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moya95

5.0

3개월

#일산 #현주국수 #열무국수 * 두줄평 - 사이좋은 모녀가 운영하는 행복 가득한 식당 - 뽈레에서 드디어 밟은 1.5K 고지 이미 3K 리뷰어도 숱한 상황에 1.5K 리뷰가 대수겠냐마는 나름 여기까지는 고지를 밟고 하산하겠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전국을 다닌 미식 경험을 바탕으로 책도 출간한 작가라 허투루 쓰려 하지 않았고,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알토란 같은 글로 한 박스를 옹골차게 꽉 채워낸 듯 싶어 내심 뿌듯합니다. 제게는 기념비적인 고지인데 주목도가 높을 흑백요리사 원투쓰리 쉐프가 운영하는 한식 파인 다이닝을 화두로 쓸까 하다가 결국은 제가 응원하고 싶은 소박한 국수집으로 글을 열어볼까 합니다. ——————————————————————- 1. 일산 백석동에는 소박하지만 행복이 넘처흐르는 <현주국수>란 식당이 있습니다. 상호로 미루어 알 수 있듯이 현주라는 이름을 가진 어머님께서 국수를 말아내고, 밝고 따스한 에너지를 가진 따님은 홀에서 김밥을 만듭니다. 어머니와 딸, 두 사람의 조화로운 호흡은 예닐곱평의 작은 공간을 한층 더 따스하게 채웁니다. 2. 벽면 가득 조잘조잘 손님에게 건네는 음식에 대한 설명을 담은 그림은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고양시켜줍니다. 3. 기대가 과하면 실망도 크기 마련인데, 이 집의 열무국수를 한 입 우겨넣으며 눈이 똥그랗게 떠졌습니다. 면의 식감과 열무김치국물의 시원한 맛이 이렇게 완벽할 수가 없습니다. 4. 나중에 인스타를 통해 알아보니 이 집의 국수는 충남 예산의 자연건조 소면을 사용한답니다. 국수매니아인 제가 전국에서 제일로 치는 면이 바로 예산 국수입니다. 밀가루 반죽에 국산 천일염으로 만드는 예산국수는 자연 건조시킨 수제 국수로 유명한데 면발이 쫄깃하고 부드러운데다 삶은 후에도 염도가 유지돼 씹을수록 찰진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5. 좋은 음식을 내겠다라는 다짐 없이는 분식당에서 원가구조상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수제국수입니다. 6. 김밥도 다른 분식집과 한 끗 다릅니다. 이 집의 김밥은 꼬다리를 먹어야 실감할 수 있는데, 삐져나온 큼지막한 지단과 잘게 채썰어낸 당근의 식감이 입안에서 어우러지며 완벽함을 만들어냅니다. 7. 저렴한 음식은 있어도 그 음식에 담긴 정성까지 저렴하진 않다라는 이야기를 이 집에서 새삼 실감했습니다. 이 집이 모쪼록 앞으로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기를, 아름다운 모녀 사이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간 감사했습니다.

현주국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 358-26 동문굿모닝힐II 203동 1층 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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