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식당이나 상인식당은 없는데 왜 유독 택시기사들을 위한 ‘기사식당’은 존재했을까요? 기사식당의 탄생에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택시기사라는 직업의 특성이 함께 작용했습니다. 농어촌 인구가 도시로 몰리며 도시는 빠르게 팽창했지만, 늘어난 도시민을 실어 나를 대중교통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 빈자리를 메우며 택시도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당시 기록을 찾아보면 하루 500km 가까이 운행하는 기사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정해진 점심시간은 따로 없었지요. 운행 사이에 차를 세우고 빨리 밥을 먹은 뒤 다시 길 위로 나가야 했습니다. 그 노동 방식이 식당의 모습까지 바꾸었습니다. 차를 세우기 편해야 했고 음식은 빨리 나와야 했습니다. 잔돈을 바꿔주거나 밥을 먹는 동안 세차를 해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기사들이 모이면 도로 상황과 손님 많은 곳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오갔습니다. 기사식당의 대표 메뉴가 된 돼지불백과 돈가스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당시 불고기와 돈가스는 일상적으로 먹기에는 제법 특별한 음식이었습니다. 기사식당에서는 소불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볶아 밥과 반찬을 곁들인 돼지불백이 자리 잡았고, 경양식집의 돈가스도 밥과 국, 김치를 곁들인 한 끼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날 먹던 음식이 도시 노동자의 일상식으로 바뀐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기사식당이 하던 일도 하나둘 다른 곳으로 넘어갔습니다. 길은 내비게이션이 알려주고, 정보는 스마트폰으로 나눕니다. 잔돈은 카드 결제가 대신하고 세차는 전문 세차장이 맡습니다. 하지만 돼지불백과 돈가스, 밥과 국을 한 상에 내는 그 시절의 식사법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기사식당에서 밥을 먹는 일은 옛 음식을 맛보는 것과 조금 다릅니다. 한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일했고, 어떻게 쉬었으며, 어떻게 한 끼를 해결했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음식은 때로 사라진 시간을 기억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기사식당 #돼지불백 #기사식당돈까스 #도시발달사 #음식인문학
음식인문학
메이커 없음
진부한취향 @tastezinboo
우와 넘 흥미로워요 잘 보고 있습니다!
권오찬 @moya95
@tastezinboo 뽈친들의 교양을 살찌웁니다. ㅎㅎ
하늘호수속으로 @skylake123
오찬님 덕분에 살 많이 찌는중!🤭🤣
권오찬 @moya95
@skylake123 까꿍~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말도 찌고 나도 찌고.. 차라리 다 살쪄버렸으면 좋겠습니다. ㅋㅋㅋㅋ
하늘호수속으로 @skylake123
@moya95 까르르르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