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 #광화문국밥 #돼지국밥 * 한줄평 : 서울식 돼지국밥의 원조 식당 • 부산 돼지국밥이 전국구로 발돋움하게 된 트리거 • 서울의 깍쟁이가 연상되는 맑은 국물의 모던 국밥 • 중요한 것은 탕반의 기울어지지 않는 조화 1.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 중 하나가 바로 <돼지국밥>이다. 향토음식이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전국구로 발돋움한 성공적인 사례를 살펴보자면 대부분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특징을 보여주는데 간잽이 이동삼 옹으로 상징되는 안동의 간고등어, 변산반도의 송진 가루가 입혀진 천일염으로 담근 부안의 젓갈 백반 등이 바로 그러한 사례이다. 2. 부산의 돼지국밥이 전국구로 발돋움한 트리거는 흥미롭게도 2013년 11월 개봉한 <변호인>이라는 영화이다.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의 부림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돼지국밥은 주인공(송강호 분)의 극중 스토리 전개에 소재로 활용된다. 3.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부산의 돼지국밥은 북진하여 서울에 도달하니 전혀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박찬일 주방장의 식당 광<화문국밥>에서 선보인 맑은 국물의 돼지국밥이다. 4. 서울은 소고기를 기반으로 한 탕반 문화가 주류였던 지역이라 물에 빠진 돼지고기는 김치찌개와 순대국밥 정도였을 뿐 돼지고기 자체가 탕국의 메인 재료로 사용된 음식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5. 음식 역시 당연히 지역성을 반영하는데 희안하게도 부산에 본점을 둔 서울의 돼지국밥 식당은 왠지 부산의 그것과 묘하게 다른 느낌이고, 오히려 서울의 깍쟁이를 연상시키는 똑 떨어지는 맑은 돼지국밥이 오히려 몸에 맞는 자기 옷을 입은 느낌이다. 6. 2017년 개업한 광화문국밥에서 이전에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맑은 국물의 돼지국밥을 선보였을 당시만 해도 이 음식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몰라 그저 <모던 돼지국밥>으로 불렀다가 이후 옥동식과 안암 등 비슷한 류의 국밥이 나오자 이를 <서울식 돼지국밥>이라 분류했던 것이 아마도 필자일 것이다. 7. 내가 주로 글을 쓰는 분야가 향토음식과 노포, 국밥집인데 나의 미식 여정에 제일 큰 영향을 주신 분이 바로 이 식당의 주인 <박찬일 주방장>이다. 일면식도 없으나, 박찬일 선생님의 발자국을 따라 글을 쓰고 출간작가가 되었으니 책을 선물하기 위해 방문하였다. 8. 내가 생각하는 이 식당의 진정한 진가는 돼지국밥 그 자체보다는 <밥과의 조화>이다. 대부분 식당에서 메인 음식에 집중하기 위해 밥을 소홀히 하는 경우를 왕왕 경험하였다. 그런데 그간 대부분 간과했던 것이 바로 탕반은 곧 국물 요리인 탕과 밥의 합친말이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서는 아니된다는 것이다. 9. 박찬일 주방장의 돼지국밥이 다른 식당과 차별성을 갖는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국밥을 만들어냈다라는 것 하나와 그 국에 걸맞는 밥을 내준다는 것.. 오늘도 맛있게, 즐겁게 먹었다.
광화문 국밥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53 1층 정동주차장내
맛집개척자 @hjhrock
오..박찬일 쉐프님께 책을 전달하셨군요...좋은 만남이었을거 같습니다. 저도 이 집 꼭 한번 가고보 싶은데 기회가 좀처럼 나지 않네요..^^
권오찬 @moya95
@hjhrock 뵙지는 못 하고, 명함과 책만 두고 왔습니다. ㅋ
맛집개척자 @hjhrock
@moya95 만나셨으면 더 좋았을걸 그랬네요...^^ 저도 오찬님덕에 박찬일 쉐프님 책 거의 사서 읽고 있습니다..
망고무화과 @yurasianne
제게 미식의 글맛을 알려준 책은 황석영 작가님의 <황석영의 밥도둑>입니다.<황석영의 맛과 추억> <노티를 꼭한점만 먹고 싶구나> 계속 이름이 바뀌어 출판되었지요! 그이후로 음식 수필 많이 읽는데 박찬일 셰프님 글도 참 좋더라구요.<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뜨거운 한입>이 애독서입니다!
권오찬 @moya95
@yurasianne 그렇다면 노중훈 작가의 <할매, 밥 됩니까> 추천합니다. 제가 요즘 아껴 읽고 있습니다.
Luscious.K @marious
개점 초기에 갔었는데 다시 가서 밥맛에 집중을 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