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원성식당 #간짜장 * 한줄평 : Since 1971, 간짜장에 담긴 노사부의 인생 1. 강릉의 한갓진 동네 자리한 이 식당의 간짜장이 대단하다는 것을 진즉 알고 있간 했지만 정작 내 눈을 사로잡은 건 방 한켠에 걸린 서예가의 글귀였더랬다. 2. 홀 안쪽의 방에는 ‘천직으로 알고 쉼없이 달려온 길, 늘 달리고자 한다‘라는 글귀가 적힌 액자가 걸려 있는데 이는 1971년 개업하여 55년째 불기운에 맞서 웤을 다룬 노사부가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내뱉은 인생에 대한 담담한 소회가 아니었을까. 3. 나 역시 이제 곧 지천명의 나이에 다다를 24년차 직장인이지만 내 평생 몸담은 이 직장은 내게 <천직>이었나? 천직이 아니었더라도 직장에 최소한 <진심>이었나? 라는 질문에 당당할 수 있을까 하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4. 내 평소 지론 중 하나가 <명품은 취향을 뛰어 넘는다>이다. 우리네 관념이 <명품=Luxury=호화로운 고급품=고가>라는 등식 안에서 맴돌고 있지만, 진정한 명품은 가격이 비싼 고급 물품이 아니라 그 안에 철학이 담겨 있는 물건이 아닐까 싶다. 5. 이 집의 음식과 가격은 비록 소박했지만, 스뎅 그릇에 담긴 간짜장은 대중의 입맛에 반응하여 조미료와 설탕으로 단맛을 가미하지 않은 노사부의 취향이 오롯이 담긴 특별한 맛이었더랬다. 6. 지금이야 동네 중국집 대부분이 단맛을 좋아하는 우리네 입맛에 맞춰 자극적인 달달한 짜장을 낸다지만, 일반인들의 삶에 설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20세기 중후반경이다. 수입에 의존했던 설탕이 국내에서 처음 생산된 것이 1953년 제일제당(현 CJ)를 통해서였고, 그 이전에는 꿀과 엿, 조청 등이 식탁의 딜달함을 담당하였더랬다. 7. 그래서 그런지 팔순 전후 노사부가 여전히 웤을 잡고 운영하시는 중식 노포 간짜장은 특이하게도 단맛보다는 춘장의 짠맛이 강조된 경우를 왕왕 만날 수 있는데 이 집이 그랬다. 8. 탕수육 역시 밀가루 반죽을 이스트 발효시켜 공기층이 만들어낸 바삭한 식감을 주는 옛 조리기밥을 연상케한다. 이러한 식감과 맛은 1980년대 초 탕수육을 처음 접했던 70년대생 X세대가 평생을 찾아다닐 수 밖에 만드는 문화 충격적 경험이라 더욱 귀한 만남이었다. 물에 불린 당면을 각종 야채와 슬로 썰어낸 고기를 넣고 담담하게 볶아낸 잡채밥도 명품이라 불리기에 손색 없었고..
원성식당
강원 강릉시 경강로 2022-1
맛집개척자 @hjhrock
너무 귀한 식당이네요..이런게 명품이죠.^^
권오찬 @moya95
@hjhrock 부자를 갑부와 졸부로 나누는 것처럼 비싸다고 명품은 아니지요. 이런 음식 역시 우리 시대 빛나는 명품이라 생각해요.
Luscious.K @marious
저도 찜해둔 곳이지만 오찬님께 들으면 더 가고싶어져요 ㅎ
권오찬 @moya95
@marious 중식 노포 노사부는 십중십 관절염을 달고 계시는지라 그저 문 열었을 때 빨리 그리고 많이 가보는게 최고입니다.
권오찬 @moya95
@marious 바쁜 업무 좀 쳐내고 여유되실 때 둘이 간짜장 데이트해요! ㅎㅎㅎ
Luscious.K @marious
@moya95 그러게요. 저 이집 찜한게 최소 5년 전이거든요 ㅎㅎ 강릉가면 1순위로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