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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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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숭동 #계향각 "기대는 아쉬움으로..." #신계숙 하레이데이비슨 바이크를 몰고 전국 맛집기행을 하는 TV 프로그램에 나오시며 중년층에 인지도를 높이신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학과 교수이시다. 단국대학교에서 중문학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서 석,박사를 취득하고 배화여대 중어통번역과 교수로 재직하다 전통조리학 교수가 된 특이한 케이스다. 중식조리사로서의 시작은 20대 때 해물누릉지탕을 개발한 연남동의 유명한 중식당인 이향방 사부의 <향원>에서 중식에 입문을 했다고 한다. 자신의 능력의 시너지를 극대화 시킨 점은 중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중국 전통요리를 연구를 했다는 것인데, <수원식단> 청나라 조리고서를 기반으로 조리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조리능력과 연구능력을 바탕으로 수원식단을 기반으로한 메뉴를 포함하여 창업을 한 곳이 대학로의 <계향각>이고 현재 배화여대 창업교수 1호로 지정이 되셨다. #메뉴 계향각의 메뉴는 크게 계향각 특선과 수원식단 요리로 나윈다. 이곳 시그니쳐 중에 하나인 매운생선찜이나 초염새우, 마라등갈비, 라즈지 같은 요리들이 계향각 특선에 속하고 해삼족발, 팔보오리, 동파육 등이 수원식단요리에 속한다. #주문 3인 방문이고 수원식단 요리들이 포션이 큰 듯 해서 코스문의를 드렸더니 예산과 일행의 조건 (나이, 성별 등), 취향 등을 고려해 구성을 해주신다. 우리는 인당 10만원 수준으로 요청을 드렸고 신계숙 쉐프님이 구성해주신 코스는 다음과 같다. 동파육 초염새우 다진홍고추생선찜 해선볶음밥 샨챠이탕면 빠즈 #분위기 및 서비스 새로 개점한 곳이라 매우 깔끔하고 주방에서 웍질하는 모습이 바로 보이는 쇼적 요소도 갖추었다. 다만 가격 대비 가구가 허술해서 테이블 한쪽을 누루면 테이블이 뒤집힐 정도로 기우뚱 거린다. 비싼 식당들의 특징이 튼튼하고 안정적이고 넓은 가구인데 그 점에서는 아쉽다. 대신 서비스는 아주 훌륭하다. 조금 초보적인 분도 계셨지만 메니져급인 여성분의 서비스 마인드, 요리에 대한 이해도는 훌륭하고 슬쩍 서비스 주시는 것도 기분 좋다. #전체적인 요리 느낌 재료가 아주 신선한 것이 느껴진다. 생선찜의 우럭이 매우 신선했고 채소들도 아주 좋다. 재료들의 손질이 정성스럽고 깔끔하다. 오이냉채는 파이황과처럼 부시지는 않았지만 오이를 썰어 씨 부분을 모두 도려내 절였기에 식감이 우수하고 연근의 썬 모양세와 고수의 수준도 훌륭하다. 초염새우는 배를 갈라 내장을 다 빼서 먹기 편하게 공들인 면에서 재료 손질의 끝판왕이다. 맛은 조미료는 배제되고 재료의 맛과 장을 사용해 맛을 낸 기조가 참 맘에 든다. 대신 그 덕에 맛의 지배성이 떨어진다. 인상적인 맛이 없이 그냥 흐르듯 흘러간다. 강할 때는 강하고 약할 때는 약해야 하는데 그런 강약 보다는 뭔가 일정하게 평평한 느낌이 강하다. #채소절임 세 가지 채소절임을 다 먹어봤는데, 강렬한 중식느낌이라기 보다는 연한 한국형 중식의 느낌이 우세하다 식감은 매우 훌륭하고 채소의 손질상태도 신선도도 좋다. 본인은 살짝 마라맛이 나는 고수무침이 제일 좋았지만 셋 다 맛있었다. 메니져님의 살짝 리필 서비스는 기분까지 좋아진다. #초염새우 아주 맛있다 정성스레 배를 갈라 내장을 다 파내고 바싹 튀겨 소금과 후추로 마르게 볶아냈다. 이런 메뉴들은 중식에 많다. 미국에만 가더라도 흔히 보이는 블랙 페퍼 스퀴드, 블랙페퍼 쉬림프, 블랙페퍼 크랩 등 아주 유명한 스타일의 요리인데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보기 힘들다. 회현동 야래향의 마늘새우가 이런 스타일이고 연희동 연희미식의 오징어 튀김이 이런 스타일이다. 이집은 한층 고급스럽게 표현했고 이날 먹은 메뉴 중에 가장 맛있었던 메뉴였으나 이집만의 독특함은 느끼기 힘들다. #동파육 본인이 동파육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은지, 안좋아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 덩이 25,000원의 동파육은 아쉽다 부드러움을 강조한 것은 좋지만 기름이 다 빠진 고기는 퍽퍽하다. 잔잔한 소스는 돼지의 맛을 돋궈주지 못한다. #다진홍고추생선찜 3년간 숙성한 청양홍고추를 다져 생선찜 위에 잔뜩 올렸다. 기존 간장 베이스의 생선찜에 비해 단맛이 없고 짠맛과 매콤함으로 무장을 했는데, 꽤 강렬하고 맛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생선이 찜이 아니고 튀김이였으면 훨씬 맛이 배가가 되었을 듯 하다. 보통 중식에서 찌더라도 소스와 채소를 얹고 그 위에 끓는 기름을 부어 고소함과 향을 강조하는데 이 요리도 마무리로 기름을 넣었는지 모를 정도로 심하게 담백하다. 그러다보니 중식이 아닌 한식에 가까운 맛이 된다. 다행히 소스를 볶음밥에 올려 먹으면 기가막히다. 기름에 달달 볶은 볶음밥의 기름과 이 소스가 만나니 시너지가 이루는 것이 당연하다. 이걸 먹으러 이집에 갔으나 볶음밥과의 조화가 더 좋았다. #볶음밥 잘 볶은 호텔풍 볶음밥 #샨차이탕면 미국에서 샨차이탕면을 많이 먹어봤다. 구이린국수나 류저우국수들은 모두 절인 발효 채소인 샨차이를 넣고 끓여 산미가 기가막히다. 백종원의 스푸파에서도 중국의 백김치 샨차이탕이 나오는데 이집이 그 요리를 한다. 국물은 좋은데 아쉽게도 산미가 너무 떨어진다. 발효향의 쿰쿰함도 없으니 샨차이가 아니라 그냥 배추를 넣은 것인가? 하는 의아함이 있다. 중국식초를 부탁해 좀 넣었는데, 달달한 흑식초라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고수를 왕창 넣어 먹으니 좀 낫다. 기대와 다른 맛의 결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빠즈 빠즈는 실패작이다. 실이 쭉쭉 늘어나는 퍼포먼스는 좋지만 너무 왕창 정성 없이 설탕물을 부어 두꺼운 캔디층이 형성되서 남겼다. (설탕소스에 고구마를 넣고 굴린게 아니라 고구마 튀김 위에 소스를 부었다) 빠즈는 실이 늘어나는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고구마를 얇게 감싸는 캔디코팅의 단단한 크리스피함과 그 속의 부드러운 고구마가 느껴져야 하는데 이집은 아니다. 참고로 삼성동 모호텔 중식당의 제대로된 빠즈 사진을 마지막에 올리니 비교해보시기 바란다. #종합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어떤 분들은 건강한 맛이라고 좋아할 수는 있지만 본인은 심심하고 지루한 교향곡 한 곡 들은 느낌이다. 게다가 아쉬운 마무리 대신 시설과 서비스는 특급이다. 발레시스템 잘 되 있고 신계숙 쉐프님이 오는 손님 테이블에 일일히 인사하시고 나갈 때 배웅해 주신다. 어떤 이에게는 좋을 수도 어떤 이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겠다. 이집의 2년 후 미래는 내가 예측할 수 없겠지만 메니아층이 형성되기에는 킥이 아쉽기 때문에 유명세에 따른 제네랄한 손님들이 주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잘 먹었습니다> PS: 이집 술이 저렴하다. 연태고량주 댓병이 45,000원이면 일반 동네 중국집 수준이다. 감사한 정책이다. PS2: 스텔라아루뜨와 쌩맥이 참 맛없다. 디스팬서, 관, 캐스크 등등 관리도 안좋은 것 같고 따르는 기술도 아쉽다.

계향각

서울 종로구 동숭길 8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