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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11개월

#동대문역 #초이라멘 #돈코츠라멘 * 한줄평 : 손님의 응원으로 가득찬 작은 라멘 식당 그대의 눈길이 문득 멈춰 오래 머물러 있다면 그건 인연의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 집이 그랬다. 퇴근길 동선에 자리잡은 지층으로부터 반층 아래 자리한 아주아주 작은 식당.. 식당을 들어서니 서너평이나 될까 싶은 공간에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더랬다. 거기에 혼밥 손님을 위한 벽면 다찌석까지.. 이 불편하게 꽉찬 공간을 불편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건 어머님의 친절한 미소가 담긴 응대였고, 그 안에서 아들이 만들어내는 음식은 썩 훌륭했다. 후쿠오카 지방의 돈카츠 라멘이 모태인 것 같으나 돼지사골에 닭뼈를 함께 우려내 감칠맛을 더했고, 여타 라멘집에서 내주는 슬라이스 차슈가 아니라 처음 경험해보는 큐브 형태의 차슈에선 본인만의 요리를 담담히 풀어나가는 요리사의 기지가 엿보였다. 식당을 나서는데 행복했다. 좋은 사람이 만든 좋은 음식을 먹었다는 생각에.. 어머니와 아들이 만들어 나가는 작은 골목 식당. 그 안에 가득한 손님들이 그렸다는 나무판의 그림들은 분명 식당과 그 곳을 지키는 모자를 응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을테다. 문득 미식가의 만족은 어떤 메카니즘일까란 생각이 들었다. 가성비가 만족스러운 음식일 수도 있고.. 기존에는 경험해보지 못 했던 새로운 맛일 수도 있고.. 물 흐르듯 대접받는 느낌을 주는 훌륭한 접객일 수도 있고. 이 모든 것의 종합적인 평가일 수도 있지만, 오늘 이 자그마한 식당에서 느낀 행복감은 개별 요소의 총합이 아닌 <한덩이의 느낌>으로 다가왔다.

초이라멘

서울 종로구 율곡로 290-2

Gastronomy

리뷰가 아니라 수필집인데요

권오찬

@gastronomy 오늘 진짜 좋은 음식 먹었다!!

Luscious.K

옛날식 1세대 돈코츠네요 ㅎ 요즘 이런 집이 사라지고 있는데 잘 버티시는 매력이 있나봅니다.

권오찬

@marious 쉐프 나이가 젊어요. 그리고 1세대라기엔 국물 맛의 레이어가 있고.. 맛만으로 평가하기엔 묘한 매력을 가진 행복식당이에요.

Luscious.K

@moya95 라멘이 생소했던 시절에 생소함과 양의 문제 해결을 위해 숙주를 넣었죠. 당시 우리나라 분들은 외국 국수라 함은 베트남 쌀국수에 익숙해 있어서 그런 듯요. 숙주가 좋은 재료지만 숙주의 비린맛이 국수에 들어가 원맛을 헤치니 요즘은 잘 안쓰는 재료에요. 그래서 제가 맹맹한 1세대 돈코츠 라멘 스타일이라고 한건데 젊은 쉐프님이 수프나 발란스 개선을 하셨다니 저도 기회되면 가봐야할 것 같아요 ㅎ

권오찬

@marious 원래는 숙주 안 올리고, 차슈도 슬라이스 형태로 사용하셨는데 오히려 이렇게 바뀐거더라구요. 심지어 좀 더 먹고 싶은 얼굴(?)로 두리번거리니까 밥도 주시더라구요. 라멘은 이래야 한다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은 것 같았어요.

Luscious.K

@moya95 그럼 동네 특성상 손님들 취향과 단가에 맞춰 변형된 스타일인가봐요 ㅎ

권오찬

@marious 꼭 가보셔요. 꼭 경험해보셔야 해요. ㅋㅋㅋ 어제 멀찌감치 차 대놓고 걸어서 가다가 식당 인근 유료 주차장 있는 것도 발견했어요. 식당 자리가 상권이 형성된 곳도 아니라 손님들에 맞춰서 음식이 변형된 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리뷰 스타일 바꿔서 설명문이 아니라 수필처럼 쓴건 이 집에서 느낀 감성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라;; 하여간 이 집 나오면서 행복했습니다. 맛있었다가 아니라 행복했습니다.

Luscious.K

@moya95 ㅎㅎ 네. 조만간 발걸음 할게요

권오찬

@marious 그 동네 갈만한 식당이.. (맛보다는 분위기와 소울로) 1. 함지박찹쌀순대 (충신동) 2. 옛날멸치국수시연 (순대집 건너편) 3. 초이라멘 (흥인지문 사거리) 4. 서울식당 (종로5가, 소고기 등심 주문하면 사골국수와 깍두기볶음밥까지 주는 노포) 살 뺴지 마십쇼! ㅋㅋㅋㅋㅋ

Luscious.K

@moya95 ㅋㅋㅋㅋㅋ 큰일났네요

맛집개척자

좋은 라멘집 하나 담아갑니다.^^

권오찬

@hjhrock 감사합니다. 생활권이랑 너무 동떨어져았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