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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5.0
5개월

#제천시 #제천시락국 #시래기밥 * 한줄평 : 국가등록문화재에서 맛보는 제천의 약선음식 • 제천 음식의 향토성이 약선인 이유 • 1941년 건축된 근대문화유산 건물이 식당이 된 배경 • 시래기밥과 모듬장아찌의 궁합 1. 지방 중소도시 여행을 하며 식당을 선택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부분이 바로 <향토성>이다. 음식은. 반드시 그 지역의 기후와 지형을 반영하고, 나아가 지역 사람들의 성정까지 담겨있기 마련이라 그 지역의 향토음식을 경험하는 것은 지역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2. 제천은 약초 재배에 용이한 청정 자연환경을 갖춘데다 태백산맥의 동서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예로부터 <제천 약령시>가 발달한 곳이다. 마침 제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의림지역사 박물관에서 임진왜란 당시 선조의 피란길에 어의로 공을 세운 <명의 이공기>에 대한 기획전시도 운영하고 있었더랬다. 3. 어의 이공기에 대한 특별 기획전시를 할 만큼 한방 치료에 대한 지역적 관심이 높고, 예로부터 제천 약령시가 발달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천 음식의 향토성은 <약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4. 그리하여 찾아간 곳이 바로 제천역 인근에 자리잡은 <제천시락국>이다. 시래기는 무청을 말린 식재료인데, 비타민과 미네랄, 철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웰빙 식품이다. 최소 3번 이상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야 하는 우리네 밥상의 대표적인 <슬로우푸드>이다. 5. 이 집의 대표메뉴인 시래기밥을 주문하면 시래기국도 함께 나오니 사실상 단일 메뉴 식당이라 볼 수도 있다. 시래기밥은 으깬 참깨가 잔뜩 뿌려져 나오는데, 담백한 시래기밥이 선명한 모듬장아찌와 일체감을 이룬 순간 입에서는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6. 돼지감자, 우엉, 마늘쫑과 여주 등 각기 다른 식재료를 3년간 발효 숙성했다는 모듬장아찌는 그 자체로 제천 약선의 정수를 보여준다 특히 여주는 오독오독한 식감과 아삭한 맛으로 시래기밥의 심심한 풍미에 경쾌한 리듬을 더해주는데 마치 잔잔한 음악에 스타카토를 찍어주는 듯 하다. 7. 보통 우리가 접하는 시래기국은 구수하고 진한 맛인데, 이 집은 맑고 청명한 것이 시래기밥과 그 결을 함께 한다. 재미있는 건 음식 하나하나만 보면 특색없어보일 수도 있는 이 한상차림이 모듬장아찌, 비빔된장, 깍두기 등과 합쳐지면 오케스트라처럼 빈틈없이 웅장해진다는 것이다. 8. 이 식당이 소재한 공간도 참으로 흥미롭다. 1941년 일제 말기에 세워졌다는 석조 건물은 대한통운 제천사업소로 제천역의 소화물 종사자들이 관사 및 업무 공간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대한통운에 종사했던 주인장이 퇴직하며 이 건물을 인수해 2013년부터 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9. 식당 벽면에는 식객 허영만 선생님께서 “유명 요리 학교를 나왔다고 자랑마라. 졸업장 없는 내륙의 촌부가 만들어낸 이 맛은 형식을 넘어선 감각이다. 예술이다.”라며 남겨놓은 극찬 문구가 붙어 있는데, 이 이상 어떻게 이 집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제천 시락국

충북 제천시 의림대로2길 16 1층

맛집개척자

여기도 가보고 싶은 집인데 만족스러워보이네요. 그런데 시락국이라고 쓴거 보면 이 집 주인이 경상도 사람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권오찬

@hjhrock 사실 시래기국을 시락국이라고 부르는 지역이 부산 경남이긴 한데 이 집은 발음하기가 그냥 좋아서. 주인장 내외 모두 충북 출신으로 알고 있어요.

맛집개척자

@moya95 아..그렇군요. 사실 충청도에선 시락국은 안쓰는 말이라 그렇게 의심했죠.^^

Luscious.K

제천에 가서 짜장면만 먹어서 제천을 오찬님 글로 배우네요 ㅎ

권오찬

@marious 하루 혼여로 떠난 제천이었지만, 꽉 차게 다녔습니다. ㅋㅋㅋ 제천시락국 - 의림지 역사 박물관 - 의림지 도보 - 비룡담저수지 도보 - 송학반장 - 중앙시장에서 전병과 빨간오뎅 - 박달재까지.. ㅋ 4시간동안 있었던 일입니다. ㅋㅋㅋㅋ

Luscious.K

@moya95 여행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