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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끼룩
추천해요
2년

(긴 글 주의, 호들갑 주의) 정말 다른 분들이 추천하지 않으셨다면 아마 평생 들어가지 않았을 법한 외관의 카페인데… 고수는 그런 곳에 계셨습니다 😅 저는 평소에 라떼만 마셔서 핸드드립 잘하는 곳에 가면 상당히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보통 핸드드립을 잘하는 곳이 라떼도 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핸드드립의 맛은 잘모르기에 많이 망설였지만, 결국 가게에서 가장 시그니쳐로 선보이는 메뉴는 먹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김나영 블렌드로 주문했어요 (이렇게 메뉴에 본인 이름을 넣었다는 것도 보통 분이 아니심) 솔직히 인테리어 보고 사장님이 흰머리 희끗희끗한 남자분일 줄 알았는데 여자분이시더라구요 (벽에 용 그림이 있음 😝) 처음에 원두를 조금 담아주시면서 향 맡아보라고 하시고 메뉴 설명이 적힌 책(?)을 펼쳐주시면서 읽고 있으라고 하신 다음 커피를 내려주셨어요. 핸드드립 잘 모르는 저는 강배전인데도 탄맛보다는 굉장히 깔끔하면서 단맛이 잘 올라오는구나 정도로 커피맛을 느꼈는데요. 책을 좀 읽어보니까 사장님이 보통 분이 아니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사장님이 궁금해져서 대화를 시도한게… 한시간이나 이야기하고 나왔습니다 ㅋㅋㅋㅋ 마치 이야기를 걸기 기다리신 것 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장님 계속 말씀마다 “저희는 그냥 작은 동네카페에요…“라고 하시는데 자부심이 엄청나시더라구요. 사장님의 커리어를 보면 당연히 자부심 있으실만하구요. 손님에게는 커피 한잔일 뿐이지만 본인은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며 내리신다며, 손님의 취향에 따라 커피가 입맛에 안맞을 수는 있지만 로스팅하고 내린 사람의 표현 의도도 생각해보면 커피를 더 풍요롭게 마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네요. 지난 10월에 특별 행사를 하셨다며 그때 메뉴판을 보여주시며 설명해주시는데 ‘아 이사람은 찐이다! 커피 덕후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동자가 반짝반짝하면서 환하게 웃으시는데, 그냥 보고만 있어도 이 곳을 널리 알려서 사장님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이 커피 밖에 모르는 바보… 사장님은 바보에요… 마지막으로 카페인 하이를 무릅쓰고 아이스 라떼도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했는데 한모금 마시고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맛있어!!! (라떼는 확실히 맛평가 가능 😇) 나가던 길을 되돌아 사장님께 “너무 맛있어요!!!” 라고 말씀드리니까 또 환하게 웃으시네요… 아아 이 커피 바보 ㅠㅠ 매니아 분들께는 유명한 곳 같은데 사실 저는 미식의별님 @maindish1 포스팅 보고 며칠 전에 알게 되었어요. https://polle.com/maindish1/posts/332 참 아직도 제가 모르는 이렇게나 좋은 곳이 많군요. 그리고 너무 오래간만에 자신의 업에 진심인 사람을 만나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습니다… 힙카페만 가던 저를 반성하게 되고… 꼭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 책을 읽은 듯한 느낌… 커피 정말 좋아하시면 한번 가보셔요. 위치도 정말 이상한 곳에 있어서 걱정되네요. 가셔서 한마디 던지면 사장님이 덥썩 물어주시리라 생각됩니다…

코페아 신드롬

서울 마포구 새터산길 1 지층

이연

호들갑 소문듣고 왔습니다~

윤끼룩

@eyeonhere 안녕하세요 윤호들입니다~

어느새

와… 끼룩님 장문의 호들 아니 포스트에 깊은 감동받았습니다. 꼭 가봐야겠어요.

윤끼룩

@jynmartian 이번 호들갑이 좀 길었네요 ㅋㅋㅋㅋ 근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시게 되면 사장님과도 대화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미식의별

안녕하세요. 드신 잔을 보니 강배전을 연하게 드셨군요. 일본식 강배전 많이 접해보지 않은 분들은 강배전이라고 하니 너무 진하고 쓸 것 같아 연하게 주문하시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만, 사실 이런 커피는 데미타스잔으로 진하게 먹는 게 좋고, 느끼신 대로 타거나 쓰지 않고 달고, 그보다 낮은 농도는 좀 맹숭맹숭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시면 진하게도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핸드드립 잘 하는 곳이 라떼도 잘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셔서, 저로서는 생각해보지 못한 방향의 시각이라 신선했고, 그렇게 느끼신 이유를 알 것도 같아서 다시 한 번 생각을 다듬을 수 있었네요.(저는 사실 그 반대에 가깝다고 생각해 왔거든요.) 제 포스팅 보고 찾아가주시고, 부러 커피도 두 잔씩 드시면서 솜씨를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윤끼룩

@maindish1 좋은 곳을 소개해주시는데 어찌 안가볼 수 있겠습니까 😊 미식의별님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더 감사드려요 🙇🏻

석슐랭

아 전 오늘 2시간동안 머무르다나왔는데, 나오기가싫더군요.

윤끼룩

@kims8292 아아 시간 정말 빨리 가지요. 저도 다음 일정 때문에 겨우 엉덩이를 들었던 기억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