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권오찬

추천해요

6개월

#신림동 #중화요리팔공 #옛날볶음밥 * 한줄평 : 즉석조리 원칙을 고수하는 식당 1. 음식에 이만큼이나 진지한 민족이 우리말고 또 있을까?! 코로나 상황으로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수천번을 저어야 완성되는 달고나 커피를 유행시킨 것도 우리 민족이고, 대기가 당연시됐던 콧대높은 유명 식당조차도 발빠르게 배달 주문이 가능하도록 운영 체계를 바꾼 사람들 역시 우리 민족이다. 2. 먹는 것에 진심인 소비자만큼 공급자인 식당 역시 그래야 하는데 실상 사람의 마음이란 간사하여 초심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린 당연한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을 특별히 <장인>이라 부른다. 3. 대부분의 음식에 통용되는 명제 중 하나가 바로 “만든 직후가 가장 맛있다”라는 것이다. 다만 인건비와 회전율이 관건인 서민 식당의 경우 대량 조리는 어쩌면 당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인데, 관악구 봉천동의 어느 중식당에선 <모든 음식은 주문을 받아 만든다>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4. 팔공이라는 상호도 참 재미있는데, 80년생 두 친구가 의기투합하여 개업한 식당이라 그리 붙였다 한다. 개업한지 5년여가 되었다 하니 마흔이 되기 직전 39살에 창업을 한 모양인데 두명의 쉐프가 창업 당시 어떤 마음 가짐으로 열었는지 가히 미루어 짐작된다. 5. 주문한 음식은 생등심 육즙 탕수육, 짜장면과 볶음밥, 짬뽕이다. 6. 모든 음식이 훌륭했지만,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훌륭했던 것은 바로 옛날볶음밥이다. 굴소스의 힘을 빌리긴 했겠지만, 마이야르 반응을 충분히 일으켜 황금빛에 가깝게 제대로 볶아냈다. 볶음밥을 주문하면 항상 밥을 들어올려 사용한 기름의 양과 볶은 정도를 확인하는데 접시에 묻은 기름이 없는 걸 보면 적은 기름으로 제대로 된 웤질을 했다. 마지막에 꾹꾹 눌러 수분을 날려낸 것까지도 훌륭한데, 심지어 사이드 국물은 졸이고 졸여진 짬뽕이 아니라 닭육수로 만든 계란국이다. 7. 생등심 육즙 탕수육은 맛도 훌륭하지만 재미있다. 육즙 탕수육으로 유명한 송쉐프나 일일향의 튀김 레서피는 사실 나와는 불호 관계이다. 에이징하지 않은 돈육에 무슨 육즙이 팡팡 터지겠으며, 설사 그렇다 한들 튀긴 고기에 그걸 기대하는건 넌센스이다. 결국 육즙 탕수육의 관건은 풍미와 식감인데, 이걸 살려내려면 튀김옷은 물러야 하고, 튀김옷이 무르다보니 <찍먹>과 궁합이 맞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집은 풍미와 식감을 살려낸 튀김이면서 레몬향 가득한 북경식 화이트 소스와 <부먹> 궁합이다. 8. 짬뽕 역시 훌륭했다. 큼지막한 표고버섯과 죽순, 다양한 해산물 등이 과할 정도로 들어가있다. 이 집은 기본적으로 닭육수를 사용하고 메뉴에 따라 해산물과 채소, 고기로 국물을 내는 것 같은데 짬뽕 외 우동 등을 주문해도 실패하지 않을 맛이다. 해산물 짬뽕을 먹고 일일향이 엿보였는데, 실제 쉐프께서 지인을 도와 일일향 주방에서의 경력이 있다고 한다. 9. 짜장면의 볶음 정도는 굉장히 훌륭하다. 양파가 무르지 않고 아삭함의 경계 끝까지 간 것은 논현동 홍명의 한창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내 개인적으로는 단 맛이 너무 강하다. 단위 면적당 양파 사용량이 가장 높은 음식이 바로 짜장면이다. 양파가 주는 본연의 단맛이 있을진대 젊은 고객층을 타켓한건지 인위적으로 단맛을 끌어올린 것이 아쉽다. 10. 아는 사람만 안다. 짜장면 한 그릇 순익이 얼마고 하면 뜨거운 화구 앞에서 웤질이 얼마나 고역인지.. 우리 집 찾아온 손님, 따뜻하고 맛있게 한 그릇 대접해 보내야지라는 마음 없이는 이렇게 종일 고된 웤질을 할 수가 없다. www.instagram.com/moya95

중화요리 팔공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1680

맛집개척자

계란후라이만 봐도 제대로 요리하는 집인게 표시가 나네요..^^

Colin B

일부러 러셔스님 리뷰에 이어서 올리신 건가요. 유혹 씨게 오네요.

권오찬

@hjhrock 사실 중식 계란후라이는 조리의 영역이라기보다는 기본기에 속해요. 웤에 기름으로 튀겨낼것인가, 후라이팬에 구울것인가의 문제.. 그래서 이 집은 기본을 지키는 집이에요.

권오찬

@colinbeak 가격과 최근 다녀온 경험을 기반으로 저 아래쪽에 썩히기 아쉬운 식당들은 다시 끌올하고 있음. ㅋ 엉아들이랑 맛난거 먹고 싶으면 언제든 콜해. 콜린~

Luscious.K

홍콩중화요리애 대한 화답인가요? ㅎㅎ

권오찬

@marious 뭐 하셨어요? 뽈레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글 올리는 것보다 티티카카가 어려워요. ㅠ_ㅠ

Luscious.K

@moya95 아!! 홍콩 리뷰 올리셔서 저도 올렸고 제가 팔공 올리니 오찬님도 팔공 올리셔서 ㅎ

맛집개척자

@marious @moya95 아...이게 우연의 일치인가요? 그렇다면 이집 정말 맛집이군요 ...ㅎㅎ

권오찬

@marious 아. ㅋㅋㅋㅋㅋ 그런 우연이;; 전 예나파님에 팔공 리뷰에 좋아요 누르셨길래 쓸만한 글이다 싶어 끌올.

석슐랭

두 사장님의 음식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네요.

권오찬

@kims8292 이 집은 관악으로 중식 원정 가실만 합니다!!

석슐랭

@moya95 그러게요. 두분 포스팅보고나니 엉덩이가들썩거리네요. 관악구 갈 일 생기면 1순위로 명심해놔야겠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