보고 사장님의 지역 출신까지 추론할 정도니 말이다. 짜장면이라면 죽고 못사는 내게 권오찬님이 올려주신 놀라운 짜장면의 정보는 당연히 궁금증을 자아내며 믿고 가서 먹을만한 충분한 근거가 된다. 회현동 좁은 골목에 위치한 작은 가게인데, 노부부께서 운영을 하신다. 얼핏 봐도 70은 넘으셨고 80을 향해 가시는 것 같다. 이런 노사부 부부께서 회현동에 불과 두 달전에 작은 중국집을 오픈하셨는데, 벌써 입소문이 나서 손님들이 꽤 있고 저녁엔 술손님으로 예약이 없이는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가게는 작지만 화상임을 암시하는 붉은 복자가 붙어있고 두 분이 간간히 중국말로 대화를 하신다. 어쩐지 메뉴가 산동식 메뉴부터 홍콩식 메뉴까지 참 다양해서 한국분들은 아니실거라 생각을 했는데... #유니짜장 이곳 짜장면은 보통 화상집에서 많이 그렇듯이 유니짜장이 기본 짜장이다. 주문 후 뭔가 튀기는 소리가 들렸는데, 예상컨데 계란튀김이려니... 잠시 후 서빙된 짜장면은 비주얼부터 환상적이다. 정성스럽게 제대로 튀겨낸 계란튀김이 예쁘게 짜장 위에 올려져 있다. 뜨끈한 장을 한 입 먹어봤는데, 설탕과 조미료에 의존하지 않고 굉장히 순하지만 담백함이 풍부하다. 잘 비벼 한입 먹으면 이집 짜장면의 진가가 발휘가 된다. 자극적이지 않은데 자꾸 땡기는 고소함과 마치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 같은 향수가 느껴지는 맛이다. 미리 만들어 놓은 짜장인데도 채소는 꽤 숨이 살아있어 아삭함까지 갖추었다. 고기 식감도 풍부하다. 직접 만든 춘장이냐고 여쭈어 봤더니 "왜요? 맛이 달라요?' 라고 되물으신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중식 이야기를 풀어놓으신다. 매년 한국의 장 담그듯이 큰 독에 직접 춘장을 담고 발효를 스켜 그 춘장으로 짜장면을 만들다보니 하루 딱 한 번만 볶아 장을 만들고 더 이상은 안만드는 한정판매를 하신다고... 그래서 짜장을 꼭 먹으려면 점심 때 오는 것이 좋다는 팁도 주셨다. 춘장을 직접 만들어 짜장면을 만들어 주시는 곳은 서울에서 딱 두 곳을 알고있다. 하나는 마마수제만두이고 또 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마마의 첨면장은 춘장의 원형의 모습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있는 짜장의 맛이라기 보다는 된장의 풍미가 더 강하다. 그런데 만만의 춘장은 오리지날 한국형 짜장면을 위한 춘장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고 할 수가 있겠다. (게다가 사장님 내외분이 직접 장을 손수 담그시는 점도 독보적이다) 면빨도 맘에 든다. 자가제면은 아니고 사다 쓰시는 듯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얇은 면에 적절한 탱글함, 그리고 전분을 잘 씻어내서 매끈한 면빨은 담백한 장의 맛을 식감으로 돋군다. 기본기가 확실한 <명품짜장면>이다. #왕의귀환과 이야기보따리 중식노포의 노사부 부부님들이 본인들 살아오시고 고생해오신 세월을 생각하시면 본인들의 음식을 알아주는 손님이 고마워서인지 보통은 이야기 보따리를 술술 푸시는데, 이곳 사장님 내외분들도 이야기 한보따리 풀어주셨다. 그 와중에 이분들이 하루 이틀 중식을 만드신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미 50년의 중식 경력이 있으시고 7-80년대 퇴게로에서 크게 중식당을 하셨던 경력을 가지고 계시다. 당시에 주위 회사원들과 동국대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고 그에 관한 에피소드들도 술술술 ㅎㅎ 오래 전이 이미 은퇴를 선언하시고 가게도 접으셨는데, 연세가 드시니 적적하고 심심해서 진짜 본인들 음식 좋아하시는 분들과 조그맣게 소통하고 싶어 얼마 전에 작은 가게를 여셨다고 한다. 이러니 <왕의 귀환>이라고 쓰지 않을 수 있나? #작지만 강한 식당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몇 곳이나 있을까? 이집은 모든 메뉴들을 다 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공이 있는 집은 소문이 안날 수가 없다. 본인 같이 느끼신 분들의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났을 거고, 아마도 1년 내에 먹기 힘든 식당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전에 이집 메뉴들 마음껏 즐겨야 하겠다. 시간이 촉박하다 ㅎㅎㅎ <작지만 정말 강한 식당이다> PS: 개점 초에 비해 조금 아쉬워진 것은 맞으나 기본적으로는 내공 출중한 집이애요 #러셔스베스트짜장

만만소흘

서울 중구 퇴계로8길 20 1층

권오찬

노사부 부부의 체력 문제가 크겠으나 제가 방문했던 당시보다 많이 아쉬워진 건 걱정이 되는 대목이에요. 여기 짜징면을 먹고 신나서 연락드렸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Luscious.K

@moya95 저도 아쉬워요. 마지막 갔을 때 꽤 상업적으로 변한 모습이였지만 맛은 또 괜찮았거든요. 건강도 가게도 잘 유지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