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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청 #뚝배기양평해장국 #양평해장국 * 한줄평 : 미안합니다, 최고의 해장국을 몰라봐서.. • 월급쟁이라 불리는 직장인의 특출난 장점 : 동료의 위로 • 제대로 된 양평해장국의 조리 방식 • 광화문 미대사관 블럭 기준 최고의 해장국 1. 경제 부흥기에 접어들었던 1970년대 초중반 출생하여 상대적으로 기존 세대보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자기 중심적인 가치관을 형성한 이들을 X세대라 불렀더랬다. 마땅하게 정의할 용어가 없다라는 의미에서 X라는 글자가 붙여졌지만, X세대의 아버지 세대는 여전히 우리에게 당신이 그러했던 것처럼 “인문고에 가서 서울의 좋은 대학 졸업하고, 근사한 넥타이와 가죽 가방 매고 누구나 다 아는 대기업에 다니는 효자 아들“을 소망했었다. 2. 직장 생활 23년차에 접어들고 보니 내가 그 X세대의 전형적인 표본이다. 언제 집에 갈지 모르고, 급여가 차고 넘치는 것도 아닌 회사원이 무에 그래 대단한 직업이랴만은 그래도 전문직에 비해 특출한 장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비슷하면서도 보편적으로 살고 있는 옆 자리 동료에게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3. 힘든 하루라도 삼겹살 두어 점에 소주 한잔 입안에 털어놓고 나면 그래도 다음날 일어나 출근할 힘을 얻곤 하는데, 술자리의 연대감은 그 다음날 해장 점심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4. 양평해장국은 소의 내장과 뼈, 선지 등 부속물을 잡내없이 끓여내는 과정이 복잡 다단하다보니 순대국, 육개장과 설렁탕, 곰탕 등 다른 탕반 식당에 비해 그 수가 현격히 적은데다 인근 청진옥이라는 걸출한 서울식 해장국 노포가 있어 미처 직장 근처 이렇게 맛있는 <양평해장국> 식당의 존재를 아예 모르고 살았더랬다. 5. 양평해장국은 매운 고추기름과 고추씨 등으로 얼큰하면서도 깔끔하게 끓여낸 국물에 선지와 각종 내장, 콩나물 등을 넣어 푸짐함을 더한 국인데 각각의 내장과 선지가 익는 속도가 다르다보니 조리하는데 있어 세심함이 필요하고, 건더기를 찍어먹을 양념장도 다진 마늘이 들어가는 일종의 형식미도 갖춘데다 손이 많이 가는 고추지까지 구비해야 비로소 <제대로> 했구나라는 찬사를 받을 수 있다. 6. 석탄회관 지하에 자리잡아 아는 사람 아니고선 찾아가기 힘든 이 집이 바로 그 <제대로> 양평해장국을 내는 식당이다. 7. 국물의 개운함이 남달랐는데, 여기에 고추기름을 한 바퀴 둘러내고, 고추지를 한 스푼 더하니 코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양념장에도 고추지를 조금 더 첨가하여 다진 마늘과 섞어 양과 선지를 찍어먹는데 양의 쫄깃한 식감과 신선함이 하루의 노고를 풀어준다.

뚝배기 양평해장국

서울 종로구 종로5길 58 석탄회관빌딩 1층

Tabe_chosun

와 평범한 이름에 대단한 내공이네요

권오찬

@star2068 개인적으로 내장보다는 고기를 좋아하는지라 양평해장국 등 부속물로 끓인 해장국은 기대 허들이 굉장히 높은 편인데 가뿐이 넘어가버렸습니다. 깍두기 칭찬을 본문에서 빼먹었는데, 적당히 무른 식감에 달콤한 맛이 해장국과 딱 맞게 떨어집니다.

당신의텍스트

이제는 효자아들 박스에서 좀 자유로워지셨길 바라며... ㅋㅋㅋ 핀하고 갑니다 두둥

권오찬

@yourtext 효자인 아버지를 보고 자라니 저도 은연중 그 길을 따라가대요. 저항감 없이.. 아마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가 지금 제 세대일 듯 싶어요.

Luscious.K

이런 귀한 집을!!! 오찬님 작가시자나요. 이미 전문가 ㅎㅎ

권오찬

@marious ㅋㅋㅋㅋㅋㅋ 이럴 때일수록 겸손해야 오래 갑니다요. ㅋㅋㅋㅋㅋㅋ

Luscious.K

@moya95 ㅋㅋㅋ 장수작가 꼭 이루시죠. 노후 걱정 없으시게요.

Colin B

따뜻하고 지적인 리뷰…

권오찬

@colinbeak 우리 콜리니 칭찬받으면 엉아는 기부니가 좋다! ㅎㅎㅎ

capriccio

점심에 줄이 길던데 이유가 있군요~ 저도 기회가 될 때 곧 방문을!! ☺️

권오찬

@windy745 내장류가 부담되는 분들을 위한 제육뚝배기도 많이들 드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