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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4.5
5개월

#을지로 #박군자진주냉면 #진주물냉면 * 한줄평 : 평양냉면 나와바리인 을지로에 진출한 진주냉면 • 복원된 음식, 진주냉면의 유래와 특징 • 박군자 진주냉면의 서울 을지로 진출에 관한 해석 • 새로운 냉면 지도를 그리고 있는 진주냉면에 대한 응원 1. 진주냉면은 경남 진주에 뿌리를 둔 향토음식으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독특한 음식이다. 1994년 이북 평양에서 출간한 <조선의 민속전통>이라는 책에서도 ‘랭면 중 제일은 평양랭면과 진주랭면이다’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진주냉면은 남한 지역의 대표적인 찬국수라 할 수 있다. 2. 진주냉면은 영호남의 물산이 집중되는 진주의 지역색이 물씬 묻어있는 음식이다. 진주는 영호남의 사람과 물산이 집중되는 길목에 자리하다보니 교방문화가 발달하였는데, 칠보화반이라고도 불리는 화려한 고명으로 담아낸 진주 비빔밥, 전복과 해삼, 석이버섯 등 최고급 재료의 고명이 올라간 진주냉면 등은 서민의 밥상 음식이라기보다는 권세가와 부자들이 향유했던 미식 문화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3. 진주냉면의 유래는 이러하나, 실상 우리가 접하고 있는 진주냉면은 <복원된 음식>이다. 1966년 진주 중앙시장 대화재 사건으로 전통 음식점들이 큰 타격을 입으며 진주냉면 역시 명맥이 끊겼으나 2000년대 초 음식사학자인 김영복 선생과 진주시, 지역 방속국이 협력하여 진주냉면을 부활시켰더랬다. 4. 사정이 이렇다보니 진주냉면은 요식업 격전지라는 서울 지역 진출이 다소 늦어질 수 밖에 없었더랬다. 이러한 사정에 더해 대미필담의 매력이 넘치는 평양냉면과 보다 직관적인 함흥냉면에 비해 해물 육수와 육전 고명이라는 낯선 조합이라는 진주냉면의 특징 역시 한 몫 했으리라 본다. 5. 얼마 전 진주냉면의 적장자라 할 수 있는 <하연옥>의 창업주 하거옹, 황덕이 부부의 첫째 아들이 운영하는 <박군자 진주냉면>이 을지로 입구역 근처 문을 열었다. 6. 을지로는 누가 뭐라 해도 한국 전쟁으로 피난 내려온 이북 실향민들의 평양냉면 성지이다. 이른바 평양냉면 나와바리에 진주냉면이 둥지를 틀었다는 것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6-1. 우선 냉면은 더 이상 계절 음식이나 특정 지역의 향유물이 아닌데다 매니아층의 전유물에서 대중의 일상 음식으로 확장되었다. 교조주의적 냉면 조리법과 맛의 경계가 다소 흐트러진 상황에서 다소 생소해서 미처 서울 진출을 하지 못 했던 진주냉면은 파고들 수 있는 틈새를 발견한 것은 아닐까 싶다. 6-2. 또 다른 해석은 바로 경영 측면에서의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을지로의 식당은 분점이 아니라 무려 <본점>이다. 진주 지역을 기반으로 한 향토음식의 본점이 무려 서울이라니.. 아마도 하연옥(하거옹 사장의 막내딸)이 진주 지역을 선점한 상황에서 박군자 진주냉면(하거옹 사장의 첫째 며느리)은 레드오션을 떠나 블루오션으로 떠나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7. 오픈한지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해도 한여름 점심 시간 장사가 2회전이 채 되지 않은 걸 보면 앞서 서술했듯이 진주냉면은 아직 서울사람들에게 낯선 음식인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주냉면이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틈새를 파고들어 독자적인 매력으로 서울의 미식지도를 새로이 그려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응원의 글을 써본다.

박군자 진주 냉면

서울 중구 을지로3길 30-5 1층

capriccio

오, 날씨 더운날 요기도 가봐야겠어요 ☺️

권오찬

@windy745 아직 사람이 많진 않더라구요. 덜 알려진 영향이 크겠지요, 진주냉면의 존재감도 그리고 신상 개업 소식도..

맛집개척자

이제서야 서울에 진주냉면이 들어왔다는게 놀랍네요.ㅎㅎ 아마 처음엔 낯설어도 곧 매력을 알게 될 듯 합니다.

권오찬

@hjhrock 이미 몇해전부터 하연옥과 박군자진주냉면은 서울 및 수도권에 진출하긴 했어요. 그런데 이미 지방의 향토음식이 대거 서울로 진출한 것에 비하면 ‘이제서야“라는 느낌에다가.. 박군자 진주냉면이 진출한 지역이 하필 평양냉면 나와바리라는거지요. ㅋㅋㅋ 진주로 출장가시게 되면 만날 수 있는 진주냉면집이 산홍, 황포냉면, 하주옥, 하연옥 등 선택지가 제법 많습니다.

맛집개척자

@moya95 저는 개인적으로 황포냉면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황포냉면도 체인점마다 맛이 좀 제각각이더군요.

권오찬

@hjhrock 해물육수다 보니 해물의 배합과 상태, 간장의 숙성도 등 육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자가 너무 많아요. 같은 브랜드라도 지점마다 맛이 다른게 진주냉면이에요. ㅋ

포식자

그냥 보기에는 국수느낌이군요! 조만간 맛보러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