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 #오뚜기왕돈까스 #왕돈까스 * 한줄평 : 음식 그 이상의 만족을 느끼다 1. 서울시립대 근처, 전농동 차로변에 자리잡은 <오뚜기왕돈까스>는 허름한 외관과 달리 깊은 맛과 친절함으로 가득한 곳이다. 2. 대략 20여년은 족히 넘었을 법한 이 식당 공간의 거울에는 과거 <오뚜기 분식>이었던 시절의 메뉴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아마도 주인장 내외가 세월이 흘러 몸이 부침에 따라 돈까스와 제육덮밥, 김치볶음밥 등으로 메뉴를 간소화한 듯 하다. 3.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왕돈까스는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바삭하게 튀겨진 겉옷은 기름기 없이 깔끔하고, 튀김옷과 고기의 결착이 좋아 식감이 남다른 돈까스와 궁합 좋은 소스는 풍미가 제법이다. 4. 이 집의 매력은 음식의 완성도보다도 공간이 주는 아우라와 주인장 부부의 상냥함에서 화룡점정을 찍는다. 여학생이 미처 다 먹지 못한 돈까스를 보고 “왜 그리 못 먹었냐?”며 걱정하는 주인장 내외와 다음번엔 꼭 “완벽하게 클리어”하겠다라는 여대생의 넉살좋은 응답을 보며 이 집은 손님들과 사랑을 주고 받는 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5. 이 집 돈까스의 매력은 굳이 빵과 밥 중 하나를 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먹성 좋은 대학생 상대로 한 밥집 답게 성인 얼굴만한 돈까스와 충분히 배부를 만한 공기밥, 그와 더불어 갓 튀겨낸 모닝빵 한 조각은 여러 변주가 가능하다. 모닝빵의 반을 갈라 마카로니와 야채 샐러드, 돈까스 두어조각을 넣으면 <돈까스 햄버거>가 되는데, 단돈 9천원짜리 메뉴에 요즘 외식 트렌드 중 하나인 체험 성격을 가미했다라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6. 스프 대신 제공되는 오뎅국물 역시 반전 매력이다. 맑고 담백한 오뎅 국물은 한국형 경양식 돈까스와 제법 괜찮은 궁합을 보여주는데다 유년 시절 동네 분식집에서 느꼈던 익숙한 위로를 떠오르게 한다.
오뚜기 왕돈까스
서울 동대문구 전농로 226
맛집개척자 @hjhrock
빵과 밥을 모두 주다니 아주 혜자스러운 집이군요.^^
권오찬 @moya95
@hjhrock 공간이 주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 상냥한 주인장 내외의 접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하면서도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오뎅국물과 돈까스의 조화 등.. 모든게 참 좋았습니다.
Colin B @colinbeak
경양식 돈까스는 일단 다 저장해두고 가보게 되는 것 같아요. 실망하기 일쑤이지만 ㅎㅎ
권오찬 @moya95
@colinbeak 돈까스에 거는 기대치가 너무 올라가버렸어. 그런데 이 집은 음식에서 오는 모자람을 감성으로 툭툭 채워주는 뭔가가 있더라.
갈라파고스 @Galapagos0402
비주얼이 되게 귀엽습니다 ㅎ
갈라파고스 @Galapagos0402
경양식 안 좋아하는데도 끌리는!
권오찬 @moya95
@Galapagos0402 소소하고 무해해서 아무 것도 아닌데 마음 가는 경우 있잖아요. 여기가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