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엘레나영 "산삼 같은 청담동의 보석" 산삼은 정말 귀하고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발견이 된다면 온 산이 터져나갈 정도로 산신께 감사하는 의미로 <심봤다>를 외친다. 가치를 아는 사람의 눈에는 산삼이 보이겠지만 범인의 눈에는 산삼도 그져 산속의 한 종류의 풀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산삼이 더욱 귀하게 취급이 되고 최고의 약재로 회자된다. 식당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세상에 널려있는 수 많은 식당 중에 한껏 치장을 해서 세상에 존재를 뽐내는 곳도 있지만 도시 한귀퉁이에 자리잡아 존재가 희미해 지나치는 식당들도 있다. 존재감이라는 것이 대중이 이용하는 식당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래서 SNS용으로 음식을 만들고 멋진 장식으로 손님을 끌어 모으는 비싼 전략을 사용하는 곳들도 있고 묵묵하게 자신의 가치를 손님들이 알아봐 줄 때까지 기다리는 곳도 있을 것이다. 청담동 고급빌라촌에 자그마하게 자리잡은 엘레나영은 위에서 언급한 후자의 경우와 유사하다. 이 골목을 가끔 지나는 본인도 마치 산행길에서 보는 흔한 들풀의 하나 처럼 이것의 존재감을 감지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집을 우연이던 필연이던 경험하고나면 엘레나 쉐프님의 음식에 대한 철학과 맛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는 매력을 지닌 산삼과도 같은 존재였다. 소소하게 기념할 일이 있어 미리 코스를 예약하고 방문을 했다. 방문 전에 코스메뉴에 대한 사전 언지를 주시는데, 손님의 취향에 맞게 모디파이가 가능하다. 아담한 가게 내부는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외국의 작은 카페를 닮아있고 곳곳에 쉐프님의 경력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보인다. 실제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최정상급 레스토랑 등에서 쉐프와 빠띠쉐로 경력을 쌓으셨으니 기술적인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는 없어보였다. 다만 이 작은 가게에서 낼 수 있는 맛의 범위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였다. 코스는 다음과 같이 준비해 주셨다 - 다테리노 방울토마토 수프 - 염장대구 바깔라 만떼까또 - 부안 백합과 아스파라가스 리조또 - 구운 문어를 곁들인 엔쵸비 파스타 - 한우 안심스테이크와 구운 채소 - 국내산 애플망고 세미프레도 #다테리노방울토마토수프 다테리노 방울토마토는 이탈리아 방울토마토 중에서도 껍질이 얇고 최고의 당도를 보여주는 토마토로 인기가 많다. 식재료를 검색해봐도 같은 무게의 토마토면 다테리노가 일반 토마토에 비해 약 2배 정도 비싼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토마토를 이용해 맛있는 토마토수프를 만들어 주셨다. 당도가 높아 자연스러운 단맛이 좋은데, 토마토의 산미가 더해지고 녹익은 붉은 맛까지 더해져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토마토수프 보다도 맛있다. 당연히 이집의 토마토소스 파스타가 궁금해지는 맛이다. 모짜렐라 치즈와 구운 가지를 올려 맛과 식감을 풍성하게 했고 재밌는 것은 파마잔으로 보이는 가루치즈를 뿌릴 때 수프의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에 뿌리셔서 수프를 먹을 때 골고루 풍미가 전달되게 하는 작은 배려부터 인상적이다. #바깔라만떼까또 염장대구 요리는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 유럽 지역에서 많이 먹는 요리다. 염장한 대구를 익혀 치즈와 우유 등과 섞어 빠떼 형식으로 많이 먹는데, 폴렌타와 더불어 가장 기본적인 빠떼의 형태이기도 하다. 엘레나영의 만떼까또는 지금까지 먹어본 만떼까또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 대구를 잘 갈고 수분을 잘 빼서 염청난 비율로 살을 넣었다. 그러다보니 크리미한 식감 보다는 대구살의 결이 고스란히 뻑뻑하게 느껴지면서 빠떼를 먹는다기 보다는 생선을 먹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재료를 아낌없이 풍성하게 쓰시는 쉐프의 철학이 잘 드러나는 요리다. 맛도 굉장히 마일드하면서 담백한데 빵이랑 궁합이 찰떡이라 이 부분에서 식전빵은 동이 난다. 가니쉬로 느껴졌던 채소들은 담백함을 보조하는 멋진 조연들이다. 너무나 맛있었던 <바깔라 만떼까또>를 이 작은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백합리조또 엄청난 맛내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던 메뉴다. 부안 백합과 백합육수, 아스파라가스와 쌀로만 만든 리조또다. 소금도 안들어가고 치즈도 안들어간다. 오직 딱 세 가지 재료로만 만들었는데 그 안에서 복합적인 맛이 난다. 소금을 넣지 않았지만 백합의 짠기로 간이 적절하고 치즈로 맛의 액센트를 준줄 알았는데 치즈를 넣지 않으셨단다. 아스파가가스에서 나오는 단맛과 쌀의 전분, 그리고 백합육수의 감칠맛이 더해져 융화가 되면서 이런 크리미하고 치즈맛이 나는 리조또가 완성이 되다니... 아마추어 요리사로서는 따라해볼 엄두도 나지 않는 엄청난 리조또를 맛봤다. 솔직히 본인은 리조또를 좋아하지 않는데, 엘레나영의 백합리조또는 나의 <인생 리조또>가 되었다. #엔쵸비스파게티 인생 파스타를 경신한 엘레나영의 엔쵸비스파게티. 한국에서 파스타로 감동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런데 이곳의 엔쵸비 스파게티에서 감동을 받았다. 일단 비주얼이 엔쵸비파스타가 아니다. 여러 곳에서 먹어도 봤고 본인도 만들어 봤지만 엔쵸비파스타가 이렇게 고운 소스의 형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시말해 완벽한 <만테까레> 기술을 통한 재료의 총체적 <유화>가 이루어진 환상적인 소스다. 부드러우면서 슬며시 느껴지는 엔쵸비의 향과 짠맛, 그리고 은은한 단맛이 적절하게 알덴테된 스파게티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먹으면서 줄어드는 음식이 아까운적이 그리 많지 않은데, 너무나 먹을 수록 안타까운 스파게티였다. 함께 주신 문어도 미친 식감과 맛이였지만 파스타에서 온 감동에 한 수 접고 들어가야했다. #안심스테이크 딱 적당한 안심스테이크와 정말 잘 구워 맛있는 채소의 조합으로 식사의 클라이막스가 이루어진다. 짭쪼름하게 시즈닝을 했고 알맞게 미디엄으로 구워나온 후 육즙을 완벽하게 홀딩하는 레스팅도 훌륭하다. 딱 잘 구운 한우의 맛의 스테이크인데, 이걸 훨씬 돋보이게해주는 채소의 구이가 너무 좋다. 역시 쉐프의 솜씨다 ㅎㅎ #애플망고 세미프레도 쉐프님의 오라버니께서 애플망고를 재배하신다고 한다. 그래서 좋은 가격으로 국내산 애플망고를 사용하실 수 있다고.... 이탈리안 아이스크림 하면 주로 젤라또를 생각하는데, 디저트로 세미프레도를 내어주셨다. 세미프레도는 실키한 베이스를 반 정도만 얼린 형태의 디저트로 무스와 아이스크림의 중간형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요리의 성격에 맞게 실키하면서 차가운 아이스크림의 느낌이 충만한 멋진 디저트로 식사가 마무리 된다. 우아한 피니슁 #엘레나쉐프님 수줍은 듯 하면서도 다정한 목소리의 산들산들한 느낌의 여성 쉐프님이시다. 조리부터 서빙까지 1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힘이 드시겠지만 열정도 느껴지고 열심이시라는 느낌이 식사 처음부터 끝까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본인의 기술과 음식에 겸손하시지만 자부심이 있는 목소리도 손님에게는 신뢰감을 준다. 절대로 작은 가게에 머물고 계실 실력이 아니시라 본인이 자본가라면 엘레나 쉐프님을 모시고 멋진 레스토랑을 차려보고 싶을 정도다. 6년의 세월 작은 가게에서 절치부심 중이지만 언젠가 잠룡이 큰 나래를 펴고 승천하기를 기대해 본다. PS: 본인은 능숙한 심마니가 아니라 청담산꼴 깊숙히 숨어있던 엘레나영이라는 심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집의 가치를 미리 발견하고 칭찬하시며 망플에 소개해주신 능숙한 맛의 심마니 홀릭 최은창님께 이집을 맛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를 드린다. #러셔스의베스트이탈리안 #러셔스의베스트파스타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엘레나영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99길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