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무구옥 #이북식삼계백반 * 한줄평 : 70년된 근사한 한옥의 이북식 삼계백반 • 1954년에 지은 한옥에서 즐기는 근사한 탕반 식당 • 특별한 메뉴, 이북식 삼계백반 • 내년 즈음에는 미슐랭 선정될 맛집 1. 광화문에서 안국 방향으로 가다보면 경복궁의 동쪽 망루 역할을 했던 동십자각이 외딴 섬처럼 자리하고 있고, 좀 더 길을 걷다보면 대한항공 땅콩 사태 회항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높다란 담으로 꽁꽁 싸매여 있던 송현동 부지가 <열린 송현공원>으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2. 동십자각과 열린송현공원 사이 골목길 초입에는 1954년 지었다는 소담스런 한옥 고택이 자리하고 있는데, 공간 리모델링을 거쳐 한달여 전 <무구옥>이라는 멋들어진 식당이 들어섰다. 3. 상호는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을 의미하는 <무구>에서 차용하였는데 고급스런 하얀 자기 그릇에 제공되는 정갈한 삼계 백반을 의미하기도 하고, 그러한 순수함으로 음식에 장난치지 않고 손님을 대접하겠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건 아닐까 추측해본다. 4. 우선 메뉴의 선정이 참으로 절묘하다. 이 식당이 자리한 공간은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곳이다. 광화문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 후 정동으로 넘어가는 골목이다 보니 무구옥이 들어서기 전 식당도 결국 버티다 폐업하고 말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5. 상권 문제로 밥집이 되지 않았던 공간에 다시 밥집을 열려면 <누구나> 호기심을 가질만한 특별한 메뉴를 선정해야 하고, 호기심에 찾아온 이들을 재방문하게 할만큼 <음식의 퀄리티>가 담보되어야 하는데 무구옥은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6. 우리네 식탁에 닭은 치킨과 삼계탕으로 익숙할 뿐 <삼계백반>이라는 용어 자체가 호기심을 자아낸다. 을지로 사랑방칼국수와 남대문 닭진미강원집 등 닭곰탕 국물에 닭고기를 별도로 내어주는 백반 형태가 존재하긴 하지만 대중화된 음식은 아니다. 7. 백반치고는 18천원이라는 금액이 다소 과하다는 인상이나 산삼배양근을 넣어먹는 <삼계>이다 보니 시중의 삼계탕 가격과 크게 차이나지도 않는다. 게다가 고급 탕반 식당답게 수향미로 밥을 지어 식탁의 풍미를 더했다. 8. 자체 개발했다는 보리김치도 기가 막히다. 제주식 보리김치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 하나 풀을 쑤어 넣어 식감이 차이가 있다. 이 김치는 젓가락이 아닌 수저로 국물와 배추, 보리쌀까지 한 번에 떠먹어야 진가를 느낄 수 있다. 9. 특이하게 파생강소스가 있는데, 닭고기 백반에 어울릴 서양식 페스토도 참 특별하다. 파생강소스에 진득한 조선간장 넣어 마지막 밥 한두수저 말아먹는 것도 참으로 별미이다. 10. 음식에 대한 기호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라 맛에 대한 품평보다는 음식 이야기를 주로 하는 편인데, 이 집은 내년에 반드시 미슐랭 레스토랑으로 선정될 듯 싶다.
무구옥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7 1층
맛집개척자 @hjhrock
오..상당히 좋아보이네요. 정갈한 반찬과 잘 삶은 닭고기, 국물이면 모자람 없을거 같습니다.^^
권오찬 @moya95
@hjhrock 만족도가 아예 넘치는 매장이었어요. 가격만 유지한다면 광화문의 보석으로 불러도 될 정도로.. 제가 ‘이 집은 반드시 뜬다’라는 표현을 쓴 집이 10여년 넘게 식당 리뷰하며 3집 정도에 불과한데, 그 세번째 매장이 이곳이에요.
capriccio @windy745
오! 사람 많아지기전에 가봐야겠어요~ 좋은 소식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권오찬 @moya95
@windy745 이제 오픈 한달째인데 점심 시간 만석이더라구요. 감안해서 다녀오세요.
Luscious.K @marious
여기 마침 가보려고 딱 찍어뒀는데 타이밍 기가막혀요 ㅎ
권오찬 @moya95
@marious 여기 진짜 어마어마합니다. 꼭 가보셔요. 이북 음식에 대해서도 조예와 경험이 있으시니 분명 마음에 드실거에요.
Luscious.K @marious
@moya95 ㅎㅎ 갑니다!!!
맛과술과공간의조화 @matitge_chobo
오찬님이 올리시는 맛집 따라다녔어요! 오찬님 글 보고 오늘 무구옥에 갔습니다! 정말 맛있더군요.. ‘아니 오찬님이 5점을 주셨다고??’해서 당장 가봤는데 정말 맛있었네요.. 감사합니다. 부끄러워 눈팅만 하다 팔로우합니다,,, ㅎㅎ
권오찬 @moya95
@matitge_chobo 아이고.. 감사합니다. 제 평점 기준은 아주 만족스러운 매장에 4.5를 줍니다. 맛이란게 주관적이다보니 나름 겸허하게 여지를 주는데.. 제 5점 매장은 누가 가도 만족스러울만한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맛있게 드셨다니 저도 마음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