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미오
추천해요
2년

선릉역 대표 맛집이 전국구로 유명한 농민백암순대와 뽕족발 2강 체제가 되기 전 마담밍과 함께 꾸준히 손님이 있던 곳입니다. 특히 ‘우리집만두’는 이 자리에서만 정말 오래 있었는데요. (90년대부터 있지 않았던가 싶습니다. 제가 그 시절 이 근방에서 학원을 다녔거든요) 당시엔 동네 흔한 만두집 같은 느낌이었는데, 만두를 직접 빚는 비프랜차이즈 가게가 극히 드문 지금, 일대에서는 정말 귀한 가게가 되었죠. 유명해진 지금도 한결 같이 아담한 매장에서 직접 만두를 빚는, 만두국과 군만두가 대표 메뉴인 그런 곳이죠. (예전엔 그냥 찐만두도 있었는데 이젠 안 하시는 듯요) 사실 학창시절엔 만두의 귀함도 잘 몰랐고, 이 근처가 미술학원들로 쫙 깔렸을 때라, 먹어볼 생각을 한번도 안 했는데 (닭갈비 먹으러 가거나 패스트푸드 가던 세대 🙋🏻‍♀️)이 빨간 국물 만두국 만큼은 참 궁금하더라고요. 강남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20대부터 강북을 주근거지 삼아 살아왔는데, 강북의 많은 것들이 참 좋았으나… 그 중 유독 충족이 안 되던 음식 중에 하나가 만두…! 강북의 유명 만두집은 참 슴슴 정갈하달까, 이북음식의 그것인데… 그 맛을 즐기기에 20대인 저는 너무 young하여, 제 영혼의 소울푸드 같던 노점 왕만두가 그렇게 그리웠습니다. 특히 ‘전골’을 만들어 먹는 만두는 저에겐 진정한 만두의 맛이 덜 느껴져서 양반가 음식의 정갈함도 몰랐고, 만두전골을 먹는 가족 외식 모드도 제겐 없었죠. 제가 알기로 이런 당면 들어간 푸짐 속 만두는 이름도 비슷한 강남역 ‘우리집 만두’가 있었는데, 거긴 조금 더 김치가 들어간 속이라, 국으로 먹을 때가 좋습니다 (이 점에서 합정 ‘남북통일’과 좀 비슷하죠) 강남역 ‘우리집 만두’는 좀 살짝 군만두 스타일로 찐만두를 내는데 여기도 3시부터 되는 ‘김치군만두’가 아마도 같은 만두가 아닐까 싶네요. 뭘 먹을거냐고 밖에 줄 서있을 때 물어보시는데, 그거에 맞춰 찌고 있는 만두를 빼서 조리에 들어가는 시스템 같아 보입니다. 찌는 것과 만두 빚는 것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어서, 작은 매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매운만두국을 시키고, 국물 한입. 생각한 것보다 깊은 맛은 아닌데, 오늘 기분에 좋습니다. 역시나 깨보니 시원한 당면 속..! 담백한 고기 만두입니다. 국물은 얇은 육개장 같은 맛인데, 맵기보다는 고추 기름이 있는 맛으로 좀 기름기가 있다보니 다 마시긴 그런데, 먹을수록 왜 베테랑 칼국수가 생각나는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얇게 저며진 두께의 단무지, 막 무친 오이지… 덜어먹는 김치 통이 2개나 있어 보니 하나는 동치미네요. 만두국 한그릇 먹는 동안 젓가락이 참 바쁘게 움직이게 됩니다. 제가 처음 ‘자하손만두’나 ‘평안도만두집’을 먹고 실망했던 것처럼, 아마 어떤 분들에게는 이게 그렇게 맛있을 만두인가 싶겠지만요 (저도 지금은 위의 2집 다 좋아합니다 ^^*) 빽빽한 학원가이고, 아파트단지 뿐이던, 맥도날드와 버거킹 사이에서 떡볶이집 찾기도 힘들던, 분식집을 뱅글뱅글 돌던 이제는 테헤란로로 바뀌어버렸지만, 베이비붐 세대 부모들이 새 정착지를 찾아 왔던 교통편 안 좋던 강남 변두리에 살던 시절, 은마상가 떡볶이와 함께 가장 소울푸드스러운 맛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마담밍은 정말 취향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었으니 한번 더 시도해보렵니다 ㅎㅎ) 1. 제 앞에 남자분은 비 오는 12월에 ‘냉만두국’을 시키셨는데, 지금은 안되는 계절 메뉴라고… 궁금해지더라고요. 2. 강북은 유난히 ‘이북스타일’의 슴슴만두로 된 ‘전골’이 많아보이고, 강남쪽은 ‘우리집 만두’를 필두로 한 한국식 만두가 한시절 매장을 넓혔는데 3. 이태원/홍대/압구정/신사 에서 인기가 있는 건 ‘중식 만두’로군요. 올만에 만두-🥟해서 맨두맨두 했던 행복했던 날이었더랬습니다~. (다음 갈 집은 보영만두 강남점!!)

우리집 만두

서울 강남구 선릉로 424 1층

레베디

서울 안에서도 만두의 스타일이 이렇게 갈리니 재밌네요 ☺️

석슐랭

만두요정님의 오랜만의(?) 만두 포스팅이시군요^^

추군의 태양

우만이 아직도 있군요? 04~07년도에 선릉에서 첫 직장생활을 했던 곳이라 옛 생각이 나는 곳~

최은창

만두 이야기 참 재미있게 쓰시네요.

미오

@revedy_346 ㅎㅎㅎ 만두 따라 삼만리~ 하고 싶은 맘이라 그런가봐요.

미오

@kims8292 오랜만두…!! 추천해주신 서촌만두집 꼭 가볼게요!!!

미오

@triplej23 우만~ 완전 멋진 정감가는 줄임말이네요. 정말 오래되었죠. 이젠 늘 줄 있는 집이더라고요~!!

미오

@eunchangmd 감사합니다… 제 소울푸드거든요 :) 만두를 너무 좋아해 고3 땐 새벽 늦게 귀가할 때면 늘 만두트럭 앞에 붙어있어서, 어머니가 만두장수에게 시집가라고 하셨어요 😌 지금은 제가 집에 가끔 사가면… 넌 지금도 만두를 좋아하는구나..! 하면서 그때 이야길 하곤 합니다 히힛 은창님의 소울푸드도 언제 들려주셔요 🙏

최은창

@rumee 저도 만두 엄청 좋아합니다. 부모님이 평안도에서 내려오셔서 주로 이북식 만두를 즐기지만요.

고독한국밥가

육개장 느낌의 매운만둣국이라니… 기가막힙니다.

한 줌의 위

이 집 냉만두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너무 오래 되서 그게 어린이맛이였지 어른맛이였지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