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moya95

22일

#무교동 #알돈 #만남의카츠 * 한줄평 : 무려 5종의 돈카츠가 한 접시에! • 세상의 모든 돈카츠, 한 접시로 집합!! • 히레 + 로스 + 치즈 + 스카치에그 + 가츠신도 • 퇴근길 시원한 기린 생맥주와 돈카츠로 충전을.. 1. 일본식 돈카츠 식당에서 <모둠> 메뉴라고 해봐야 히레와 로스 조합인데, 무교동 어느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이 식당에서는 히레와 로스 외에도 무려 치즈, 스카치에그에 카츠산도까지 무려 5종의 카츠를 한 접시에서 만날 수 있다. 2. 천성이 육식성애자인지라 ‘기름에 튀긴 고기’라면 더더욱 사족을 못 쓰는 편이고 나름 돈카츠에 대한 기준점이 꽤 높은 편이다. 3. 이색 메뉴가 있다기에 호기심에 방문했을 뿐인데 실제 음식을 받아보니 각기 다른 식감과 맛을 주는 다양한 카츠가 주는 맛의 향연도 즐거운데다 고기의 선택, 튀김 빵가루의 입자, 튀긴 후 기름을 빼는 과정 등등의 디테일이 꽤나 훌륭하다. 4. 돈카츠 자체도 훌륭한데 말돈소금과 데미소스, 와사비와 유즈코쇼 등 다양한 컨디먼츠와 넉넉하게 제공된 양배추 샐러드는 튀김 음식의 단점인 느끼함을 보완해준다. 5. 고메카츠 식당일수록 고기의 육즙과 기름의 맛을 잘 살리는데, 그럴수록 본연의 고소함을 제대로 느끼려면 고기 맛을 덮는 소스보다는 ‘소금의 단순한 짭짤함’으로 풍미를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6. 돈카츠가 워낙 좋다보니 아쉬움이 남는 건 오히려 <밥>이다. 서양의 커틀릿은 커틀릿 자체가 메인이기에 곁들일 수 있는 스프와 빵이 제공되지만, 일본식 돈카츠는 ‘밥의 반찬’으로 존재하기에 밥과 장국, 곁들임 샐러드가 제공된다. 다시 말하자면 일본식 돈카츠 식당의 경쟁력은 오히려 <밥>에서 나온다. 돈카츠는 이미 연육기술과 튀김기 등의 발달로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식당에 대한 평가는 결국 밥과 장국 등 조연이라 생각했던 아이템에서 만족도가 결정된다고 본다. 7. 이 식당의 밥은 준수하다. 사실 오피스타운에 소재한 식당의 밥으로 결격 사유가 전혀 없다. 그런데 메인 메뉴 자체가 잘 튀겼고, 재미있고, 풍성하니 준수한 밥이 오히려 아쉽게 느껴진다. 아쉽게 2등하는 학생을 바라보는 선생의 마음이랄까?! 그런데 이 식당은 분명 음식에 담긴 정성이 가득하고, 메뉴의 독창성 측면에서도 재미있어 을지로와 종로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일부러라도 들릴만한 수준의 집인데, 현재 기준 내 평가는 딱 그 수준이다. 쌀알의 굵기와 짓고 난 다음 밥알에 흐르는 윤기 등이 더해진다면 ‘한강을 넘어서라도’ 방문할만한 가치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8. 퇴근길 그 날 하루 소비된 열정을 돈카츠와 시원한 기린 생맥주로 충전하려는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추가잡설 일본에 육식 문화가 도입된 것은 19세기 메이지 유신 시기이다. 불교 국가였던 일본은 윤회와 환생을 믿었기에 큰 돼지나 소를 도살하는 것을 꺼려했고, 섬나라 특성상 생선이라는 대체지가 존재했기에 메이지 유신 이전 일본의 육식 문화는 미미하였다. 메이지 유신 당시 서양으로부터 들어온 커틀릿은 정부가 육식을 장려하며 서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되는데 <고기처럼 보이지 않는 튀김옷>을 두른 탓에 여전히 남아있던 육식에 대한 거부감도 완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라 알고 있다.

알돈

서울 중구 다동길 43 한외빌딩 지하1층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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