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moya95

4.5

20일

#삼선교 #삼선 #삼선짜장 * 한줄평 : 삼선교에서 먹는 삼선 간짜장 1. 서울 성북구 삼선동의 자랑은 누가 뭐라 해도 1968년 개점하여 대한민국의 제빵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나폴레옹 과자점>이다. 여기에 <중식매니아>들에게만큼은 또 다른 삼선동의 자랑이라 해도 괜찮을 라이징 스타가 있으니 바로 삼선짜장과 삼선짬뽕을 파는 중식당 <삼선>이다. 2. 본래 삼선은 육해공, 즉 땅(목이버섯), 바다(해삼이나 전복), 하늘(꿩이나 닭)의 세 가지 재료를 선별해 조리한다는 의미지만, 통상 중국집에서는 해물의 종류를 다양하게 사용해서 만들기도 한다. 3. 중국집에서 삼선짜장의 포지션은 참으로 애매하다. 짜장면처럼 향수를 자극하지도 않고, 간짜장처럼 춘장 특유의 강한 짠맛이 매력적이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오히려 짜장면과 간짜장보다는 비싸니 이를테면 그랜져와 아반테 사이에 애매하게 끼어버린 소나타라고 할까? 4.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급 중식당이 아니고선 메뉴판에 삼선짜장과 삼선짬뽕이 구비된 식당을 마주하기란 참 요원해졌다. 이 집의 재미있는 점은 바로 <삼선동>에서 자란 젊은 청년이 오로지 <삼선짜장과 삼선짬뽕>만을 판매하는 식당을 만들었는데, 그 컨셉에 충실하여 간판 역시 3개의 줄 즉 <삼선>이라는 것이다. 5. 중식 매니아를 자처하는 내가 중식당을 평할 때 언제나 언급하는 것이 변별성이 없어진 짜장면을 돋보이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라진 변별력, 즉 독창성을 부여하는 것이다라는 것이 내 지론인데 이 집이 딱 들어 맞는다. 6. 영화, 기생충에 나온 채끝 짜파구리는 서민 음식인 짜장면의 정체성을 해쳐버리고, 일반 중국집에서 사자표 춘장으로 비슷비슷하게 만들어내는 짜장면은 그 변별력을 만들어내기가 참 어렵고.. 7. 이 집의 삼선짜장은 그래서 좋다. 중화식 에그 후라이와 정갈하게 튀겨낸 새우튀김, 큼지막하게 썰어낸 먹음직스런 목살은 누가 봐도 삼선교의 삼선짜장이구나라는 독창성을 갖고 있는데다 가격 역시 요즘같은 고물가에 12천원이면 나쁘지 않다.

삼선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 22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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