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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 #후쿠시마 #모에요멘스케 #燃えよ麺助 - 2023 오사카여행 미식 4위 “인생 쇼유라멘을 찍은 카모쇼유 중화소바" 1. 라멘을 좋아하는 본인으로서는 일본 방문 기회가 생기면 최대한 많은 일본 본토의 라멘을 먹으려 노력을 한다. 하지만 가족여행의 경우 그 희망을 달성하기는 쉽지가 않다. 어쨌거나 타베로그 오사카 지역의 라멘 랭킹을 20위까지 공부한 후 위치 파악 및 구글맵 저장까지 완료하니 마음이 왜 이리 든든한지... ㅎㅎ 하지만 정작 일정은 그리 쉽게 라멘을 먹을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허락하지 않는다. 단 한 번의 기회!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두 곳인 타베로그 라멘 4위의 <모에요멘스케>와 2위인 <라멘진생JET>를 저울질 하다 조금 더 가까운 모에요멘스케로 결정을 했다. 결과적으로 너무나 만족스러운 인생 쇼유라멘을 만나게 됐다. 2. 오전 11시에 영업을 시작하는 모에요멘스케에 10시 40분 정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10여 명이 줄을 서있었고 본인들 뒤로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줄은 늘어났다. 친절하신 마마께서 줄 정리와 오픈시간에 대한 설명도 해주셨고 마침내 11시에 점주께서 노렌을 거는 것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어찌나 설레는지 ㅎㅎ 3. 첫 그룹으로 입장을 하진 못했지만 11시 15분 정도에는 입장이 가능했고 꽤 복잡해 보이지만 규칙이 있는 메뉴판에서 본인은 멘마를 추가한 <특제기주오리소바 (特製紀州鴨そば, 토쿠세 키슈 카모소바)>를 주문했고 다른 가족은 일반 카모소바로 주문을 했다. 아내는 챠슈동도 주문 성공! 메뉴에서 알 수 있듯이 이집은 오리를 베이스로 하는 중화소바집으로 라멘의 장르에선 <쇼유라멘 - 쥬카소바 - 카모소바>로 분류가 가능하겠다. 그래서 간장의 맛이 특히 중요하고 이런 류의 라멘은 우리나라에서는 홍대의 <세상끝의 라멘>에서 맛볼 수가 있다. 실제로 세상끝의 라멘 사장님이 오사카의 중화소바에서 많은 영감을 받으신 걸로 알고 있다. 4. 다음에 오시는 분들을 위해 이집 주문법을 알려드리면... - 기본적으로 두 가지 메뉴가 있음 紀州鴨そば: 키슈카모소바 = 키슈 지역의 오리로 만든 국수 金色貝そば: 킨키로카이소바 = 조개육수로 만든 국수 - 여기에 음식의 레벨을 정한다. 보통: 라멘과 약간의 챠슈 味玉, 맛계란, 아지타마: 보통에 아지타마가 추가된 라멘 特製 특제: 보통에 아지타마, 특별 챠슈 추가된 최고급 라멘 - 기타 메뉴 チャーシュー丼: 챠슈동 5. 가게는 10명 남짓 들어가는 다찌 타입의 작은 가게인데 다른 라멘집과는 다르게 한쪽 구석에 토칭하는 아부리키친이 플렉시글래스 같은 가로막으로 분리가 되어 있다. 이곳에서 연신 쉐프가 챠슈들을 토칭하는데, 주로 라멘과 챠슈동에 올리는 오리고기를 정성껏 아부리를 진행한다. 보는 재미도 있고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일본의 요즘 라멘집의 전략이고 모습이다. 게다가 자리마다 1인용 쟁반이 놓여져 있고 그 위에 젓가락, 렌게, 물수건 그리고 물컵이 세팅이 되어 있어 뭔가 아주 잘 갖추어져 있고 대접받는 느낌을 주고 심지어 물컵은 보온컵이라 물도 지속적으로 시원하게 먹을 수 있다. 여간 꼼꼼한게 아니다. 6. 받아든 라멘은 환상적인 비주얼이다. 공항에서, 다찌구이 라멘집에서 대강대강 만든 라멘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정성과 미적 감각을 동원해 이루어낸 작품과도 같은 일본 라멘의 모습이다. 수프는 쇼유라멘 답게 진한 갈색인데, 일반적인 한국의 쇼유라멘 색에 비해 국물색이 짙다. 7. 고명은 특제라멘 답게 아주 푸짐하다. 3종의 챠슈는 호화롭게 반짝인다. 토치로 그을린 불향을 품은 레어 아부리 다리살, 레어 오리 가슴살, 돼지등심 레어챠슈는 각각의 다른 맛을 뽑내는 듯한 자태를 자랑한다. 커다란 김, 세상 반듯한 멘마, 먹음직하게 구워진 야끼네기와 색감의 엑센트를 주는 파채, 삼나물, 그리고 존재감을 자랑하는 아지타마. 보기만해도 너무나 푸짐하고 정성스럽고 먹음직 스러운 완벽한 라멘이다. 8. 수프가 환상적이다. 오리와 닭과 해물 베이스라고는 하지만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균형적이라 딱히 어떤 국물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져 시원하고 경쾌하면서 묵직함을 공존시키다. 사실 쇼유라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간장이다. 일본의 간장은 종류도 많고 지역에 따라 맛도 다르기 때문에 무한대의 맛의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잘 뽑은 국물에 감칠맛을 적용시키는 간장의 역할은 상당하다. 이집의 라멘은 첫 입 부터 강력한 감칠맛을 주지만 경박하지 않고 상업적이지 않다. 감칠맛 속에 깊음이 있고 깊음 속에 우아한 평온이 있다. 먹으면 먹을 수록 빠져드는 감칠맛이라 웃음이 절로 나는 맛이다. 과하지도 않고 모자르지도 않는 간장의 단맛과 향은 <인생 쇼유라멘>이라는 호칭을 주기 전혀 주저함이 없다. 9. 고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정성스럽다. 기가막히게 조리된 돼지등심 레어챠슈는 부드럽고 가벼우면서 촉촉하게 다가오고 아름다운 오리 가슴살은 고급 프렌치를 먹는 느낌마져 준다. 아부리한 다리살은 솔직히 깜짝 놀라는 맛인데 불향을 남발하면서 먹음식 스럽지만 속은 레어라 꽤 강렬한 치감을 주기도 한다. 변화무쌍한 챠슈들은 깊은 맛의 수프와 함께 우아함을 증가시킨다. 이집의 또다른 명물 고명이 구운 대파다. 옆 손님은 구운 대파를 자리에서 추가할 정도로 임팩트는 강하다. 고급스러운 불향을 수프에 주기도 하지만 단맛이 나는 구운 파는 아삭한 식감까지 겸비한 멋진 조력자다. 눅진한 수프에 적셔 면을 싸먹는 김의 존재도 기쁘고 통조림 따위가 아닌 제대로 만든 수제 멘마의 식감은 아직도 어금니에 남아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노른자가 익은듯 만듯한 아름다운 아지타마도 우리나라의 아지타마와는 맛의 결이 다르다. 수프의 맛을 헤치지 않게 튀지 않는 절임 맛과 정도가 균형적이다. 10. 살짝 두꺼운 면은 후츠 정도로 조리가 되어 나온다. 중화소바 답게 중화면 같은 느낌이고 묵직하고 감칠맛이 많은 라멘의 맛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풍만한 식감을 자랑한다. 면치기 하고 수프 먹고, 여러가지 고명을 맛보고 또 수프를 먹는 일련의 과정은 나만의 작은 페스티발 현장에서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축제의 모든 요소를 오롯이 즐기는 즐거움이랄까. 라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집 라멘의 모든 요소가 주는 의미가 명확하게 느껴지는 <마스터피스> 같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11. 대단한 라멘을 경험했다. 우리나라 라멘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고 맛이 있어져서 일본의 그것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수준이라 생각했는데, 이집 라멘을 먹고나서 여전히 격차가 느껴진다. 요리의 요소를 준비하는 과정과 그 요소들이 하나로 합쳐졌을 때의 비주얼과 맛의 균형은 단순히 모방하는 것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기술일 것이다. 이집에서 최고 수준의 일본라멘을 느꼈고 우리나라 라멘들과의 수준차이도 느꼈지만 또 다른 좋은 스승을 찾은 느낌이랄까? 단순히 맛있는 라멘을 만난 경험이 아니라 본인에게도 잘 만든 라멘이 갖추어야할 요소들과 맛의 수준을 다시 한 번 느끼게해준 멋진 경험이 되었다. PS: 이곳은 2016년 4월에 개업을 했고 개업하자마자 단숨에 오사카지역 라멘 1위로 올라선 것으로 알고있다. 지금은 평점이 안정되며 4위 정도의 포지션을 유지한다. 그런데 타베로그 오사카의 라멘 랭킹 평점이 1-20위까지 그리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순위를 메기는 것은 그리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져 다양하게, 열심히, 맛있게 그들의 특색을 즐기면 될 것이다. PS2: 이집 라멘의 디테일을 조금만 더 설명하자면 이집 라멘의 이름이 키슈(기주, 紀州) 오리라멘인데, 키슈는 오사카 남쪽의 와카야마현와 미에현 지역을 일컫는 말로 와카야마현에서 오리가공이나 생산을 많이 하는 듯 하다. 그래서 이집도 신선한 일본산 오리고기를 키슈 지역에서 공수해 만들기에 라멘 이름이 <키슈카모소바>다. 수프는 오리, 닭, 해물의 트리플 수프 블렌딩이고 맛에 가장 중요한 간장은 시코쿠 북쪽 카가와현의 간장과 몇 가지 간장의 블랜드라는데 카가와현이 전통적으로 일본 간장생산이 유명해서 양적으로도 일본 내 3위 정도의 생산량을 가질 뿐만 아니라 나무통에 발효시키는 전통 방식으로 간장을 만드는 양조장이 많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한다. 카가와현에서 가장 오래된 간장양조장인 카메비시야(かめびし屋)는 무려 1753년 부터 상업적으로 간장을 생산하는 곳일 정도로 그 역사와 기술의 전수가 심오한 곳이다. 이런 모습은 우리가 참 부러운 모습이기도 하다. PS3: 아내가 챠슈동을 먹었는데 라멘보다도 더 인상적이였단다. 300엔 정도의 가격임에도 불향 가득한 신선한 오리구이가 진뜩 올라가 있고 특제 타레의 온화한 달달함이 기가막히다고... ㅠ PS4: 한국이나 일본이나 주재료에 대한 자랑은 빠지지 않나보다. 이곳도 오리와 조개에 대한 효능을 열심히 적어놓았다 ㅎ PS5: 마지막 사진은 아지타마 카모소바와 챠슈동! #러셔스의베스트라멘 #러셔스의오사카 #러셔스의일본

Moeyo Mensuke

日本、〒553-0003 大阪府大阪市福島区福島5丁目12 郷社ビル 1F

맛집개척자

와...이집에 대한 분석이 대단합니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시니 오사카에 갈일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꼭 가봐야될거 같네요..^^

Luscious.K

@hjhrock 오사카에 워낙 잘하는 집이 많아 어느 한집 추천드리기 쉽진 않지만 이집은 가보셔도 후회 없을거에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