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퇴계로 #인현시장 #진미네 “술맛나는 진짜배기 술집” 이번 한국행의 최대 수확... 퇴계로 인현시장 먹자골목에 위치한 <진미네>입니다. #인현시장 퇴계로부터 종로까지 쭈욱 연결된 커다란 상가가 있습니다. 세운상가 - 삼풍상가 - 진양상가 시내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이 상가들은 이제 세운상가와 청계천 정비 이후로 그 번영은 사라졌지만, 이제는 노포의 산실로 그 주변과 함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상가들을 중심으로 예전부터 시장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데.. 충무로쪽 상가인 진양상가 옆의 시장이 바로 <인현시장>입니다. 1950년대 자생적으로 생겨난 시장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번화한 시장의 모습은 아니고 주위 인쇄골목의 영세상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밥과 술을 공급하는 숨은 맛집의 성지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이 골목을 가보니 골목 양쪽으로 작은 식당들이 즐비한데... 주로 술집과 밥집들이 대부분이고 뭔가 단촐해 보이지만 왠만한 한식메뉴들은 모두 눈에 보이네요. 어떻게 보면 고단한 주위 상인들의 휴식터와 놀이터가 되어주는 고마운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겠지요. #진미네 이 골목의 식당 중에도 유독 손님이 많은 골목의 최강자가 이곳 진미네입니다. 다른 곳과는 달리 주방이 가게 밖에 나와있는데.. 아무래도 좁은 가게를 최대한 크게 사용하려는 사장님의 노력인 것 같아요. 키친에는 커다란 순대찜통이 손님들을 유혹하는데 이 순대와 내장은 정식 메뉴가 아닌 기본안주. 옆에서 보글 끓고 있는 김치콩나물국 또한 너무나 휼륭한 소주 starter입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내어주시는 깍뚜기와 김치콩나물국과 순대접시만으로도 이미 소주 1-2병은 끝날 것 같은 완전 <소주각>입니다. 가게앞 주방 스티로폼 박스에 각종 해물들이 진열이 되어 있는데.. 그 해물들이 <그날의 안주>입니다. 보통 제철 해물들을 매일 구매하셔서 준비하시고 그 재료를 이용해 조리를 해주시는 곳이지요. 그래서 해물을 고르고 원하시는 스타일을 말씀하시면 마술같은 손맛으로 맛있게 안주를 만들어 주세요. 이날은 병어, 도루묵, 부채오징어, 호래기, 낙지, 꼬막, 뿔소라, 문어, 이면수, 꼼장어, 생굴 정도가 준비되어 있네요. 메뉴판은 형식상 준비는 되어 있는데.. 아무도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지 않습니다. 물론 가격도 없는 완전 싯가제.. ㅋㅋ 메뉴판 한 구석에 보이는 <이것 저것 주문가능>의 문구도 너무나 재밌는데.. "저건 별로 시키는 사람 없어.." 하시는 시크함도 사랑스러운 사장님이세요. #전채 자리에 착석하면 바로 내어주시는 안주가 김치콩나물국, 순대, 깍뚜기에요. 깍뚜기는 어머님의 손맛이 그대로 살아있는데.. 익지 않은 듯 신선하지만 산뜻한 깍뚜기 본연의 맛은 가지고 있는 김치였어요. 이날 깍뚜기가 미쳐서 맛이 없다고 하셨지만 미친 깍뚜기도 맛날 정도의 솜씨였습니다. 조미료 없이 끓여낸 김치콩나물국은 참 시원하고 매력적이고.. 탱탱한 순대와 신선한 간도 오래 묵어서 마른 것이 아니고 신선함 그 자체였네요. 본 안주 주문하기 전부터 전채안주에 압도당하는 기분 좋은 기대감이 마구마구 업업 합니다. #쭈꾸미 시작으로 쭈꾸미 데침을 부탁드렸어요 (물론 볶음도 가능하겠지요) 아름답고 깨끗하게 데쳐나온 쭈꾸미는 황홀할 정도입니다. 대파도 살짝 함께 데쳐서 예쁘게 올려주셨어요 (대파숙회가 되겠지요?) 쭈꾸미 한 점 입에 넣으면 그 놀라운 식감에 정말 깜짝놀랍니다. 질김은 0도 느껴지지 않지만 탄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씹을 때 경쾌하게 착착 썰려나가는 쭈꾸미의 식감이 예술적입니다. 그 사이로 계속 세어나오는 쭈꾸미의 감칠맛도 환상적이구요. 함께 주신 대파숙회와 함께 초고추장 듬뿍 찍어 먹으면 소주가 마구 땡기는데.. 쭈꾸미 한 마리에 소주 한 잔씩만 해도 소주 두어 병은 가뿐한 한주네요. 그 어느 일식 장인의 데침 솜씨에도 뒤지지 않는 데침 솜씨에 앞으로의 안주가 더욱 기대되는 스타터입니다. #해물파전 #전 해물이 기본인 식당이라 해물파전은 당연히 있습니다. 다른 전들이 드시고 싶다면 요청만 하시면 될 것 같아요 김치전, 호박전, 부추전 등등.. 밀가루만 잔뜩 들은 싸구려 해물파전이 아니고.. 그렇다고 속을 미디엄으로 익히는 부드러운 파전은 아닙니다. <겉바속촉>의 정의를 잘 보여주는 해물파전이에요. 바싹 구워진 겉면은 바삭 아삭한 고소함을 주고.. 제대로 잘 익은 부드러운 속은 담백함을 줍니다. 제가 딱 좋아하는 조리정도. 밀가루를 너무 많이 사용하지 않아 재료의 맛이 온전히 느껴지고 두께 또한 적당한 완벽한 파전. 쪽파와 오징어, 굴이 주 재료인데.. 아마도 굴이 제철이라 굴도 넣어 주셔서 그 풍미가 더욱 업그레이드 되네요. 크기도 그리 크지 않아 파전만 먹고 배부를일 없어서 좋은 딱 좋은 사이즈.. 솔직히 제 <인생파전> ㅎㅎ #병어조림 이집에서 반드시 먹어야 하는 안주 중에 한 가지가 병어조림입니다. 그 많은 메뉴 중에 간판에 자리하고 있을 정도의 이집 시그니쳐 메뉴입니다. 처음 나오는 비주얼은 마치 찌개같아요 보글보글 끓여서 굴물을 먹다보면 시원한면서 살짝 단맛 나는 생선찌개의 느낌이 납니다. 이때부터 소주가 마구 달려들어가기 시작하네요. 병어찜은 계속 끓이다 보면 어느새 조금 자작해지고 이제부터 병어타임.. 병어살을 크게 뜯어 잡고 살점을 한 입 먹으면 너무나 놀라운 '부드러움'에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느끼게 되는 먹는법.. "이건 숟가락으로 먹어야해.." 병어살이 너무 부드러워 젓가락으로는 컨트롤이 불가능하고 이 맛있는 국물과의 콜라보는 절대 놓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숟가락으로 병어살을 뚝 떼어내고 잘 조려진 국물을 듬뿍 떠서 함께 입으로 넣으면 입안의 작은 천국은 뇌에 행복신호를 전합니다. 하지만 그 부드러운 행복은 오래가지 않고 스르르 녹아 사라집니다. 엄청난 병어조림이에요... ^^ #꼭 먹어야 되는 안주 너무 먹고 싶었으나 배불러서 다음을 기약했던 메뉴가 있어요 바로 <소면> 메뉴입니다. 소면은 단독메뉴가 아니고 볶음과 함께 드실 수 있는 메뉸데... 오징어나 쭈꾸미볶음 드시고 비벼먹는 소면의 맛을 다 아실거에요. 그런데 이곳은 소면을 주문하면 그냥 국수를 삶아주시는 것이 아니라... 호박 부추와 함께 데쳐주세요. 거기에 살짝 간장양념을 하고 통깨도 뿌려주시는 정성을 보여주시네요. 이런 정성 듬뿍 담긴 '미슐랭 한식당급'. 소면이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어요 ㅎㅎㅎ 하지만 아쉽게도 이 소면은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사장님 어머니 사장님은 정말 보물이십니다. 미모도 아름다우시지만 성격도 너무 좋으시고 친절하시면서 손맛도 마술손맛이니 ㅎㅎㅎ 먹고싶은 안주를 얘기만 하면 뚝딱 해주시는 솜씨, 단골손님들 취향과 성향도 다 파악하시는 배려, 거친 상가 취객 남자손님들을 참 잘 다루시는 경험, 정말 나의 귀한 술자리를 너무나 안심하고 온전히 맡겨드릴 수 있을 만큼 의지가 되는 분이셨네요. 사장님께 또 감사하고 싶은 것은.. 너무 바쁘시지만 않으면 라면이나 짜파게티를 끓여주세요. 물론 먹고싶은 라면은 직접 사와서 전해드리면 됩니다. 짜파게티에 계란후라이도 부탁 드리면 너무나 이쁘게 후라이 해서 짜파게티에 살짝 올려주세요. 술자리의 마무리로 이만한 것도 없지요. ㅎㅎ (너무 바쁠 때 눈치없이 부탁드리면 안됩니다) #종합 어떻게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들은 너무 겉만 보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누추하고 초라한 쇠퇴해가는 낡은 골목의 작은 식당에서 이처럼 큰 감동을 받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맛 떄문에만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이 아니라 정말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그런 장소였네요. 사장님의 온화한 미소도 그렇고 한 마리 25000원의 병어찜에 저희 일행 네 명이라 많이 먹으라고 병어 두마리 넣으시고 겨우 30000원만 받으시는 인간미 (많이 먹으라고 한 마리 더 넣긴 했는데 비싸게 받을 수 없다고 하시며 웃으시네요). 이런 곳이라면 정말 매일 와서 한잔 하고 싶은 곳이였습니다. 제가 귀국 하고도 언제나 갈 수 있게 오래오래 그 자리에 계셔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머니" #러셔스의베스트술집 #러셔스의베스트시푸드 #러셔스의베스트김치

진미네

서울 중구 마른내로6길 3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