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moya95

3개월

#연희동 #목란 #경장육사 * 한줄평 : 충정로 목란을 그리워하다.. • 대만 대사관 최연소 주방장 출신의 이연복 사부 이야기 • 디즈니 애니메이션 물란에서 차용한 상호, 목란 • 이 집을 즐기려면 고급 요리로!! 1. 이연복 사부가 아예 방송을 타기 전 충정로 강북삼성병원 뒷편에 목란이 자리했던 당시 참 무던히도 다녔더랬다. 당시 이연복 사부가 최연소 대만 대사관 조리장 출신이라는 사실은 몇몇 미식가들 사이 구전으로 전해지던 고급 정보였으며 동파육과 소고기 탕수육, 군만두가 특히 일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 이후 목란이 유명세를 더하고 연희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아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이연복 쉐프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중식 사부가 된다. 3. 냉부해에서 15분만에 뚝딱 근사한 요리를 내놓는 칼판 출신의 이연복 사부의 중식도는 허공을 화려하게 갈랐으며 손끝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중식 요리가 뿜어져 나왔으니 한때는 목란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든 식당이었던 시절도 있었더랬다. 4. 식빵을 얇게 펴 다진 새우를 넣고 튀겨낸 멘보샤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도, 감자와 옥수수 전분 반죽에 얼음과 식용유를 넣는 비법을 공개해 대한민국 탕수육의 상향 평준화를 이뤄낸 것도 이연복 사부가 일궈낸 결실이다. 5. 아주 아주 오랫만에 찾은 목란의 음식은 여전히 훌륭했고, 스타 쉐프의 업장임을 고려하면 가격 역시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이었다. 특히 대만대사관 주방장 시험을 통과시켜준 동파육과 그의 특기인 춘빙(밀전병)에 싸먹는 경장육사가 기억에 남는다. 6. 다만 유명세가 더해진 후 유투버들의 무분별한 촬영과 일부 손님들의 좋지 않은 평가가 더해지며 이연복 사부는 이 난관을 <시스템>으로 대응하려 한 듯 한데, 충정로 시절의 목란을 기억하는 내 입장에선 사뭇 아쉬운 대목이다. 이를테면 이연복 사부의 군만두를 먹으려면 55천원 이상 코스 요리를 꼭 주문해야 한다거나, 주방에서 테이블별로 음식을 만드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모든 요리 주문이 한번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 등이 마치 컨베이어 벨트로 대표되는 <포드 시스템>을 연상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추가잡설1 목란이라는 상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뮬란>에서 차용한 것이다. 수세기에 걸친 중국 대륙의 대분열기였던 5호 16국 시대 아버지를 대신하여 군에 징집되어 큰 공을 세운 뮬란(목란)은 가세가 기울어 화교 학교를 자퇴하고 13살의 어린 나이에 생활 전선에 뛰어든 이연복 사부 본인과 오버랩되며 그렇게 상호를 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 #추가잡설2 냉부해로 목란의 손님은 미어터져 나갔지만, 오히려 매출은 급감했다고 이연복 사부가 푸념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다들 코스 요리는 안 먹고 짜장면과 탕수육 등만 먹어서라고.. 하지만 목란의 진가는 동파육, 멘보샤, 경장육슬 등 고급요리에서 드러난다. 탕수육과 짜장, 짬뽕은 같은 식당 음식이 맞나 싶을 정도로 평범했다. 특히 탕수육의 고기 튀김은 식감을 살리기 위해 두툼하게 썰어낸 것 같은데 오버쿡되어 메마른 느낌이 강한데다 짜장과 짬뽕은 이연복 쉐프의 낙관같은 이 집만의 유니크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목란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5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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