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반포동 #스시고 "변화를 멈추지 않는 원조 미들급 스시야" 1. 우리는 원조격인 식당을 요즘 트렌디語로 <시조새>라고 부른다. 미들급스시도 시조새격인 식당이 본인이 알고 있는 한 두 집이 있는데, 하나가 이미 폐점해 아쉬운 홍대의 '스시시로'고 또 하나가 바로 서래마을의 <스시고>다. 스시고 오픈 초기에 방문을 하고 거의 5년만?에 재방문을 했는데 워낙 예전 기억이라 이미 맛에 대한 기억은 소멸되서 이번 방문은 거의 첫 방문 처럼 스시고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2. 전체적으로 클래식함을 유지하는 구성이다. 흰살생선부터 마구로로 이어지는 부담없는 구성과 너무 튀기 않는 히카리모노의 삽입이 안정적이다. 거기에 보편적인 북방조개 아부리나 우니 같은 구태의연하지만 없으면 안되는 요소들도 잘 배치가 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구성이면 시조새로서 너무 식상하다. 스시고는 이런 클래식한 구성에 이집만의 참신함을 불어 넣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디저트인줄 알고 받아 들었던 <안키모 모나카샌드>라던가, 연어알의 연결막을 훼손하지 않고 손질해 쥠초밥으로 만들어낸 <이쿠라스시>는 변화를 멈추지 않는 스시고의 노력이라고 보여진다. 3. 네타의 신선도는 참 좋다. 숙성도는 딱 적당한 클래식한 수준이라 누구도 부담 없는 수준이고 간을 한 수준도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다. 이런 기조는 밥에서도 나타나는데, 요즘 유행하는 강한 샤리의 맛은 아니고 연한 신맛과 짠맛을 동반하는 클래식한 타입의 샤리라 네타와 궁합이 좋다. 단 이날 샤리가 좀 질어 나에겐 입안에서 밥이 뭉치는 듯한 식감을 준 것은 아쉽다. 이날만 그런 건지, 스시고의 스타일인 건지는 다음 방문 기회에 확인해 보면 될 것 같다. 4. 쉐프님의 독특한 배려들이 참 좋았는데, 위에 언급한 <안키모 모나카샌드>는 단맛을 곶감으로 내고 크림치즈로 고소함을 준 아이디어가 좋았고, 아부리한 <북방조개에 스타치> 한 방울 떨어뜨리는 샌스와 쥐기 힘든 <엔가와 무침>을 시소잎을 이용해 줘어내 시소향과 스시 모양을 잡는 기술도 인상적이다. 스이모노에 진짜베기 오뎅을 만들어 넣은 것도 맛있었고 미역토로로를 넣어 부드러운 식감을 강조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베따라즈케에 밥알을 입혀 부드러운 식감을 준 것도 이집에서 처음 맛본다. 5. 스시집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마구로의 상태가 매우 좋다. 오오마산 나마마구로를 사용하시는데, 살짝 쯔케한 아카미는 아주 연한 산미를 주면서 이질감 없이 부드럽고 깔끔했고 오도로도 찔겅거리는 힘줄 없이 지방의 고소함을 잘 살렸다. 다만 마구로 피스가 두 피스인 것은 아쉽다. 물론 내 욕심이지만 ㅎㅎ 6. 아쉬운 점이라면.... - 신박한 <무화과 튀김>은 같은 단맛 계열의 소스보다는 소금이 더 잘 어울려서, 따로 소금을 요청해 먹으니 그 맛이 훨씬 좋았다. 물론 쉐프님께도 알려드렸다. - 마무리 교쿠가 없으니 뭔가 허전한 마음 ㅎㅎ - 역시 샤리의 질척함은 아쉬움 - 진짜 킬링피스가 없는 것 같은 무난함 정도가 아쉬움이 되겠다. 7. 감사한 점이라면.... - 만들기 귀찮은 카파마끼를 큼지막하게 마무리로 주셔서 언제나 카파마키로 마무리하는 나의 스시라이프를 만족시켜 주셨고 - 남은 술을 위해 한치다리 튀김, 튀각과 육포, 토마토 크림치즈 등 계속 안주로 내어주셔서 아주 즐거운 술자리가 되었다 - 게다가 유쾌하고 절제 있는 손님 응대는 손님들을 기분 좋게 하는 배려다. 8. 처음 개점해 매장 위의 하꼬방 같은 곳에서 고생고생 하시며, 아끼며, 연구하며 키워온 #오승원쉐프 님의 <스시고> 앞으로도 더욱 연구하며 우리나라 미들급 스시계를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 PS: 폐점으로 나를 아쉽게 했던 스시시로는 헤드쉐프인 김창규 쉐프님이 은평구에 <스시이마>를 오픈하시면서 그 아쉬움을 달랬다.
스시 고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22길 1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