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신사동 #마마수제만두 "산동짜장의 원류를 맛볼 수 있는 귀한 곳" 1. 우리가 먹는 짜장면의 기원은 많이들 알다시피 중국의 작장면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짜장면과는 완전히 다른데, 보통 고기와 면장을 볶아 오이 고명 정도와 면을 비벼 먹는 것이 산동식이고, 각종 고명을 푸짐하게 올려 먹는 북경식이 있다. 고명이 간단한 것으로 봐서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짜장면은 산동 스타일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물론 이제는 완전히 다른 요리이지만) 2. 짜장면에 사용하는 춘장의 원류는 콩과 밀을 발효해서 만든 <첨면장, 甛麪醬>이다. 보통은 된장 같은 갈색을 띄는데, 오래 발효할 수록 짙은 색을 띄기 때문에 덜 발효한 첨면장에 카라멜 색소를 넣어 오래 발효한 장으로 속여 팔기 시작하면서 검은 춘장이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게다가 화상의 외화 반출과 경제적 번영을 억누르기 위해 당시 정부가 식당에서 첨면장을 만드는 것을 금지했고, 중국인의 공장 운영도 금지하면서 어쩔 수 없이 공장에서 만든 <춘장>으로 음식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이래서 짜장면이 검은 색이 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3. 지금도 대부분의 중국집에서 공장 춘장을 사용하고 일부 노포 중국집에서 직접 담근 춘장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진짜 화상이 만든 춘장의 기원인 <첨면장>을 직접 만들고 이를 이용해 짜장면을 만드는 곳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다. 4. 은평구에 위치한 <마마수제만두>는 중국식 만두로 생활의달인에 출연한 집이다. 이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곳인데, 이집에 관심을 갖게된 이유가 3년 발효한 자가 첨면장으로 만든 산동식 짜장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게는 화상의 가게가 그렇듯이 붉은 색의 장식이 많이 있고 복을 기원하는 장식도 즐비하다. 홀은 꽤 깔끔했고 서빙을 봐주시던 이모님도 굉장히 살가우셨다. 만두가 유명한 가게라 고기튀김만두와 함께 산동짜장면을 주문했는데, 자가 첨면장을 사용하셔서 그런지 짜장면 한 그릇이 8,500원이라 꽤 비싼 편이다. 5. 장과 면이 따로 나온다. 둘 다 뜨끈하게 나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일단 면이 보통 면과 다르다. 조금 도톰한 면인데, 약간 거무스름한 색을 띈다. 백색 밀가루 이외에 다른 가루가 섞인 색감이다. 장은 연한 갈색이다. 콩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통콩도 보인다. 옛날 짜장처럼 큼지막한 감자가 듬성듬성 들어있는데 그러면서 “꾸릿한” 된장 발효향 같은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기대감이 상승하는 순간이다. 6. 잘 비벼서 한 입 크게 베어물면 단맛은 거의 없는 진득한 된장과 유사한 면장의 맛이 잘 느껴진다. 너무 짜거나 청국장 같은 심한 구린내는 없다(아주 약간). 적절한 콩의 고소함과 발효된 감칠맛이 기가막히다. 여기에 양배추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단맛이 살짝 느껴진다. 인위적인 단맛과 감칠맛 없는 자연스러운 맛있음이 가득하다. 돼지고기가 쓰여 육기름의 부드러움으로 맛을 융화시킨다. <정말 맛있다> 7. 두꺼운 면을 싫어하지만 이집 면은 참 좋다. 첨가제는 사용되지 않은 면인데, 꽤 두껍지만 적당한 탄력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간직한다. 장의 맛 자체가 꽤 묵직한 맛이고 감자도 묵직한 느낌이라 이 정도의 맛을 받치려면 두꺼운 면이 맞겠다. 장과 함께 씹히는 두툼한 면의 식감이 입안에서 뛰어노는 느낌이 참 좋다. 면도 좋은 선택이다. 8. 튀김만두의 경우 아주 잘 만든 중식만두라고 보긴 어렵다. 이 정도 수준의 만두를 먹을 수 있는 곳은 많다. 게다가 만두피가 꽤 두꺼워 치아가 버거울 정도의 단단한 식감을 준다. 거기에 어울리지 않는 담백한 만두소... 그런데 이 모든걸 한 번에 뒤집어 버리는 게임체인져가 <마늘장>이다. 마늘을 잔뜩 머금은 간장을 함께 주시는데, 강렬한 마늘향과 간장의 짠맛이 만두를 순식간에 맛있는 음식으로 변모시켜준다. 9. 이집은 나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발견이다. 짜장면을 좋아하는 다른 분들도 꼭 한 번 권하고 싶은 맛이다. 너무 달고, 조미료가 많이 사용된 자극적인 짜장면이 아니라, 콩맛이 잘 살아 있는 고소한 짜장의 자연스러운 감칠맛은 중독성도 불러 일으킨다. 거리가 있어 자주 가긴 어렵겠지만, 이집은 아주 오래 이 음식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여기 밖에 없기 때문에... PS: 나무위키에 의하면 춘장의 어원은 세 가지 썰이 있는데, 1) 첨면장을 줄여 불러 첨장이 됐고, 그 뒤 춘장이 됨, 2) 원래 개화기 중국집의 밑반찬이 양파가 아니라 파였는데, 파(총)를 찍어 먹는 장이라 해서 총장, 그 뒤 춘장이 됨, 3) 짜장면을 최초로 만든 공화춘의 춘을 따와 춘장이라고 불림 등이다. 공화춘은 처음에 하얀 짜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3)은 가능성이 없고, 2)번도 너무 비약적이라 내 기준에는 1)번이 그나마 유력해 보인다 ^^ (나만의 느낌으로 ㅎㅎ) ** 추천메뉴: 산동짜장 #러셔스의베스트짜장
마마수제만두
서울 은평구 증산로 397 1층
맛집개척자 @hjhrock
첨장면 얘기 너무 재밌네요...이 집은 한번 들러볼만한 가치가 있는 집이네요..^^
권오찬 @moya95
방송에서 함소원 시어머니가 생파를 씹어먹는걸 보면 2번도 나름 설득력이 있는데요?! ㅋ
Luscious.K @marious
@hjhrock 꼭이요. 맛을 떠나서 강추입니다.
Luscious.K @marious
@moya95 ㅋㅋㅋ 개취가 아니라면 2번도 ㅎ
권오찬 @moya95
장은 좋은데 면은 떡져서 나온 것이 밀가루 삶은 면을 제대로 헹구지 못 해서;; 화상 집안에서 개업한 집이라 주인장은 한국어가 능통하신데, 주방장이 좀 더 세심하게 요리해야 할 듯 싶어요. 면은 저도 뭘 넣었길래 거무스름하냐 여쭤보니 밀가루와 물, 소금 외엔 아무 것도 안 넣는다고.. 희안하게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