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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추천해요
1년

#보문동 #영순관 "또 하나의 명품 간짜장을 경험하다" 1. 서울의 중식 노포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강북에 위치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강남에서 작은 노포를 수십년씩 하기에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의 수지타산이 맞질 않는다. 게다가 강남이 개발되기 시작한 시점도 강북에 비해서는 턱 없이 신생아 스럽다. 2. 하지만 아직 강북에, 임대료가 그리 많이 오르지 않은 곳에는 여지없이 중식 노포들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 내부분은 30-50년 내공의 노사부들이 아직도 웍을 잡고 옛날 배운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어낸다. 그러다보니 그 맛은 요즘 비싼 중국집에 비해 투박할 지는 몰라도 전혀 다른 맛과 느낌으로 다가온다. 3. 요즘 이런 중식 노포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배경에도 각각의 가게만이 주는 개성있는 음식들의 다양성이 너무나 좋았고, 그 중에서 진주 같은 노사부들의 음식을 맞보는 것도 희열일 수도 있다. 게다가 노사부들의 연세가 만만치 않으니 진정성 있는 후계자가 있지 않는 한 곧 이런 노포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조바심도 한 몫 한다. 4. 보문동 일대는 이런 노포 중식당들이 많은 곳이다. 가장 유명한 <안동반점>도 그렇고 이번 방문한 <영순관>도 무려 55년의 역사를 가진 노포이다. 다행히 지금은 아드님이 전수를 받아 웍을 잡으시는 것 같고 노부부 사장님 내외분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계신다. 대가 끊길 일은 걱정 안해도 되겠다. 5. 이집 메뉴는 단촐한데, 있을 건 다 있고 대신 양이 1인분, 소, 중으로 사이즈가 세분화 되있어서 혼밥하는 분들에게는 너무나 고마운 곳이다. 혼자 이곳에서 1인분 깐풍육을 시켜놓고 빼갈 한 잔 하는 상상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6. 메뉴에 <간짜장>이 없다. 그런데 부탁하면 만들어 주신다. 그 외에 메뉴에 없는 짬짜면, 탕짜면, 탕볶면 등의 조합도 만들어 주신다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7. 자주 올 수 있는 동네가 아니라서 간짜장 곱배기로 주문을 했다. 주문과 동시에 제트엔진 소리가 1분 정도 잠시 났는데, 그 뒤로는 조용하다. 그리고 몇 분 있다 뜨끈하게 볶아진 간짜장이 나왔다. 정말 단시간에 강한 불에 볶았다는 소리다. 8. 주방 안에 제면기가 보인다. 노포들은 자가제면을 당연시 하는데, 이 집도 자가제면으로 영순관 만의 특색을 살렸다. 면빨은 진하진 않지만 식소다를 사용한 노란 색감이 느껴진다. 면빨이 조금 쫄깃한 식감을 주는 것이 바로 이 식소다 때문일 듯 하다. 이집은 배달도 하시니 이해가 가는 부분인데, 나에겐 조금 질기고 두꺼운 면빨이였다. 대신 면에서 은은한 참기름향이 나는데, 면이 붙지 말라고 살짝 참기름 코팅을 하신 듯 하다. 다른 곳이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방법의 면이였다. 9. 간짜장 소스가 보기만 해도 환상적이다. 색감을 봤을 때 춘장 정말 넉넉하게 넣고 기름은 자제하며서 꾸덕하게 볶아낸 짜장이다. 단시간 볶았음에도 양파는 매운 맛이 전혀 없고 아삭함은 극강이다. 기가 막힌 조리 타이밍이다. 양배추도 함께 사용하셨는데, 식감을 살리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개인적으로 양배추 비율을 조금 더 높여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긴 하다. 마무리로 부추를 넣은 것은 '선성각' 스타일인데, 아마도 두 사장님이 비슷한 스타일로 배우신 듯 하다. 10. 쏘스는 춘장 향이 확 피어 오르는 기분 좋은 향이다. 그런데 맛은 강하지 않다. 조미료와 설탕이 절제되게 사용되 굉장히 부드러운 맛을 준다. 조금 뻑뻑한 느낌의 쏘스라 비비는데 손이 좀 아픈데, 대신 면빨에 짝짝 흡착이 되어 조화를 이룬다. 먹을 수록 더 맛있어지는 그런 간짜장이다. 11. 이집은 혼자 와서 간짜장 한 그릇 먹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집이다. 다음에는 지인들과 와서 요리 깔아 놓고 거나하게 먹어봐야 겠다. 12. 가게 앞에 1-2대 정도 주차는 가능하다. 단 주차 단속은 피할 수는 없다. PS: 당연히 이 집은 나의 짜장면 맛집 리스트에서도 상위 랭커 다!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러셔스의베스트간짜장

영순관

서울 성북구 지봉로24길 19 1층

맛집개척자

투박한듯 잘 볶아낸 짜장과 쫄깃한 면이면 더 말할게 없죠..1인 깐풍육이 있다는게 아주 큰 장점인거 같은데요..ㅎㅎ

Luscious.K

@hjhrock 여긴 1인 요리가 있다는 것만으로 옛부터 쭈욱 손님 프렌들리였다는 증거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