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사랑방칼국수 "8,000원으로 즐기는 닭코스요리" 1. 충무로하면 영화, 충무로의 극장 하면 <대한극장>이 떠오른다. 수십년 전 유명한 헐리우드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면 극장 앞에서 표 사려고 몇 시간씩 줄을 서곤 했던 생각이 난다. 대한극장은 특히 70mm 필름을 상영할 수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극장이여서 대작들이 많이 상영이 됐는데, 벤허, 킬링필드 같은 영화는 학교에서 단체로 본 기억도 난다. 물론 영화 보고 친구들과 뒷재미를 보는 것이 더 재미있던 시절이긴 했다. 지금 가장 생각이 나는 영화는 <로보캅>이다. 대한극장 독점 상영이였는데, 폴버호벤 감독의 창의력과 당시의 분장기술에 어린 눈은 홀딱 반해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폴버호벤 감독과 로보캅의 찐팬이 되기도 했었다. 2. 이제는 대기업이 멀티플렉스화 해버린 극장산업으로 인해 충무로-을지로-종로로 연결되는 대한극장-중앙극장-명보극장-스카라극장-국도극장-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극장 라인은 허물어졌지만 아직도 내게는 영화는 충무로, 을지로, 종로였고 어린 나에겐 시내 나갈 일은 오직 영화를 보기 위함이였다. 그게 거의 3-40년 전의 일이니 이 거리를 거닐며 변했거나 사라진 극장터에서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그 세월을 한 자리에서 꿋꿋하게 지켜낸 칼국수집이 바로 50년이 넘는 업력을 가진 <사랑방 칼국수다> 3. 거리 자체가 Old & New 가 공존하는 곳이지만 하얀 타일 외벽의 이집은 딱봐도 노포의 포스가 느껴지는 곳이다. 처음 방문을 했는데, 본인이 어린 학생 시절 영화를 보러 시내를 거닐 때도 이 자리에 있었고 한 번 쯤은 이 가게 앞을 지나쳤을 것 같은 상상을 하니 옛 추억들이 빠르게 주마등 처럼 스치고 간다. 참 재미난 경험이다. 4. 8,000원의 백숙백반을 주문했더니 작은 닭 반마리, 맑은 닭국물, 공기밥과 겉절이, 파, 양파를 주셨다. 단순하지만 풍성하다. 국물을 먹어보니 감칠맛이 꽤 강한 맑은 닭국물이다. 은은히 풍기는 마늘향이 참 좋다. 깊진 않지만 맑고 개운하다. 보통 닭칼국수 하는 집들은 노계를 사용해 깊은 맛의 국물을 내지만 이집은 영계를 사용해 짧은 시간 국물을 내서 맑다. 그리고 깔끔하다. 마치 식전 콘소메를 먹는 느낌이다. 5. 메인으로 닭다리를 들고 산적 같이 뜯어 먹어보자. 연하고 감칠맛이 나는 닭이 참 맛있다. 맹물로 삶는게 아니라 간을 하고 삶아내는 모양이다. 특제 초장과 파를 섞어 이집만의 특제 파초장으로 먹어도 괜찮지만 역시 나는 소금이 최고다. 6. 메인 단백잘을 먹었으면 가슴살을 부셔서 반은 국물에 투입하고 나머지 반은 파초장과 무쳐보는 것도 좋은 시도다. 왠만한 시중에서 파는 닭무침 저리가라할 <사랑방표 닭무침>이 만들어진다. 반찬으로도 좋고 마무리 식사 전 입맛을 돋구는 산미로도 좋다. 7. 마무리는 당연히 닭국물에 밥을 말아야 한다. 풍성하게 들어간 가슴살이 포만감을 더하고 반찬으로 먹는 겉절이와 닭무침과 궁합은 최고다. 거침없이 국물까지 한 그릇 뚝딱하게 된다. 8. 8,000원으로 식전스프-메인요리-중간입가심-마무리식사까지 풀코스의 닭요리를 먹은 듯한 느낌이다. 세상엔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하지만 이집의 가치는 어떻게 부여가 될까? 50년의 세월 속에서 완성된 레시피와 구성이 만들어낸 완벽한 닭요리. 백숙백반 한 상으로 이집의 가치는 이미 완성이 됐다 <앞으로 100년을 우리와 함께하시기를.....> PS: 입구에서 자리 안내하고 계산하시는 어머님 굉장히 밝고 활발하시다. 긍정적 기운이 느껴지는 분이시다! #러셔스노포 #러셔스의베스트닭한마리 #러셔스의베스트백반
사랑방 칼국수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