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 "섰다 아입니까" "한국 닭이 세상에서 제일 맛이 없기에 한국인들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치킨을 개발했다" 라는 말이 있다. 인과관계가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계육이 천편일륙적인 퀄리티로 치킨에 최적화된 작은 닭만을 생산해 내는 것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요즈음 일본이나 프랑스 등에서 좋은 계육 문화가 들어오며, 한국에도 닭의 조리법 뿐만 아니라 품종 자체에 집중하는 식당들이 생겨나고 있다. 야끼토리묵이라는 뛰어난 야키토리야를 성공시키고, 시즌 2 느낌으로 토종닭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연 토종닭 구이집이다. 아직 가오픈 상태이지만 캐치테이블로 예약 후 편하게 방문할 수 있어 방문했다. 깔끔한 둥그런 식탁에 정갈한 메뉴판이 맞이한다. 특이하게 세트 메뉴가 2~3인구성-45000, 4~5인 구성-75000으로 나뉘어 있는데, 일반닭과 토종닭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고. ##토종닭 닭 안심, 발골한 닭 날개, 닭다리살 이렇게 세 가지로 구성된 모듬이다. 딱 봐도 퀄리티가 좋아 보이는 숯에 굽는데, 닭은 이제껏 본 닭다리살 중에서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했다. 초벌이 되어 나오니 굽는 시간도 적게 걸린다. 바삭해질 때까지 구워도 쫄깃한 식감을 유지해 주는 닭껍질이 특히 매력적이다. 각 부위별로 살펴보자면, 촉촉하면서도 씹는 맛이 개성이었던 닭안심은 조금 퍽퍽했지만 좋았고, 껍질과 식감 좋은 쫄깃함이 공존하는 닭다리살도 매력적이었다. 제일 좋았던 것은 닭날개였는데, 진한 육향에 껍질의 비중이 높아 개성있었다. 뼈를 바르지 않아도 되게 발골해 준 점도 굿. 다만 단점 또한 꽤나 아쉬웠는데, 첫번째로 가오픈인가 그래서인지 몰라도 사실상 거의 혼자 구워먹어야 했다. 닭을 구운 경험도 없고, 특히 토종닭은 더더욱 없는지라 굽기를 맞추기가 꽤나 힘들었다. 숯의 화력도 강하기에 더욱. ##찬 마늘장아찌, 참나물무침, 무식해, 백김치. 킥까진 아니지만 전부 좋은 퀄리티에,전체적으로 간이 심심하고 재료의 맛이 강조된 정갈한 형태이다. 닭고기의 맛을 온전히 느끼기에 좋지만, 클렌저로서는 약간 부족한 느낌은 들었다. ##일반닭 닭다리 두 피스의 육계가 나오는데, 이 친구도 토종닭만큼은 아니지만 큼직하다. 여쭤보니 10~15호 사이라고. 토종닭과는 다른, 우리가 아는 촉촉한 식감이 매력적. 조금 웃긴 것이, 토종닭으로 시행착오를 거치고 두 번째로 구워서인지 식감 자체에서는 이 친구가 더 좋았다. ##닭전 오늘의 베스트. 다리살/호박전/안심 이렇게 세 종류인데, 미리 조리되어서 나와서인지 촉촉하면서도 식감이 잘 살아있다. 계란물을 얇게 입혀 정갈하게 부쳐내니 장이찌를 머금어 맛이 아주 좋다. ##찌개와 밥 배불러서 잘 먹지는 못했으나, 닭고기를 한껏 넣고 끓여낸 된장국과, 잘 지은 고슬고슬한 쌀밥에 올린 취나물이라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다만 된장 간이 강하지 않고 삼삼한데, 고기국물 맛을 살리려고 한 것 같으나 고깃집 된장찌개는 조금 쌈마이한것도 좋을 법 하다. 전반적으로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느껴지는 느낌. 이미 몇 번의 매장을 거치며 확립된 원육의 질과 가공같은 하드웨어는 정말 뛰어난 수준이나, 그것을 받쳐주는 소프트웨어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일본이나 프랑스의 아성을 넘으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보충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다만, 아직 가오픈 상태인 점이 하방보다는 상방을 보게 한다. 다른 분들의 리뷰를 읽어보아도 매일매일 디테일의 차이가 달라지는 느낌인데, 이것을 바탕으로 조금만 보완해 준다면 정말 뛰어난 식당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2인분 4.5라는 가격이 매우 싸게 느껴지는데, 가격적인 메리트를 조금 포기하고서라도 홀 직원을 늘려보는것은 어떠할까. 이전 어느 유명 유투버의 영상에서 왜 구워 주는 고기가 맛있냐는 말에 주인장의 한마디가 생각난다. "섰다 아입니까" P.S 필자 방문 당시 세트에는 난코츠 등 특수부위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 이정도 크기의 닭이라면 정말 매력적인 부위일 것이라 확신하니 단품 위주를 주문해 보는 것도 고려해보길. 재방문의사: 3.5/5 이지만 언제든지 상승 가능.
수인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3-8 1층
석슐랭 @kims8292
섰다 아입니까! 공감되는군요. 원육이 일반 닭갈비, 닭고기집이랑 달랐는데, 그 장점에 집중하면 더 맛이 뛰어날텐데, 전체적인 그림? 스토리에 더 초점 맞춘 듯 했어요.
미오 @rumee
저 내일 여기 갑니다 갑니다…!!! (긴 글 다 잘 읽고 여기 남겨보고 싶었어요😌)
Tabe_chosun @star2068
@kims8292 ㅎㅎ 감사합니다. 저도 비슷하게 느꼈어요. 약간 이미지에 힘을 준 느낌이랄까. 그래도 하드웨어가 원체 튼실한지라… 곧 날아오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Tabe_chosun @star2068
@rumee ㅎㅎ 맛있어유!! 닭특수부위 대신 드셔주세요 ㅠㅠ 생각보다 훨씬 짧게 익혀야 하더라구요 ㅠㅠ 홧팅입니다!
석슐랭 @kims8292
@rumee 앗 가시는군요ㅎㅎㅎ 조만간 나루생막걸리 입고된다고하던데 꼭 드셔보시길! 맛에 집중한다면 세트보다는 닭전이나 고기 위주 단품이 만족도가 좋아보여요!
석슐랭 @kims8292
@star2068 아직 초창기라 여러 시도와 고민을 사장님들께서 하고 계신 것 같더라고요:)!
Tabe_chosun @star2068
@kims8292 @rumee 와 나루생막걸리 맛나쥬…
Tabe_chosun @star2068
@kims8292 그러니가유!! 안정되면 또 필방문 해봐야겠습니다 ㅎㅎ
Luscious.K @marious
프로필이 짠해요 ㅠㅠ 뽈레에서 같이 화이팅!
Tabe_chosun @star2068
@marious 앗 ㅎㅎ 감사합니다!! 홀릭뱃지 그까이꺼 없어도 뭐 어떱니까 ㅠㅠ 열심히 즐겁게 활동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