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동 #중국 "잔잔한 맛있음" 1. 서촌 위쪽으로 올라가면 청운동 지역이 나온다. 청운동 지역에 최근에 꽤 이름이 알려져가고 있는 중식당이 하나 있는데, 이름이 <중국>이다. 이집이 입소문이 나는 이유가 1) 멋딱진 건물, 2) 점심장사만 하심 (사실 재료소진까지인데 점심이면 재료소진), 3) 저렴한 가격 이 정도다. 2. 11시부터 영업을 하신다고 공식적으로는 알려져 있지만 10:30 부터 식사 가능해 보인다. 웨이팅이 싫으신 분들은 조금 부지런 떨어도 좋을 듯 하다. 일단 이집은 건물이 정말 멋지다. 왠지 청운동 지역에 어울릴 것 같은 붉은 벽돌의 건물에 중국스러운 장식과 사자상이 있다. 누가 봐도 인상적인 비주얼의 외관이다. 뭔가 웅장해 보이는 외부에 비해 내부는 아주 작다. 효율을 생각해 벽면에 혼밥석이 있고 다인용 테이블인 4개 정도인 듯 하다. 3. 식당 이름인 <중국>을 연상케 하는 붉은 내부 페인트와 장신구들이 아기자기하다. 중국 스럽지만 한국스럽다. 사실 이 정도의 내외관이면 화상집인가? 생각할 수도 있는데 주방과 홀에서 중국말은 들을 수 없고 매우 명확한 한국어만 들린다. 알고보니 사장님께서 중국에서 유학하실 때 중국요리를 배우셨단다. 그래서 장식이 꽤 중국스러운 것 같다. 4. 짜장면을 부탁드렸는데, 가격이 4,000원이다. 양이 좀 적다는 이야기가 있어 곱배기로 부탁을 드렸더니 이집은 곱배기가 없단다. 그래서 군만두도 같이 주문했다. 이집은 반찬이 나올 때부터 기분이 좋아지는데 반찬을 주시면서 <빠즈>를 주신다. 고작 4,000원짜리 짜장면에 빠즈를 무려 세 개나 주시다니 ㅎㅎ 게다가 찻잔, 반찬그릇, 빠즈그릇, 춘장그릇, 만두접시까지 모두 같은 패턴의 접시다. 통일된 식기들이 주는 고급스러움과 전문성이 느껴진다. 4,000원짜리 짜장면을 먹으면서 뭔가 융숭한 대접을 받는 느낌이다. 5. 맛은 강렬하지 않다. 춘장의 향이 강한 것도 아니지만 적당하게 고소하고 적당하게 짭쪼름하다. 설탕과 조미료는 최소로 느껴진다. 담백한데 맛있다. 이 맛은 조미료 전혀 쓰지 않는다는 신촌 효동각의 맛과는 또 차별적인 단아함이다. 재료들도 잘게 썰어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짜장면으로서 있을 맛은 다 있다. 고소한맛, 기름맛, 짠맛, 단맛.... 그런데 뭐 하나 튀지 않고 잔잔하다. 희한한 짜장면이다. 면이 완전히 본인 취향인데 첨가제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얇지만 툭툭 끊어지는 느낌이 좋다. 그러다보니 장이 잘 묻어나서 국수를 먹을 때 장이 들어오는 양이 아주 많다. 6. 군만두는 아쉽다. 시판 군만두다. 다행히 바삭하게 잘 튀겨 짜장면과 맛있게 먹었다. 식사 후 알게된 내용이지만 이집 군만두를 2개 단위로 판매하다. 식사 시 군만두 한 두알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집은 그게 가능하다. 가격은 2개 1,000원 7. 사실 이집은 짬뽕이 더 유명하다. 어렵게 온 식사라 5,000원 짬뽕까지 추가로 주문하고 기다리니 근사한 비주얼의 짬뽕이 나왔다. 사실 이집에 들어왔을 때부터 연신 들리는 웍질소리에 짜장면 주문한 것을 후회했는데, 앞에 내 짬뽕을 받아드니 세상 다 가진 것 같다. ㅋ 짬뽕에 가장 신기한 재료가 얼린 건두부가 들어간 점. 마라탕에나 들어가는 재료가 짬뽕에 들어가니 왠지 재밌고 기대가 된다. 그런데 조금 실망스러웠던 것이 주방에서 들리는 웍질 소리에 바로 국물낸 신선한 짬뽕을 기대했는데, 채소를 볶고 <맛국물>을 부어 만든 프렌차이즈식 짬뽕이다. 8. 그런데 이런 실망감이 맛을 보다보니 환희로 바뀐다. 맛국물이 싫은 이유는 묵은 맛국물에서 나오는 오징어나 해산물의 비린맛과 군내들이 포함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집은 맛국물도 신선하다보니 그런 잡맛이 전혀 없고 오히려 맛국물이 낼 수 있는 안정적 묵직함이 신선함과 함께 느껴진다. 맵지도 않고 채소의 단맛과 맛국물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튀는 쨍한 국물은 아닌데 편안하고 차분하게 <나도 짬뽕이요~~>를 외친다. 9. 이집은 평범해 보이지만 비범함이 느껴진다. 첫 입에 강렬한 맛있음이 느껴지지도 않고 휘몰아치는 맛의 폭풍도 없다. 그런데 먹다보면 빠져드는 잔잔한 매력이 있다. 게다가 점심에만 먹을 수 있으니 쉽게 접할 수 없다는 희소성도 이집 음식의 지위를 한껏 높인다. 그런데 가격은 평균보다 훨씬 낫다. 내년 쯤에 조금 올려보실까.. 생각은 하고 계시다는데, 4,000원 짜장과 5,000원 짬뽕이 가질 수 없는 맛과 품격을 갖춘 음식들이다. 10. 이집은 박수치고 응원하고 싶다. 훌륭한 기술과 철학이 오랫동안 이어지길 바란다.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러셔스의베스트짜장 #러셔스의베스트짬뽕
중국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33길 2 1층
맛집개척자 @hjhrock
가격만으로도 대단한 집이네요..^^
Luscious.K @marious
@hjhrock 지금은 가격이 조금 더 올랐을 거에요. 그래도 꽤 훌륭한 경영철학을 가지고 계신 곳이에요 ㅎ
권오찬 @moya95
짬뽕을 주문할걸 그랬나봅니다. 탕수육과 짜장 주문하고 대기 중.. ㅋ
Luscious.K @marious
@moya95 ㅎㅎ 만족하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