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 #신라호텔 #아리아께 "완벽했던 스시야 절정의 경험" #지존 지금은 청담동이 우리나라 스시의 메카 또는 밀집지역이라고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스시의 기반은 조선호텔의 <스시조>와 신라호텔의 <아리아께>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 때문에 강북지역이 오리진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강남에 부자가 많이 살지만 진짜 부자는 강북에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 하듯히 우리나라 스시의 지존은 어쩌면 강북의 두 강자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 스시를 여기 저기서 많이 먹고는 다니지만 생각해보니 지존급 스시라고 말할 수 있는 아리아께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 극악의 예약 난위도 때문이라는 위로를 스스로 해보지만 그래도 구멍난 퍼즐 한 조각 처럼 개운하지 못한 느낌이였는데... 그 찜찜함을 해소하기 위해 극악의 예약을 경험하면서 지존의 맛을 경험해 봤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최고의 스시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스시야의수준 스시야의 수준을 결정하는 요소는 맛과, 기물, 응대, 분위기, 가격 등도 있지만 아무래도 화룡점정은 쉐프의 태도이다. 손님에 맞는 적절한 수준의 대화와 때로는 과묵함이 필요하다. 이번 방문의 이타마에는 아리아께 다찌쉐프 세 분 중에 헤드 격이신 김우태 쉐프님이 맡아주셨는데, 솜씨도 솜씨지만 말씀하시는 톤과 음성이 차분하고 부드러워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이다. 게다가 설명 또한 어찌나 이해가 쉽게 되게 잘해주시는지, 이번 방문에서도 참 여러가지를 배웠다. 지금까지 만난 스시쉐프님들 중에서는 가장 편안하면서 세련된 응대 솜씨를 가지고 계신 분이시다. 물론 과묵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말씀 거의 안하신다고 ㅎㅎ #샤리 아리아께의 샤리는 너무 훌륭하다. 일단 쌀알의 식감이 기분 좋은데, 밥알이 물러지지 않으면서 튕겨내는 식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밥알끼리 따로 놀지 않고 잘 어울린다. 요즘 스시 트랜드 처럼 단맛은 배제된 짠맛이 우세한 샤리인데 마츠모토 보다는 초의 신맛이 더 느껴진다. 샤리 만으로 참 맛있는 밥이다. 온도감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유지해 주는 집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샤리 온도에 신중하다. 스시 한 두 종목 만들 정도의 소량의 샤리만을 가져다 만들어 최상의 온도를 유지하게 한다. 자주 밥을 가져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최상의 온도감을 위해서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첫 스시부터 마지막 카파마끼까지 온도감은 완벽했다. #네타 샤리에 걸맞는 훌륭한 네타와 부재료들을 사용하시는데, 모든 재료를 일본이 아닌 지역에서 공수하신다. 시즌상 스페인산이 더 맛이 있어서이겠지만, 최상급 하이앤드 스시집에서 <오오마>산 혼마구로를 쓰지 않고 스페인산 혼마구로를 쓰실 뿐만 아니라 와사비 조차 <철원>산 한국 와사비를 사용하신다. 네타는 맛이 세거나 약하거나 하는 치우침이 없다. 각 재료에 딱 맞는 맛내기를 한다. 조금 짭쪼름한 샤리와 합해지면 완벽하리만큼 근사한 맛으로 섞여진다. #코스 - 아와비: 3시간 술찜한 전복은 가히 인생전복이라할 만큼 부드러움과 쫄깃함과 전복맛이 살아있다. 첨가물 없이 사케와 물로만 쪄낸 맛의 진수다. 게우소스도 트렌드를 따라 크림 덕지덕지 넣는 맛이 아니다. 기품있게 전복내장의 맛만을 살렸다. - 시로미 사시미: 흰살생선 사시미 플레이트를 만들어 주셨다. 다시마로 물기를 빼고 맛을 넣었다. 자연산 광어는 일반 사시미와 돌돌 말은 사시미로 식감 차이를 줬고, 질기지 않은 엔가와는 불질 안해도 먹을 수 있는 최상의 맛이다. 파와 섞은 도미채는 말할 것도 없다. - 두 번째 사시미: 코끼리조개라고 불리우는 미루가이는 연한 비린내가 나기 마련인데 세상 청량한 맛과 식감만 살려냈다. 여기에 아지와 마시소, 시치미를 뿌린 아이디어도 재밌고... 달달한 무늬오징어는 <국내산 말린성게가루>로 감칠맛을 준 것도 처음 먹어보는 조환데, 꼬득한 식감과 감칠맛이 무늬오징어에 더해지니 기쁘기까지 하다 - 마구로 사시미: 지금까지 먹어본 마구로는 장난이였나 싶을 정도로 환상적인 혼마구로다. 오도로 중에서도 최고로 맛있는 (소고기 안심으로 치면 샤또브리앙) 부분인 <시모후리, 霜降り>를 힘줄마져 칼질로 제거해 주셨다. 전혀 느끼하지 않고 눈처럼 입에서 녹아내리는 오도로의 최고봉이다. <스나즈리>라고 불리우는 배꼽살은 스테이크로 구워 두 가지 맛으로 내어주셨는데, 고소한 지방 맛과 쫄깃한 힘줄의 식감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수작. 마지막 아카미 쯔케는 산마와 함께 주시니 짠맛과 산마의 맛이 어우러지는 진함이 좋다. - 훈제갈치: 짚불로 훈제를 한 갈치를 맛봤는데, 장시간 꼬들하게 훈제해내 불향이 기가막히고 마치 잘 만든 최고급 햄 같은 느낌까지 주는 처음 맛보는 요리다. - 솔치튀김: 갈치새끼를 솔치라고 부르지만, 쑤기미라는 생선도 솔치라고 부른다. 솔치를 튀겨내면 닭고기 같은 쫄깃한 육질과 맛을 볼 수 있다. 신기하면서 맛있다. 바다재료로 만든 맛있는 가라아게를 먹는 느낌의 수작이다. - 와사비 가와리: 이 때까지 약 1시간의 식사 시간이 흘렀는데, 새로 와사비를 갈아서 내어주셨다. 와사비의 향이 휘발성이라 시간이 지나면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스시 먹기 직전에 새로 와사비를 갈아주시는 배려는 이집이 처음이다. 게다가 두 와사비를 비교해 먹어보니 새로 갈은 와사비의 맛은 가희 월등했다. 스시 시작 전 기분이 상승한다. - 어니언스프: 해물베이스 육수에 양파를 갈아서 넣고 끓인 동양식 어니언스프다. 속재료로 생선살 완자를 넣었는데, 진짜 맛있다. 속풀이로도 좋고 아주 연한 단맛과 감칠맛이 훌륭하다. <스시 시작> - 히라메: 자연산 광어를 정석대로 쥐어주셨다. 질긴감 전혀 없으면서 쫄깃한 네타가 짭쪼름한 샤리와 만나 단맛을 낸다. 시작 피스는 정석이 좋네 - 우니: 러시안우니를 맛봤다. 상태는 사진으로만 봐도 알것이다. 명반 사용 거의 없이 생생히 보존된 우니의 맛이 진한 크림을 떠오르게 한다. - 마구로 두 점: 오도로와 아카미를 스시로 쥐어주셨다. 사시미가 맛있었는데, 스시가 맛 없으려고.... 본인은 아카미의 산미를 그리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이날 아카미는 산미는 거의 없이 청량함과 감칠맛이 눅진하다. 너무나 만족스러웠던 마구로 스리즈였다. - 카니카이센동: 대게살을 정말 수북하게 쌓은 카이센동이 맛없을 수가 없다. 덩어리살이 살아있는 달달한 대게살 반, 밥 반 수준이다. 코박고 먹는 수준이다. - 접시조개 버터구이: 평생 처음 보는 조개다. 동해안에서 나는 로컬 맛재료라신다. 동해에서는 국물로 먹기도 하는데, 이렇게 큰 것은 정말 귀하다고.... 그걸 기가 막히게 간장과 함께 버터구이로 내셨다. 살캉한 식감과 부드러운 맛은 조개의 왕이라 불리워도 되겠다. - 미소시루: 아카미소시루라서 진해보였는데, 오히려 차분하고 담백하다. 카이세키 집에서는 조금 쎈 국물을 사용하나, 스시집에서는 맛이 강하지 않은 아카미소를 사용하신다고 한다. 중간 국물로 기가 막히다. - 아지: 아지를 잘개 채썰고 실파와 양념으로 맛을 내서 밥에 올리셨다. 가뜩이나 맛있는 아지의 모든 맛이 잘게 채썬 사이로 계속 뿜어 나온다. 웃음지어진다. - 사바보우즈시: 아리아께 스타일의 사바보우즈시... 딱 정석이다. 짜거나 시거나 비리지도 않다. 먹으면서 입에서 녹아내리는 이 조리는 무엇인가? 할 정도로 시매도 완벽하고 선도도 좋다. 불질 따위는 필요 없는 최고의 고등어 초밥을 경험했다. - 데카마키, 네기토로: 마지막 마구로 요리. 둘 다 정석대로 만들었다. 아카미를 굵게 썰어 간단히 말아낸 데카마키는 요리사의 마끼 솜씨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아카미와 밥의 비율도 좋고 뭐 하나 질기게 씹히는 느낌은 없다. 네기토로 역시 진짜 오도로를 칼로 대파머리와 다져서 만들어 주셨다. 고소하고 달다. 이 정도 수준의 네기토로 만드는 집도 몇 집 없을 듯. - 아나고 3종: 아나고 한 마리를 세 덩어리로 나누어 부위별로 다른 아나고 스시를 만들어 주셨다. 적당히 쫄깃한 중간 부분은 소금을 뿌린 니기리로, 가장 포실한 첫 번째 부분은 진한 타래 니기리로, 마지막 쫄깃한 꼬리 부분은 시소와 오이를 넣고 아나큐 말이로 해주셨다. 셋 다 다른 식감과 맛으로 입안이 행복하다. - 야사이마키: 야채말이 두 가지를 주셨는데, 박고지를 말은 칸뾰마키와 무로 말아낸 다이콘마키다. 마무리 1점으로 참 좋다. - 카파마키: 보통 스시집에서 앵콜을 부탁할 때 비싼 재료를 부탁드리지 않는다. 솔직히 다 맛있어서 어떤 것을 앵콜로 부탁드리기도 선택장애가 있었다. 그래서 원래 하던 대로 카파마키를 부탁드렸는데, 완전히 정석이다. 짭쪼름하게 깨소금과 신선아삭하게 오이를 넣고 말은 마키는 정석의 맛을 맛보게 해준다. - 디저트: 흑임자 아이스크림과 과일을 맛봤는데, 과일이야 알아서 맛있고 흑임자가 물건이다. ㅎㅎ 모든 요리를 잊고싶지 않아 하나 하나 적어봤다. 코스의 구성이 정말 정석이다. <사시미로 시작해서 흰살 - 마구로 - 히카리모노 - 마키 - 아나고> 로 끝내는 지루한 구성일 수도 있는데, 그 속에서 맛의 변주를 주니 구성이 정석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뻔한 구성인데, 맛은 뻔하지 않고 모든 피스들이 인생 피스로 기억될 만큼 맛내기의 발란스가 본인에게는 완벽하게 좋다. #사케 세 병의 사케를 마셨는데, 모두 참 특이하다. 처음 마셔보는 경주법주 특주도 수준 높았고 신진 천재 양조사가 만들었다는 <니후다> 사케는 정말 독특하다. 아직도 완성이 안되서 진화중이라고 정식 이름도 없이 꼬리표와 버전표시와 숙성통 번호만 나온다. 가격도 괜찮은 사케에 심취돼었던 만찬이다. #김우태쉐프님 헤드쉐프격인 김우태 쉐프님은 서두에도 언급했지만 더 이상의 완벽한 응대가 없을 정도로 물흐르는 듯한 응대와 말솜씨를 가지고 계시다. 그렇다고 뻔지르하게 말솜씨만 좋은 목소리가 아니라 차분하면서 귀여운 듯한 신뢰감 가는 목소리다. 게다가 눈웃음은 어찌나 귀여우신지.... 지금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아리아께의 헤드로 올라설 정도면 뒷주방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공부를 했을 지 상상이 안간다. 게다가 유려한 응대는 나조차 쉐프님의 팬이 되고 싶을 정도다. #종합 크게 관심이 없었던 아리아께인데 한 번 맛보니, 한 번만 맛볼 수는 없겠다. 모든게 완벽했던 3시간의 식사가 일주일의 마무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이집은 단 한 번의 방문으로 본인 스시 인생의 최고의 스시 경험을 하게 해주셨다. <김우태 쉐프님 감사합니다> PS: 오오마산 혼마구로는 추워지는 9-12월이 제철이라 봄철에는 스페인산 혼마구로가 더 맛있다는 상식은 스시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도움이 된다. PS2: 시모후리 (霜降り) - 서리가 내렸다는 뜻으로 참치 오도로 부분에서 앞쪽에 위치하는데 한국 참치집에서는 가마도로라고도 부르는 것 같음. 지방이 서리가 내린 모양 처럼 잘게 고루 퍼져 있어 부드럽고 녹는 듯한 맛이 나는 부분으로 도로 중에서는 최상급으로 침. PS3: 2023년 9월 현재 김우태 쉐프님은 박경재 쉐프님의 뒤를 이어 코지마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10월이 되면 김우태 쉐프님의 음식을 코지마에서 먹을 수 있다는 기대에 벌써 두근두근! PS4: 나의 망플 마지막 리뷰 전초전 #러셔스의베스트스시 #김우태쉐프
아리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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