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호루몬규상 "로바타탄요가 만들면 다릅니다" 1. 예전에 삼성에서 자동차를 만든 적이 있다. 지금은 외국 회사지만 당시 광고 카피가 이랬다.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 당대 최고의 성우였던 양지운님의 카랑한 목소리가 흐릿한 자동차 실루엣어 입혀졌다. 출시된 SM5는 명품자동차였다. (당시 기준입니다 ㅎㅎ) 2. 우연히 망고플레이트에서 Julie님의 <호루몬규상>이라는 식당의 리뷰를 봤다. 일본 야키니쿠 스타일의 조리 방식과 다찌가 어우러진 식당의 느낌은 본인이 너무나 좋아하고 찾던 스타일의 집이다. 그날로 찜했다. 드디어 방문할 기회가 생겨 이집에 대한 공부를 조금 해보니, 우시야, 로바타탄요를 성공으로 이끈 한성일 쉐프님이 세 번째 작품이였다. 우시야를 아직 못가본 나에게는 로바타탄요가 기준이 되는데, 탄요의 성공을 이끈 팀이 만든 곳이라니... 그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3. 매장은 예상보다 아담하다. 다찌석으로 최대 9명 정도가 앉을 수 있고 4인용 테이블이 2개 있다. 많아야 17명이 최대 수용인원인 작은 가게다. 그런데 왜 그런지 몰라도 그리 작은 느낌이 나지 않는다. 테이블은 참숯으로 굽는 숯불구이 그릴이 준비되어 있다. 우시야와 탄요와 다른 점은 이곳에서는 손님이 <직접> 구워드셔야 한다. 전형적인 <일본 야키니쿠> 스타일이다. 다찌 안에서 쉐프님이 마치 스시쉐프 처럼 주문이 들어오면 식재료를 바로 자르고 양념해 내어주신다. 신선함의 극치를 눈으로 보여주는 스마트한 주방의 구조가 인상적이다. 4. 메뉴는 소고기의 안창살과 갈비살, 갈비 늑간살의 고기 메뉴와, 우설, 염통, 막창, 대창, 벌집, 특양 등등 거의 모든 소의 내장이 메뉴 라인업에 구비가 되어 있다. 그져 취향에 맞는 호루몬을 골라 구워 먹으면 된다. 소 이외에 돼지 부속들도 판매하고 1인분 단위 (100-150g)로 판매를 하셔서 다양한 부위를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다. 이런 소량 다품목 메뉴 라인은 매장은 귀찮고 어렵지만, 소비자로서는 너무나 고마운 메뉴판이다. (4차 산업의 소량 다품목 생산과 맥락을 같이 한다 ㅋ) 5. 고기는 모두 수입 고기인데, 그래서 가격이 고맙다. 7만원 사께를 마시고도 2인 배터지게 먹고 18만원 정도가 나왔으니 말이다. 기본적으로 주시는 컨디먼츠는 타레, 무오로시폰즈, 와사비이고 테이블에 소금과 시치미가 준비가 되어 있다. 먹다보니 느낀 건데, 고기 메뉴도 안창살과 갈비살들이고, 내장들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어 맛이 상당히 진하다. 그래서 소금 보다는 달달하거나 시큼한 타레와 폰즈가 어울린다. 액센트로 무오로시, 와사비를 올려 먹거나 레몬을 청해서 레몬즙 한 방울 씩 뿌려 먹으면 향기와 풍미가 확 살아난다. <레몬즙 필수> 계란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날계란을 주문해도 좋다. 날계란 타레를 주시는데, 고기 찍어 먹기 참 좋다. 6. 고기는 모두 확실하게 품질이 좋다. 워낙 고기의 전문가시라 고기의 질을 의심는 것이 바보스러울 정도인데, 내장 하나 하나 잡내는 하나도 없고 딱 그 내장이 줘야하는 식감과 맛을 준다. 거기에 사장님 특제 소스가 가볍게 조화되면서 한국인지 일본인지 헛갈릴 정도. 주문한 우설, 염통, 동맥, 안창살, 특양, 대창 모두 맛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였던 부위는 단연 <동맥>이다. 어딘가에서 곁다리로 먹어본 적이 있던가? 할 정도로 경험이 없는 부위인데, 커다란 소의 강렬한 심장의 펌프 압력을 버텨내야하는 강인한 근육의 쫄깃함이 미쳤다. 어떤 분들은 너무 질겨 못먹어줄 부위라고 생각을 하실 수도 있지만, 등심의 떡심을 생각하면 구이가 가능한 부위다. 한 번에 다 먹는 것은 무리고 그 쫄깃함을 조금 씩 잘라 안주로 천천히 즐기면 너무나 훌륭한 안주가 된다. 7. 대창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살다살다 이렇게 큰 대창은 처음이다. 당연히 지방도 많아 손님이 직접 굽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대창을 구울 때는 사장님이나 스텝이 직접 봐주신다. 본인의 대창은 사장님이 <얼음구이> 신공으로 잘 구워 주셨는데, 마무리로 너무 많은 지방은 떼어내고 적절한 양의 지방만을 남겨주셔서 삭사를 매조지 하는 한 점으로 잘 먹었다. 역시 타레, 레몬, 와사비 조합이 대창과 참 잘 어울린다. 8. 곁들임 요리들도 참 괜찮다. 오이샐러드는 강한 맛의 내장육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추가로 주문한 창란젓도 오독한 식감에 감칠맛이 강해 입가심 술안주로 참 괜찮다. 곁들임 요리 하나 하나의 구성도 꽤 신경을 쓰신 부분이 인상적이다. 9. 식사로는 냉면을 주문했다. 탄요에서 무지막지하게 나오는 닭뼈로 육수를 내신다고 한다. 맛이 한국식 냉면이 아닌, 일본식 <모리오카 냉면>인데 후쿠오카 여행 때 처음 먹어 본 살짝 달달하고 시큼한 맛의 냉면이다. 거기에 고명으로 과일이 올라간다. 규상의 냉면도 잘 우린 담백한 닭육수를 상큼 달달하게 표현했다. 면은 시판 면이라 평이하지만 고명에 김치, 오이, 사과, 토마토가 올라가 경쾌한 입가심 용으로 안성맞춤이다. 10. 디저츠가 끝장인데, <붕어사시미>는 반드시 주문해서 드셔야 한다. 붕어를 사시미 뜨셔서 ㅋㅋ, 와사비와 블루베리쨈과 함께 주신다. 언뜬 보면 블루베리가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릴 듯 하지만 의외로 생와사비가 더 잘 어울린다. 이 나이 되서도 이런 신박산 조합을 처음 경험하니 여간 기분도 좋고 맛도 좋은 디저트가 아닐 수 없다. 11. 사장님은 아이디어 뱅크인가 보다. 우시야의 가성비 좋은 한우 구이도 그렇고 모두들 망설이고 있을 때 탄요을 오픈해 닭 부분육 로바타야키의 붐을 일으켰다. 게다가 완전한 일본식 호루몬 야키니쿠를 구상해 멋드러진 메뉴로 탄생을 시켰으니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키는 추진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현재 제주도에 새로운 돼지고기집을 오픈할 예정으로 준비 중이신데, 10월 말이면 가오픈 예정이라 벌써부터 기대감이 크다. 12.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잘 준비가 된 집이다. 고기의 신선도, 서비스, 맛, 메뉴의 구성과 조합 모두 흡잡을 데가 없다. <로바타탄요가 만들면 다르다> PS: 사장님과 대화 중 우연히 어떻게 규상을 알고 왔는지 물어보셔서 <망고플레이트>를 보고 왔다고 했다. 그리고 로바타탄요의 빅팬이고 망플에 탄요의 첫 리뷰를 쓴 사람이라고 하니 바로 <YennaPPa>님이시냐고 물으신다. 예상치 못한 전개인데, 기분은 참 좋았다. 탄요의 성공에 작은 공을 세운 망고플레이트 리뷰의 원조가 늘 궁금하셨고 언젠가는 만나고 싶으셨는데, 정말 우연히 조우를 하게 됐다. 나도, 사장님도 참 반가운 만남이였다. PS2: 탄요도 여기도 참이슬 소주를 판다. 비싼 일본술만 있어 그걸로 장사하는 장사치가 아니다. 음식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사업가고 쉐프다. #러셔스의베스트일식 #러셔스의베스트고기 #러셔스의베스트이자카야
호루몬 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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