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moya95

4.5

6개월

#제주시청 #한라식당 #옥돔뭇국 * 한줄평 : 한라식당에서 제주 토박이들의 밥상을 만나다 • 전현무의 ‘프리한 19’에서 선정한 국물 1등 맛집 • 제주의 일상 밥상에서 ‘국’ 요리가 갖는 의미 • 관혼상제 상차림에 반드시 올라가는 귀한 생선, 옥돔 1. 제주시청 인근,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골목길을 걷다보면 <한라식당>이 조용히 자리잡고 있다. 이 식당의 주력메뉴는 다름아닌 옥돔뭇국과 갈치 호박국으로 육지 관광객에겐 다소 생소할 수 밖에 없는 <생선>으로 끓여낸 국이다. 2.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진정한 제주의 속살을 경험하고픈 일부 미식가들만 알음알음 다녀오던 이 곳이 인지도를 얻게 된 계기는 방송인 전현무님이 진행한 <프리한 19>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3. ‘국물러버 한국인들의 군침폭발 19‘라는 주제로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 한라식당의 <옥돔뭇국>이 대전의 태평소국밥과 광주 명화식육식당의 애호박찌개 등을 제치며 당당히 1위에 등극하며 전국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더랬다. 4. 제주의 일상 밥상은 과거 쌀이 귀했던 시절의 흔적을 품고 있다. 보리를 주식으로 하되 차조와 수수, 메밀 등의 잡곡을 섞었고 여기에 감자와 톳, 모자반 등의 부재료를 더해 곡식을 아낌과 동시에 거친 밥상을 풍성히 채웠다. 5.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삼키기 깔끄러울 수 밖에 없었던 잡곡밥을 수월히 넘기기 위해 필연적으로 발달한 것이 바로 ‘국’이다. 6. 제주의 국은 이런 저런 다양한 재료를 넣어 각종 양념으로 끓여낸 육지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제주의 국은 미식이라는 관점보다 잡곡밥을 삼키기 위한 실용적인 측면에서 발달한 밥상 문화다 보니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생선과 우엉밭에서 뽑아낸 채소의 신선함을 전제로 한다. 7. 다시 말하자면 거친 잡곡밥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제주의 국은 생존의 기술이자, 미각의 해방 창구였더랬다. 이러한 견지에서 한라식당의 옥돔뭇국과 갈치 호박국은 제주의 밥상을 지켜온 귀한 음식이라는 인식을 갖고 경험해야 한다. 8. 제주 바다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귀한 생선인 옥돔으로 우려낸 맑은 국물은 옥돔의 담백한 풍미와 무의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져 바다의 숨결을 전한다. 제주에서는 옥돔이 최고의 생선이라지만, 그럼에도 육지 사람인 내 입장에서는 오히려 갈치 호박국이 좀 더 편안하게 다가온다.

한라식당

제주 제주시 광양9길 19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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