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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e_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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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진구정 전통과 트렌드 사이, 과녁은 어디에 있을까 평양냉면만큼 전통의 틀 안에서 굴러가는 분야도 찾기 어려울 것 같다. 밍밍하다는 고깃국물과 메밀향 가득한 면. 한때 방송에서 스노비즘의 상징으로 드러났을 정도로 재미있는 장르기도 하다. 구의의 한 한적한 거리에 젊은 와인바 사장님이 오픈하신다는 색다른 소식에 방문한 곳. 마치 캐주얼한 타코 식당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주문은 태블릿으로 가능한데, 평양냉면보다도 엄청난 와인 리스트가 눈에 띈다. 샴과 부르고뉴부터 시작해 트렌디한 내추럴 와인들까지 매우 좋은 가격에 포진해 있었다. 수육이나 어복쟁반같은 안주 하기 좋은 메뉴들도 많으니 그런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도. ##평양냉면 고춧가루가 살짝 뿌려진 비주얼에 제육 두 점과 함께 등장한다. #육수 깔끔하면서도 은은한 육향이 올라오는 국물. 꼬릿한 향기는 없기에 삼삼하게 끓인 곰탕 국물을 연상시킨다. 개인적으로는 콤콤함이 부족하다 생각했으나, 덕분에 초심자에게는 직관적일 수도 있을 법 하다. #면 일반적인 듬성듬성 검은 가루가 보이는 메밀면이 아닌, 기타라 면을 연상시키는 네모난 단면에 딱 봐도 밀 비중이 높아보이는 면이다. 처음 먹을때는 메밀향이 없어 불호였지만, 기름기 가득한 육수를 점차 머금기 시작하면 뭔가 파스타를 연상시키는 재미난 매력이 있는 면. ##비빔냉면 개인적으로 첫 한 젓갈만 맛있기에 늘 고민되는 것이 비냉. 이 친구는 고소한 참기름에 배 같은 시원함이 연상되는 삼삼한 양념이라 완면하기 편하다. 다만 삼삼한 비냉 양면이라 티날 만큼 면이 머금지 못하기에 밸런스는 아쉬웠다. ##수육 항정, 목살, 삼겹, 돼지갈비 네 부위의 수육이 각기 다른 익힘으로 삶아져 나온다. 부드러운 지방의 항정과 살코기의 식감이 잘 느껴지는 갈비살이 특히 맛있었다. 와인과도 잘 어울릴법한 위트있는 시도라 매우 재미있던 메뉴. 다만 곁들여 나오는 명태식해는 콤콤함이나 매콤함은 거의 없는 시판의 그맛이라 조금 아쉬웠다. 평양냉면이라는, 마치 에도마에 스시마냥 고착화된 장르에 색다른 시도를 하는 재미있는 식당. 특히 면이라는 기본적인 틀을 뒤트는 재미있는 시도를 한 점이 좋았다.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으나, 위트있는 변형에 따라올 수 밖에 없는 밸런스의 어긋남을 잘만 교정하면 구의의 명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 근처에 자주 갈 일이 있다면 서북면옥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하다. P.S: 김치, 절인 채소가 100원에 준비되어 있는데, 삼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니 꼭 주문해보길. 재방문의사: 4/5

진구정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 53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