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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11개월

#강화도 #서령 #평양냉면 * 한줄평 : 강화도에 자리잡은 전국구 평양냉면집 1. 요즘 즐겨듣는 노래가 KPOP STAR라는 프로그램에서 정승환님이 부른 ‘사랑에 빠지고 싶다’란 곡이다. 원곡은 R&B 대부이자 솔리드 출신의 김조한님이지만, 당시 가수 지망생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정승환님 버전은 원곡 가수의 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2. 미식 역시 대부분 우리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맛의 반복적 경험이라는 점에서 특정 음식을 품평할 때 <기준점>이 되는 식당 혹은 경험이 존재한다. 그런데 미식가가 가장 행복해 하는 경우가 바로 그 기준점이 <갱신>되거나 이전에 경험하지 못 했던 것을 경험할 때이다. 3. 수많은 평양냉면을 접했고, 적지 않은 냉면 전문점을 방문했더랬다. 이전 내 평양냉면의 기준점은 강남 논현동의 <진미>인데 오늘 서령을 경험하는 동안 기존 내가 축적한 평양냉면의 데이터는 일시적으로 잠시 삭제되었더랬다. 4. 평양냉면의 담음새는 계란 지단 두쪽, 오이채 두쪽, 계란 반개, 그리고 특이하게도 고기 고명은 토핑되지 않고 육수에 담겨져 나온다. 냉면이라는 음식의 캐릭터와 탄생 자체가 서민들의 주식이 아니라 맛과 풍류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평양냉면은 당연히 담음새에도 격식이 있어야 하는데 이 집은 그 기본을 제대로 해낸다. 5. 장충동 평양면옥에 비해 육수의 색은 탁하나 대신 육수에 새겨진 육향의 레이어는 매우 깊다. 평양냉면을 제대로 하는 식당 중 육향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우래옥과도 또 다른 갈래이다. 내가 받은 평양냉면의 고기 부위는 양지와 사태 부위인데, 이정도 육수의 레이어를 촘촘히 구성하려면 최상급 소의 너댓가지 부위를 삶아내며 불순물을 끊임없이 걷어내야 하는데 이 육수 하나만 봐도 주인장의 새벽 노동의 강도를 짐작케 한다. 육수를 음미하며 “소 한마리가 다 들어간건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 정도로 기존 시장에 나온 평양냉면 육수와는 전혀 다른 장르이다. 6. 육수가 이렇게 대단하다보니 고명은 오히려 최소화한 것도 주인장의 의도된 설계이다. 7. 온 김에 이것 저것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싶어 주문한 <수육 반접시>도 훌륭하다. 항정살을 사용했는데 이 부위는 살코기 사이 촘촘하게 박혀있는 마블링으로 인해 쫄깃한 특유의 식감이 일품이다. 돼지 한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목살과 삼겹살에 비해 얼마 되지 않다보니 가격 차이가 꽤 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루 30접시 한정인 것으로 미루어보건대 돼지 농가에서 직접 받아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만약 내 추정이 맞다면 이 식당의 모든 식재료 수준은 국내 식당 중 탑클래스로 봐도 무방하다. 약 100g 정도 양의 수육이 17천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맛과 조리 기술로만 보자면 그 이상의 가치를 충분히 한다. 입 안에서 터져오는 육즙, 그 기름짐을 잡아주는 무생채의 조합이 굉장히 조화롭다. # 추가잡설 본디 식당 주인장께서 홍천에서 유명한 막국수 식당을 운영하시다 몇 년전 강화도로 이주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초창기 상호는 먼저 운영하던 식당 상호를 사용하여 <강화도 장원막국수>였더랬다. 일반인들에게는 막국수와 평양냉면의 경계가 모호해졌다지만 만드는 장인의 입장에서는 같은 듯 다른 음식이다. 실제로 육수도 꾸준히 안정화 과정을 거쳐 발전한 것으로 알고 있고..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으셨는지 변경된 현재 상호인 <서령>을 한자로 풀어보면 <서쪽을 거느린다>라는 의미이다. 주인장의 각오가 실제 이러한진 모르겠으나 내가 보기엔 서울의 서쪽인 강화도와 인천 지역의 국수 월드에서 충분히 수위에서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솜씨이다.

서령

서울 중구 소월로 10 단암빌딩 1층

맛집개척자

언제 한번 휴가를 강화도로 가야겠네요..^^

권오찬

@hjhrock 사람들이 한국 전쟁 당시 부산이 피난수도였음을 간과하는 것처럼 강화도 역시 고려 항몽전쟁 당시 수도의 기능을 했고, 조선시대에도 정묘호란 때 왕이 피난왔던 곳이라 의외로 볼거리가 있습니다. 한유로운 곳이기도 하구요.

냠쩝챱호록

언급하신 홍천 유명 막국수집을 개인적으로 상당히 애정 하는 입장으로서 서령 정말 가보고 싶네요. 맛있는 리뷰 잘 읽었습니다.

단율

어휴.. 리뷰읽다보니 서령 엄청 땡기네요 ㅋㅋ

권오찬

@korea2621 강화도가 리뷰 올리시는 주력 본거지와 거리가 있긴 한데.. 미식가들에게 거리가 어디 장애가 되나요?! ㅎㅎㅎ

권오찬

@kk1kmk 서관면옥이나 우래옥이라도 급하게 우선;;;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